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준의 버핏 따라하기]장기 가치투자 타이밍 놓치지 말자

  • 입력 2008년 12월 29일 02시 58분


채권수익률보다 나은

주식 찾아내 투자해야

이익률이 안정적이고

PER 낮은 종목 ‘OK’

《“경제에서 이자율은 물리에서 중력과 같은 역할을 한다. 전 세계의 모든 시장에서 언제나 이자율에서 일어난 가장 미미한 변화가 모든 금융자산의 가치를 바꿔 놓는다.” (워런 버핏·2001년 12월 10일·포천)

또 버핏은 이야기했다. “청춘과 물가안정은 유지 가능한 것처럼 보이지만, 절대로 되돌릴 수 없다.”》

투자할 때는 연간 물가상승률 또는 이자율만큼의 시간 가치에 따른 기회비용을 고려해야 한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지난주에 이어 오늘은 ‘채권수익률을 이기는 주식에 투자하라’는 버핏의 투자원칙을 구체적인 종목과 연결지어 생각해 보자. 결국 투자를 한다는 것이 현재의 소비를 아껴서 향후의 재산을 축적하는 과정이라고 한다면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 이상의 투자수익률을 올려야 한다.

투자수익률은 투자원금 대비 투자수익의 비율이다. 은행에 저축을 하는 경우 이자이고, 채권에 투자하는 경우 역시 이자수익과 채권가격의 변화이며, 주식에 투자했을 땐 배당소득과 주식가격의 변화에 따른 가격차익을 말한다.

버핏은 주식투자를 할 때 최소한 물가상승률과 채권금리를 이기는 종목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해 왔다. 실제로 본인도 그럴 자신이 없으면 주식을 대부분 처분했고, 주식의 투자수익률이 충분히 기대될 때 대규모 주식 매입을 재개해 장기 투자했다.

주식의 예상 투자수익률은 어떻게 계산할까. 채권의 이자율 개념을 적용해 보면 주식의 투자원금 대비 기업이 벌어들이는 수익을 갖고 평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가장 안전한 국채의 수익률이 6%이고, 이론적으로 매년 1달러의 고정적 이익을 내는 기업이 있다고 가정하자. 이 경우 국채와 같은 6%의 수익률을 기대하려면, 벌어들이는 이익 1달러를 채권수익률 6%로 나눈 비율인 1/0.06=16.67달러이고, 결국 주식을 16.67달러에 매입하면 된다.

그러나 주가가 12달러 이하로 하락했을 때 매입해서 1달러의 이익을 얻었다면 수익률은 8.33%로 국채수익률을 앞서게 된다. 만약에 1달러의 이익을 꾸준히 내는 기업을 10달러에 사서 장기 보유한다면 주식의 수익률은 10%로 채권과 물가상승률을 크게 앞서는 투자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두 가지를 생각할 수 있다. 첫째 채권처럼 안전하게 수익률이 유지될 수 있는 기업을 사야 한다는 것이며, 둘째는 싸게 사야 기대 이익률이 커진다는 것이다.

조금 복잡할 수 있지만 주식을 평가하는 방법을 더 이야기해 보자. 주식에 투자하려고 할 때 주식의 가격은 주당 가격을 의미한다. 이 가격을 비교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이익을 발행 주식 수로 나눈 주당 이익인 주당순이익(EPS·Earning Per Share)을 기초로 평가할 수 있다. 주가와 주당순이익의 관계가 주가수익비율(주가/주당순이익·PER·Price Earning Ratio)인데, 이 PER의 역수를 일반적으로 주식의 수익률로 볼 수 있다. 앞서 예시한 대로 1달러의 이익이 발생하는 기업을 16.67달러에 매입하면 이익률은 6%이며 PER는 16.67/1로 16.67배이다.

결국 주식을 싸게 산다는 것은 PER가 낮아졌을 때 사거나, 낮은 PER의 기업을 산다는 것과 같은 개념으로 생각할 수 있다. 채권수익률과 관련지어 생각해 보면 국채의 수익률이 변할 경우, 주식의 기대수익률도 바뀌게 될 것이다. 금리가 상승하면 주식의 기대수익률도 올라가서 낮은 PER의 주가가 형성되고, 금리가 떨어지면 높은 PER의 주가가 형성된다.

예를 들어 금리가 10%라면 주식 수익률의 역수인 PER도 1/0.1 인 10배 이하를 정상적인 수준으로 볼 수 있다. 위 그림은 한국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와 회사채 금리의 역관계를 나타내는 그래프다.

개별 주식으로 보면 연간 주식수익률이 채권수익률을 앞설 가능성이 높은 기업이 많다. 하지만 채권이 매년 정해진 비율의 이자를 지급하는 반면 기업의 이익은 매년 변동성이 크므로 이익의 지속적인 성장성과 안정성을 갖고 있는 기업을 찾아야 한다.

그래서 버핏은 장기투자의 대상으로 기업을 고를 때 주주 입장에서의 이익률인 자기자본이익률(ROE·Return On Equity) 추이를 주목했다. 최근 경기침체가 심해진 가운데 금융위기 상황 속에서 회사채 금리가 상승하고 주가가 하락해 많은 기업의 PER가 낮아졌다. 이럴 때가 장기적 관점에서는 가치투자하기 좋은 시점이다. 단, 이익률이 안정적인 기업을 찾아야 한다.

주식의 이익변동성을 고려해 과거 10년간 ROE가 10% 이상을 유지했던 기업 중 상대적으로 높은 기대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기준으로 PER가 8배 이하인 종목을 정리해 보면 표와 같다.

이들 3종목은 장기투자 대상의 하나의 예로 제시되었으며, 장기적 이익 안정성이나 이익 대비 낮은 주가 수준을 감안하면 현재 주가는 저평가돼 있다고 판단된다.

마지막으로 지금과 같은 경제위기인 2차 오일쇼크 당시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자 대규모로 주식을 매입하면서 버핏이 한 말을 소개한다.

“우리 모두 알다시피, ‘현재의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 매입을 자제하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이 말에 의지하기 전에 먼저 두 가지 유쾌하지 않은 사실을 직시하라. 첫째, 미래는 결코 확실할 수 없다. 둘째, 주식시장에서 듣기 좋은 여론에 귀 기울였다가는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불확실성은 사실상 장기적 가치를 사는 사람에게는 친구이다.” (워런 버핏·1979년 8월 6일·포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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