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재룡의 펀드이야기]개인연금은 노후자금 마련 첫단추

  • 입력 2008년 5월 26일 02시 57분


저축성 보험보다 주식형에 무게를

선진국에서는 많은 사람이 20, 30대 때부터 퇴직연금과 개인연금 투자를 시작한다.

대부분의 회사가 퇴직연금을 운영하기 때문에 기업에 취직하자마자 투자를 시작할 수밖에 없다. 중산층 중에서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을 가입하지 않고 노후를 무작정 기다리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하지만 한국의 상황은 이와 달리 너무나 취약하다.

지난주 30대 직장인 200여 명이 모인 강연회에서 “개인연금에 가입한 사람은 손을 들어보라”고 했더니 겨우 10여 명만 손을 들었다.

나머지는 기성세대처럼 값비싼 아파트를 구입하느라 투자를 거의 못하고 있거나, 몇 년간 적립식 펀드투자로 목돈을 마련하려고 애쓰고 있을 것이다.

‘60대 중반에 은퇴해 30여 년을 행복하게 지내는 데 필요한 노후자금을 마련하려면 지금부터 퇴직, 개인연금에 가입해야 한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는 사람이 아주 많았다. 젊은이들이 학교에서 금융과 자산운용에 관한 교육을 제대로 받아본 적이 없으니 이런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다.

개인연금은 1994년에 도입되자마자 높은 세제혜택 때문에 많은 인기를 얻어 479만 건이나 가입했다. 하지만 다음 해부터 줄어들기 시작했다. 지금은 정부 통계조차 발표되지 않지만 약 30%만 남은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2001년 새로운 개인연금제도가 도입됐지만 제도가 허술해 가입건수가 매년 수십만 건이 안 될 정도로 철저히 국민에게 외면받고 있다. 이는 개인연금이 한두 해 세금혜택만 얻고 중도환매할 수 있는 데다 고령화 사회에 맞게 제도를 정비하지 못한 탓이다. 개인연금제도만 놓고 본다면 우리 정부가 국민의 노후생활 안정에 얼마나 무관심한지 단적으로 알 수 있다.

노후자금을 충분히 마련하기 위해서는 개인연금에 가장 먼저 가입해야 할 시대가 됐다는 점을 투자자들은 인식해야 한다. 국민은 국민연금이 고갈되지 않는다면 노후에 은퇴 전 평균소득의 약 40%를 국민연금에서 받게 되며, 나머지 자금은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에서 챙겨야 한다.

개인연금은 55세까지 투자하는 상품이므로 저축성보험보다는 투자성 상품을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미 은행이나 보험에 가입된 개인연금이라면 주식형상품으로 계약이전을 하는 게 좋다.

우재룡 한국펀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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