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으로 취업뚫기]통합LG텔레콤 네트워크 분야 최은하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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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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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줄 전송망’ 설계 프로젝트에
구글맵 활용 거뜬히 데이터 산출
‘스파이더 우먼’ 命 받았습니다

인턴십을 거쳐 통합LG텔레콤에 입사한 신입사원 최은하 씨가 7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5가에 있는 신사옥에서 새로운 브랜드 ‘U+’를 소개하고 있다. 통합LG텔레콤의 사명은 7월부터 ‘LGU+’로 변경된다. 박영대 기자
인턴십을 거쳐 통합LG텔레콤에 입사한 신입사원 최은하 씨가 7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5가에 있는 신사옥에서 새로운 브랜드 ‘U+’를 소개하고 있다. 통합LG텔레콤의 사명은 7월부터 ‘LGU+’로 변경된다. 박영대 기자
《“네트워크 직원 이미지가 아닌데요?” 최은하 씨(24)를 처음 보는 사람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최 씨는 통합LG텔레콤의 네트워크 분야에서 일한다.

지난해 말 6주간의 인턴을 거쳐 올 3월 정식 발령을 받았다. 1400여 명이나 되는 회사 네트워크 직원 가운데 70여 명에 불과한 여직원 중 한 명이 됐다. 회사 인사팀은 인터뷰 대상자로 최 씨를 추천하며 “네트워크 부문은 대부분 공대 출신이 지원하는 데다 업무 강도도 높아 여성 지원자가 많지 않은데, 공대도 아닌 수학과 출신이 지원한 드문 케이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현 소속팀에서도 홍일점이지만 최 씨는 이런 조건들이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다.》○ 전공과 적성 고려해 인턴 지원

졸업반이던 지난해 가을 최 씨는 고려대를 찾은 LG의 채용 설명회에서 LG와 처음 인연을 맺었다. “취업 시즌을 앞두고 LG그룹 계열사들이 채용 설명회를 진행하는 ‘LG데이’가 열렸는데 그때 상담을 받으면서 인턴에 대한 편견을 지울 수 있었어요. 그래서 LG텔레콤 인턴에 지원하기로 마음먹었죠.” 회사가 인턴을 뽑으면 심부름이나 시킨다고 생각했었는데 ‘회사와 지원자가 서로 맞는 상대인지 탐색하는 기간’이라는 설명에 도전을 결심한 것.

그리고 LG텔레콤의 각 지원분야를 살피다 네트워크 분야를 택했다. ‘유무선 기술 표준화와 운영 전략 수립, 경제성 분석을 통해 전송망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전송망 설계 및 구축을 담당한다’는 직무 내용이 적성과 딱 맞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수학을 전공하다 보니 논리적으로 결과를 도출하는 데 익숙하고, 연계전공으로 통신수학을 배우면서 통신 환경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는 게 최 씨의 설명이다.

두 번의 면접 끝에 인턴으로 배치받은 팀은 ‘액세스망 계획팀’. 여기서도 역시 홍일점이었다. 6주간의 인턴 기간에 그에게 주어진 임무는 ‘도심 투자를 위한 그리드 정교화’라는, 이름도 복잡한 프로젝트였다. 그녀 역시 “처음엔 프로젝트 이름조차 생소했지만 전국 도심을 1km² 기준으로 일정하게 나눠 가입자 수, 유동인구 등에 따라 통신설비를 효율적으로 구축하는 사업이라는 걸 차츰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 씨는 이 작업을 진행하면서 각 도심의 유동인구를 정확히 측정하기 위한 지표로 편의점, 버스정류장, 은행 등의 수를 제시했다. 그리고 국토해양부 자료와 구글맵 등을 활용해 데이터를 산출해냈다. 이는 지역마다 시설투자 규모를 결정하는 프로젝트 결과로 이어졌다.

○ 프로젝트 성과로 실력 인정받아

최 씨는 당시 프로젝트 성과를 인정받아 현 ‘코어망 운영팀’의 정직원이 됐다. 인사팀 관계자는 “최 씨가 인턴 초기에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서 잘해낼 수 있을까 하는 시선으로 지켜봤는데 점차 조직에 적응하면서 실력을 발휘했고, 프로젝트에 대한 평가도 굉장히 좋았다”고 전했다.

그 역시 “남자들만 있는 조직이 처음이어서 어떻게 적응해야 할지 막막했는데, 지내다 보니 팀 분위기가 의외로 유연해 편해질 수 있었다”고 했다. 회식도 영화나 공연 관람 등으로 술자리를 대신할 정도인데, 팀원들이 배려를 많이 해줬다고 귀띔했다.

LG텔레콤에 합격하기 전까지 취업전선에서 10차례 이상 입사지원서를 내고 서류전형에서 떨어지기도 부지기수였다는 최 씨는 “그때그때 필요한 경험이 최선의 취업 준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학 때 꼭 필요한 경험으로 생각해 교환학생으로 미국을 다녀왔고, 졸업반 때는 인턴에 도전한 결과 취업문을 뚫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최 씨는 “인턴을 하면서 이 회사가 장기적으로 나와 함께 성장할 수 있을지를 유심히 관찰했다”며 “인턴 기간은 지원자도 회사를 평가하는 시간”이라고 덧붙였다.

강혜승 기자 fineday@donga.com
■ 인사 담당자가 말하는 인턴십


▽좋은 예-적극성과 열정을 보여라

회사는 지원자들이 이 회사에 얼마나 오고 싶어 하는지와 본인의 직무에 얼마나 열정적인지를 가장 궁금해한다. 적극적인 참여 자세 그리고 과제에 최대한 논리적으로 접근해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의 결과를 창출할 것을 기대한다.

▽나쁜 예-부정적이고 소극적 태도


회사는 지원자들의 지원 직무를 최대한 고려해 부서를 배치하지만 모두를 만족시킬 순 없다. 실망감을 나타내는 것은 받아들일 수 있지만 다시는 해당 팀에서 근무할 생각이 없는 듯한 태도를 보이면 좋은 결과를 얻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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