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경영 지혜]소비자의 뇌리에 도장 꽝… 숫자의 마력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1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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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는 글자보다 더 쉽게 인식된다. 글자는 맥락에 따라 중의적 의미를 갖기도 하지만 숫자는 단 한 가지 의미만을 갖기 때문이다. 또한 숫자는 기억하기 쉽고 전 세계에서 공통적으로 사용된다는 장점도 있다. 그래서 기업들은 오래전부터 다양한 방법으로 숫자를 마케팅에 활용해오고 있다.

숫자 마케팅의 가장 흔한 사례는 업종을 연상시킬 수 있는 숫자를 골라 전화번호로 사용하는 방법이다. 이삿짐 업체들은 흔히 전화번호 뒷자리를 2424(이사이사)나 1472(일사천리)로 설정한다. 퀵서비스 업체는 8282(빨리빨리), 역술인은 8425(팔자이오), 재활용센터는 4989(사구팔구)와 8949(팔구사구) 등의 숫자를 활용하고 있다.

숫자에 제품의 특성과 의미를 담아서 브랜드를 만들기도 한다. ‘20개의 건강한 치아를 80세까지’라는 슬로건을 내건 애경산업의 2080치약이 대표적 예다. 건강한 치아를 유지하려는 사람들의 마음을 꿰뚫고 숫자를 브랜드로 만들어 성공을 거뒀다. 유한양행의 감기약 ‘콘택 600’은 캡슐 안에 알갱이 600개가 있다는 데서 착안한 제품명이다. 가끔 알갱이가 600개나 들어 있는지 실제로 세어보는 사람이 있을 정도다.

똑같은 숫자라도 단위에 변화를 줘서 제품의 기능을 극대화시킬 수도 있다. 자양강장제 박카스에는 담즙의 분비와 지방의 흡수를 원활하게 해준다고 알려진 타우린이 1000mg 들어 있다. 표기만으로는 타우린이 굉장히 많이 첨가된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단위의 착시현상에 불과하다. 1000mg은 1g이다. 동아제약은 타우린 양의 단위를 바꿔서 소비자들이 제품의 기능을 보다 크게 느끼도록 제시했다.

이처럼 숫자는 기업 마케팅에 매우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 소비자의 심리를 자극할 숫자의 마력을 적절히 활용하면 성공적인 마케팅으로 이어질 수 있다.

서진영 자의누리경영연구원 대표 sirh@centerworld.com
#DBR 경영 지혜#소비자#숫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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