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 윈도]쇼핑몰서 여가생활 ‘몰링’시대 열릴까

  • 입력 2008년 10월 2일 03시 26분


“쇼핑족(族)이여, 이제 ‘몰링(Malling)’을 하라!”

몰링이라는 단어를 아시나요? 몰링이란 대형 복합 쇼핑몰에서 쇼핑은 물론 외식, 게임, 문화체험 등 다양한 여가생활을 즐기는 것을 말합니다. 미국이나 일본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유통의 한 형태죠.

하지만 국내에서 쇼핑몰 하면 떨이 매장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습니다. 전국에 수많은 쇼핑몰이 문을 열었지만 현재 영업을 하고 있는 곳은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힙니다. 영업도 못하고 문을 걸어 잠근 곳도 여러 군데지요.

이런 상황에서 ‘이제는 쇼핑이 아닌 몰링의 시대’라며 현대아이파크몰이 쇼핑몰 사업을 벌인 지 벌써 2년이 흘렀습니다. 문을 열 당시만 해도 유통업계에서는 현대아이파크몰이 얼마나 버틸지 반신반의하는 이가 더 많았습니다.

기자는 지난달 30일 오후 늦게 서울 용산구 한강로 현대아이파크몰을 찾았습니다.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몰 이곳저곳이 인파로 붐비고 있었습니다. 같은 시간대 서울시내 주요 백화점은 썰렁할 텐데 말이죠. 사실 아직 용산 주변 주거단지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만큼 고객을 모을 수 있다는 것에 적잖이 놀랐습니다.

백화점이 타깃으로 삼는 고객은 40, 50대 전업주부인 데 반해 몰의 주 고객은 30, 40대 가족 동반 고객입니다. 몰 안에 영화관, 대형 마트, 갤러리, 우주인 체험관 등 가족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시설을 다양하게 갖춘 것도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현대아이파크몰은 용산 1호점의 고무적인 성과에 힘입어 올 하반기(7∼12월) 경기 수원시 권선지구에 현대아이파크몰 2호점을 분양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내년 초에는 명품 유통단계를 줄여 소비자들이 부담 없이 살 수 있도록 제품 가격을 낮출 것이라고 하네요.

하지만 수직적인 백화점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넓고 길게 퍼져 있는 쇼핑몰 문화가 아직 낯선 것은 사실입니다. 쇼핑몰에서 길을 잃는 사람도 많습니다. 어수선한 매장 분위기도 개선할 과제입니다.

현대아이파크몰의 실험은 현재진행형입니다. 그러나 유통업계 선배인 롯데나 신세계, 현대 모두 복합 쇼핑몰 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는 걸 보면 현대아이파크몰의 선택이 틀린 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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