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경제]제빵업계 빅2, 해외매장수 1위 신경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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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신·경제부
한우신·경제부
제과점 뚜레쥬르를 운영하는 CJ푸드빌은 인도네시아 남부 보고르 시에 뚜레쥬르 인도네시아 19호점을 개장했다고 4일 발표했습니다. 국내 제빵업체로는 가장 많은 214개의 해외매장을 운영하게 됐다는 설명과 함께 말이죠.

국내 매장 수가 뚜레쥬르보다 많은 파리바게뜨. 이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SPC그룹은 1주일 전인 지난해 12월 28일 중국 상하이에 매장을 내면서 “국내 업체 최초로 해외 200호점 매장의 문을 열었다”고 홍보했습니다. 해외에 더 많은 매장을 냈는지를 두고 국내 제빵업체 1, 2위가 서로 다른 주장을 한 건데, 어느 쪽이 진실일까요.

결론을 말씀드리면 CJ푸드빌의 말이 맞습니다. 뚜레쥬르는 파리바게뜨 해외 200호점이 문을 열기 2주 전에 이미 중국 베이징에 해외 200호점을 냈기 때문입니다. 해외 매장 수에서 줄곧 파리바게뜨에 뒤졌던 뚜레쥬르가 역전을 한 것은 이때가 처음입니다.

그렇다고 파리바게뜨가 고의로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닙니다. 뚜레쥬르는 200호점 매장을 내면서 별다른 홍보를 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상황을 모른 파리바게뜨 측이 해외 200호점 첫 돌파를 대대적으로 알린 것뿐입니다.

두 업체가 신경전을 벌이는 배경에는 국내와 달리 해외사업의 성장 여력이 크기 때문입니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4일 내놓은 신년사에서 “올해는 중국과 미국에서 본격적인 가맹사업을 추진해 글로벌 사업을 한 단계 도약시킬 시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CJ푸드빌은 중국 이외에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에서 공격적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해외 사업에 집중한다는 것은 그만큼 국내 시장에서 기대하는 바가 적다는 뜻이기도 하죠.

그래서일까요. 이렇게 치열하게 경쟁하면서도 두 업체가 올해 한마음으로 바라는 것이 있습니다. 제빵업을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한 동반성장위원회의 결정이 더이상 연장되지 않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연장 여부는 다음 달 말에 결정됩니다. 규제가 연장된다면 두 업체 모두 국내 점포 수를 전년도 매장 수의 2%를 넘겨 늘릴 수 없어 국내에서의 성장에 발목이 잡히게 됩니다.

한우신·경제부 hanwshin@donga.com
#제빵#해외매장#뚜레쥬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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