[발언대]김광범/'나누는 삶'이 진정한 웰빙

  • 입력 2004년 2월 5일 19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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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매스미디어에 자주 오르내리는 단어 가운데 하나가 ‘웰빙(Well-being)’이다. ‘웰빙’은 직역하면 ‘잘살자’는 뜻 정도가 될 터인데 여기엔 현대인의 간절한 소망이 담겨 있다.

유기농 야채는 이제 가장 기본적인 아이템이고, 컴퓨터를 비롯한 가전제품과 아파트, 의류, 휴대전화, 정수기, 온갖 식품류에 이르기까지 의식주와 관계된 거의 모든 것들이 웰빙이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새롭게 포장되고 있다. 한국에서 웰빙은 이제 일시적인 붐이 아닌 문화로 정착되는 듯한 느낌까지 든다.

일각에서는 웰빙 붐을 상업적으로 이용해 소비문화를 조장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건강에 좋은 음식을 먹고 마시고 즐기겠다는 생각 자체는 결코 잘못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웰빙은 눈이 어지러울 정도로 급박하게 돌아가는 현대사회에서 정말로 잘사는 방법의 하나일 수도 있다.

필자는 이 기회에 웰빙을 좀 더 확대시켜 보면 어떨까 생각한다. 필자가 일하고 있는 병원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60세의 한 할머니는 매달 일정금액을 내 경제적으로 자신보다 어려운 무의탁 노인들의 백내장 및 녹내장 수술비를 지원하고 있다.

나라 경제가 외환위기 시절보다 더 어렵다는 요즘, 용돈을 받아쓰는 그 할머니 역시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웃에게 나눠주는 그 할머니의 마음씀씀이는 그 어떤 것보다 값지다고 생각한다. 금액의 많고적음을 떠나서 말이다.

이웃의 어려움을 함께하는 그 할머니의 삶이야말로 이 시대의 진정한 웰빙 정신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제 웰빙이 단순히 육체의 즐거움뿐 아니라 마음의 즐거움도 추구하는 방향으로 발전했으면 한다. 다 같이 잘사는 업그레이드된 웰빙 문화를 기대한다.

김광범 의사·인천 남동구 구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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