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경제뉴스]대선분석에도 등장… 게임이론은 무엇이며 왜 요즘 뜨는걸까요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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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자부터 매주 ‘아하! 경제뉴스’를 IBK경제연구소의 전문가들이 기고합니다. 기존에 쉽게 소개하던 ‘아하! 경제뉴스’에 전문 연구자들의 깊이를 더해 평이성과 심층성을 모두 갖췄습니다. 기사를 읽은 뒤 제시된 문제에 답을 보내면 추첨을 통해 경품도 드립니다. 기사 내용과 관련한 문의는 IBK경제연구소(Iibkeri@ibk.co.kr)로 e메일을 보내시면 회신해 드립니다. 》
야권후보 단일화 정국 ‘게임이론’으로 풀어보면
동아일보 2012년 10월 13일자 A1면
동아일보 2012년 10월 13일자 A1면
<본보 10월 13일자 A1면>


‘게임이론(game theory)’ 전문가들은 이 발언(“이미 강을 건넜다. 그리고 건너온 다리를 불살랐다”)이 향후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의 단일화 과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사전에 치밀하게 계산된 전략이라는 평가를 내린다.

: 이게 궁금해요 :

위 기사에 나온 것처럼 게임이론은 12월 예정된 대통령선거에서 어느 후보가 유력한지를 분석하는 도구로 활용될 정도로 많이 쓰입니다. 어느 후보가 우세한가와 같은 정치 분야뿐만이 아닙니다. 경제학 경영학 수학 같은 다양한 학문에서도 사용됩니다. 올해 노벨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한 앨빈 로스 미국 하버드대 교수(61)와 로이드 섀플리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교수(89)가 채택한 연구 방법의 틀도 게임이론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게임이론은 어떻게 출발해 학문의 지위에까지 올랐고 실생활에 적용된 대표적인 사례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요즘 관심을 끌고 있는 행동경제학과도 관련이 있을까요?
○ 게임이론이란

우리는 태어났을 때부터 게임을 해왔습니다. 게임이라고 하면 모두들 컴퓨터 게임을 연상하겠지만 보드게임에서부터 친구들과의 달리기 경주처럼 컴퓨터를 이용하지 않은 게임도 많습니다. 아주 원시적 게임에서부터 최첨단 기기를 사용한 게임에 이르기까지 모든 게임에는 공통 요소가 있습니다. 바로 게임에 참여하는 경기자, 경기자들의 전략, 게임의 결과인 보상이지요.

보상은 이긴 사람이 진 사람을 때리는 것과 같은 원초적인 상벌의 형태이기도 하고 고스톱처럼 돈이 오고가는 형태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경기자, 전략, 보상이라는 세 요소만 있으면 하나의 게임이 만들어지며 이러한 게임에 대한 이론을 게임이론이라 부릅니다.

게임이론을 처음 만든 사람은 존 폰 노이만과 오스카 모르겐슈테른입니다. 두 사람이 1944년 펴낸 ‘게임이론과 경제행동’은 현대 게임이론의 고전으로 불립니다. 이때부터 많은 학자들이 게임이론을 연구하게 됐습니다. 1970년대에는 다른 학문에까지 적용되기 시작해 지금은 경제학뿐만 아니라 정치학 인류학 생물학 등 모든 학문 분야에 두루 걸쳐 응용되고 있습니다.

게임이론을 알면 다른 학문과도 의사소통을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게임이론은 학문적 융합을 급속도로 진척시켜 새로운 발견들을 만들어낼 수 있는 좋은 방법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실제 사례가 있다면

요즘 기름값이 많이 올랐지요? 정유사들끼리 담합하는 상황을 게임이론으로 한번 풀어볼까요. 시장에 두 개 정유사만 있다고 하고 이들이 기름값을 50원씩 올리기 위해 담합한다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이러한 담합은 잘 유지될까요?

이 게임에서 경기자는 두 개 기업이며, 이들의 전략은 담합을 따르든가 어기든가 하는 것입니다. 이때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은 네 가지입니다. 두 기업 모두 담합을 따르거나, 모두 어기거나, 한쪽은 따르고 다른 쪽은 어기는 것입니다.

각각의 상황에서 개별 기업의 보상은 어떻게 달라질까요. 두 기업 모두 담합을 따를 때가 모두 어길 때보다 수입은 당연히 더 커집니다. 문제는 한쪽은 담합을 따르고 다른 한쪽은 어기는 때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때 담합을 어기는 기업이 최고 수입을 얻는다는 것입니다. 반대로 담합을 따른 기업은 오히려 담합 이전보다 수입이 폭삭 줄어듭니다. 그러니 담합을 따르려고 한 기업은 불가피하게 전략을 바꾸어 어기는 쪽을 선택할 수밖에 없겠지요. 이처럼 비협조적 게임에서는 담합이 유지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두 기업이 협조적으로 게임을 하면 담합은 유지될 수 있습니다. 담합은 두 기업이 얼마만큼 믿을 만하게 협조하는가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행동경제학과의 연결점은

인간은 합리적이며 이기적일까요?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는 생각으로 인간 행동을 탐구하고자 등장한 것이 행동경제학입니다. 행동경제학은 인간 행동과 이것이 경제에 주는 영향에 대해 분석합니다. 실험, 시뮬레이션, 현장조사와 같은 독특한 연구 방법을 씁니다. 특히 시뮬레이션을 할 때는 게임이론을 많이 사용합니다. 게임이론 자체를 특화시켜 연구하는 행동게임이론이라는 분야도 있습니다.

행동경제학은 재미있고 다양한 연구 결과를 많이 발표하고 있습니다. 연구의 대표적인 개념이 ‘휴리스틱(heuristic)’과 ‘편향(bias)’입니다. 휴리스틱은 우리가 어떤 결정을 할 때 저장된 기억 속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사례가 떠오르고 그에 따라 판단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금방 떠오른 기억은 과거 경험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편향이 자꾸 생기게 됩니다. 행동경제학은 휴리스틱과 편향 때문에 여러 이론들이 현실에서는 들어맞지 않는다고 주장합니다.

현영진 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
현영진 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
게임이론과 행동경제학은 주류 경제학이 설명하지 못하는 이상현상(anomaly)을 분석하기 위해 등장해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대단한 파급력을 보이고 있습니다. 아직 이론체계가 완전하지는 않아도 설명해낼 수 있는 현상들이 많습니다.

하나의 이론으로 모든 경제현상을 설명할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한다면 정형화된 주류 경제학의 틀을 벗어나 새로운 방법론의 세계로 뛰어들어 볼 만합니다. 스스로를 창의적이고 의욕적이라 생각한다면 직접 ‘행동’에 나서 보라는 말입니다.

현영진 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
[이것도 알아두세요] 합리적 분배이론 ‘섀플리 값’

올해 노벨 경제학상 공동수상자 중 한 명인 로이드 섀플리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 명예교수는 게임이론의 고전으로 평가받는 ‘섀플리 값(Shapley Value)’의 창시자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섀플리 값’이란 어떤 프로젝트에 여러 명이 참여했을 때 참가자들의 공헌도를 합리적이고 공정하게 나누는 이론입니다. 이는 협력적 게임이론에 토대를 둔 분배이론을 뜻합니다.

예를 들어 교통 분담금이나 공항 이용료 등을 정할 때 ‘섀플리 값’을 적용하면 이용자들이 내야 하는 가장 ‘적절한 값’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합니다. 이처럼 경제학자들 사이에서는 이 섀플리 값이 학문적으로는 물론이고 현실에서도 ‘파이’를 나누고 공헌도를 따질 때 매우 유용하게 쓰인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게임이론은 역대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들의 단골 연구 분야이기도 합니다. 대표적으로 영화 ‘뷰티풀 마인드’로 유명한 미국의 천재 수학자 존 내시가 1994년 게임이론을 발전시킨 공로로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습니다. 2005년 이스라엘의 로버트 아우만과 미국의 토머스 셸링도 ‘갈등과 협력의 게임이론’으로 노벨 경제학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습니다.
[풀어봅시다]

◇이번 주 문제


행동경제학은 인간을 ○○적 존재라고 전제하지 않습니다. 고전경제학 발전의 토대가 됐던 ○○성을 부인하는 것이지요. ○○에 들어갈 낱말은 무엇일까요.

◇응모 방법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찍으면 정답 입력화면으로 이동합니다. 동아닷컴 기존 회원이면 바로 로그인해 입력할 수 있습니다. 회원이 아니면 동아닷컴 홈페이지(www.donga.com)에서 회원 가입을 먼저 해주세요.

◇응모 마감 및 당첨자 발표

△응모 마감: 24일(수) 오후 5시

△시상: 추첨을 통해 정답자 1명을 선발해 ‘갤럭시노트10.1(와이파이 전용)’ 1대를 상품으로 드립니다.

△당첨자 발표: 29일(월) 동아경제 페이스북 페이지(www.facebook.com/dongaeconomy)에 게재합니다. 이 페이지에서 매주 힌트도 드립니다.

※전화 문의는 받지 않습니다.
#경제뉴스#게임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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