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경영 지혜]해외여행 다녀온 김대리, 따돌림 당하는 까닭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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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특별한 경험을 추구한다. 특별한 경험이 큰 즐거움을 줄 것이라고 예상하기 때문이다. 회식 등 사회적인 상호작용을 하는 자리에서 뭇 사람의 주목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한몫한다. 그러나 특별한 경험은 의외로 사회적 상호작용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별한 경험을 하지 못한 사람들로부터 배척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별한 경험을 했다는 것은 그런 경험을 공유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일종의 이방인처럼 느끼도록 한다. 사람들은 이방인에게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

미국 하버드대와 버지니아대의 공동연구팀은 특별한 경험의 사회적 대가를 연구하기 위해 세 차례 실험을 했다. 특별한 경험과 평범한 경험을 하도록 하기 위해 동영상을 이용했다. 75명을 대상으로 동영상에 대한 평점을 매기도록 한 것이다. 별 4개짜리 평점을 받은 동영상을 통해서는 특별한 경험을 하도록 했고 별 2개짜리 평점을 받은 동영상을 통해서는 평범한 경험을 하도록 했다. 실험1에서는 68명의 참가자를 모집해 4명씩 집단을 이루도록 했다. 이 중 한 명은 별 4개짜리 동영상을 봤고 나머지 세 명은 별 2개짜리 동영상을 봤다. 현재 기분에 대한 질문에 응답한 다음, 4명이 한자리에 모여 5분 정도 대화를 나눴다. 참가자들은 다시 현재 기분에 대한 질문에 응답했다. 실험 결과 서로 대화를 나누기 전에는 특별한 경험(별 4개짜리 동영상 시청)을 한 사람과 평범한 경험(별 2개짜리 동영상 시청)을 한 사람 사이에 기분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별 4개짜리 동영상을 본 참가자의 경우 대화를 마친 후, 다른 세 명에 비해 기분이 좋지 않았고 고립된 느낌까지 받았다.

특별한 경험을 한다는 것이 늘 좋은 것만은 아니다. 그 경험을 다른 사람들과 나눌 수 없기 때문이다. 사회적 소속감은 인간의 가장 근본적인 욕구 가운데 하나다. 이 욕구가 제대로 충족되지 않을 때 생각보다 큰 고통을 겪게 된다. 남들이 못하는 특별한 경험보다는 남들과 나눌 수 있는 평범한 경험을 하는 것이 더 행복해지는 길일 수도 있다.

안도현 제주대 언론홍보학과 교수 dohyun@SocialBrai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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