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투데이]은행주-유가-인플레-금리 4大리스크 주의보

  • 입력 2009년 5월 14일 02시 57분


미국 은행들의 스트레스테스트가 끝났다. “스트레스테스트는 장난에 불과하다” “은행의 파산위험은 이전보다 더 커져 있다”와 같은 비관론자들의 주장이 아직도 언론에 유포되고 있지만 주식시장은 미국 은행들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된 것으로 받아들였다. 스트레스테스트의 결과에 대한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해석도 예상보다 미국 은행들이 건전하다는 것이었다.

이제는 실물경기가 시장 랠리를 이끌어가야 할 차례다. 곳곳에서 기다렸다는 듯이 경기회복에 대한 시그널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소매판매가 3개월 연속으로 증가했고 고용지표 악화도 처음으로 둔화됐다. 소비자 심리지수도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중국효과로 가전제품의 판매가 늘어나고 있고 반도체 가격도 상승 중이다.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도 바닥에서 탈출해 상승 중이다. 경기회복 시그널이 많이 나타나고 있지만 향후 랠리를 가로막을 가능성이 있는 요인들도 함께 점검해 보아야 한다. 향후 주목해야 할 우려 요인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첫째, 미국 은행주의 매도공세 문제다. 스트레스테스트 이후 예정된 증자 러시가 이뤄지면서 은행주의 매도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은행주의 증자는 투자자에게 단기적으로는 악재다. 증자로 주식 수량이 증가하면 주당순이익과 배당금이 감소하는 희석효과(Dilution) 때문이다. 그러나 자본이 확충되면 재무 리스크가 감소해 이익창출 능력이 커지고 그에 따른 기업가치가 상승하므로 장기적으로는 호재가 된다.

둘째, 유가와 원자재 가격의 급등이다. 현재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은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저점에서 상당 폭 상승한 상태지만 절대수준으로는 아직 바닥에 근접해 있는 가격이다. 따라서 현재는 소비회복에 크게 기여하고 있으나 가격이 지나치게 가파르게 상승할 경우 경기회복의 걸림돌이 된다.

셋째, 인플레이션 우려다. 이것은 비관론자들이 가장 걱정하는 문제다. 사상 초유의 유동성 공급량이 언젠가는 반드시 악마로 변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사실 이 문제는 미국 정부와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가장 경계하고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그러나 인플레이션 걱정은 2∼3년 후의 걱정거리이지 지금 당장은 아니다. 주택 가격은 아직 바닥이고 자동차 판매도 급감한 상태이며 은행은 이제 겨우 대출능력이 살아나고 있는 상태다. 고용 부진으로 인플레이션을 걱정할 만한 구매력이 없는 상태이다. 아직까지는 디플레이션이 걱정이지 인플레이션을 걱정할 단계는 아니다.

넷째, 장기금리의 상승이다. 벌써부터 비관론자들은 미국 정부가 1분기(1∼3월)에 발행한 국채 때문에 장기금리가 소폭 상승한 것을 주목하고 있다. 경기부양 목적의 자금 조달을 위해 국채를 과도하게 발행해서 장기금리가 급속히 올라가면 장기 국채금리와 연동되어 있는 장기주택모기지 금리가 상승할 수 있다. 이럴 경우 겨우 살아나기 시작하는 주택시장에 악재가 된다. 네 가지 장애물은 향후 투자자가 주목해야 할 지표이지만 아직까지는 매도 신호보다는 매수 신호로 해석해야 할 것 같다.

박춘호 이토마토 경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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