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진흡기자의 부동산稅테크]<3>6월 1일 이전에 집 사면…

  • 입력 2003년 4월 3일 17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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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을 전후해서 부동산을 사고 팔 때는 한 번 더 생각을….’

아파트를 사서 취득·등록세까지 다 낸 노미호씨(32). 이제 명실상부한 집 주인이 됐다는 생각에 세상을 다 얻은 듯했다. 예비 신부인 주리애씨(28)와 결혼식만 올리면 ‘둘만의 보금자리’에서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여간 뿌듯하지 않았다.

그러나 기쁜 마음도 잠시. 결혼 청첩장을 전달하려고 찾아간 고교 동창 마규수씨(32)를 만나면서 뿌듯함은 아쉬움으로 변했다. 부동산 공인중개사인 마씨가 아파트 매입 시기에 대해 뒤늦은 충고를 했기 때문.

“한달반 정도만 늦게 집을 샀으면 세금을 조금 아꼈을 텐데….”(마씨)

“무슨 얘기야. 아직도 더 낼 세금이 있어?”(노씨)

“종합토지세와 재산세를 몰랐구나. 6월2일 이후면 올해 세금은 굳히는 건데….”(마씨)

“6월2일이 특별한 날도 아닌데….”(노씨)

마씨가 충고한 내용의 핵심은 종토세와 재산세 과세 기준일을 감안해 집을 사고 팔라는 것.

종토세와 재산세는 보유하고 있는 토지나 건물에 대해 그 주인이 매년 관할 시군구에 내는 세금. 재산을 유지하는데 들어가는 사회적 비용을 수혜자인 부동산 보유자가 부담해야 한다는 논리에서 부과된다. 세율은 종토세가 개별공시지가(건설교통부 고시)의 0.2∼0.5%, 재산세가 시가표준액(행정자치부 고시)의 0.3∼7%.

현행 지방세법상 이들 세금의 과세 기준일은 6월1일. 이날 현재 건물 및 토지를 소유하고 있는 사람에게 세금을 물린다는 의미다.

따라서 부동산을 사려는 사람은 6월1일에 사면 실제 보유 기간이 7개월 밖에 되지 않지만 1년치 세금(종토세와 재산세)을 내야 한다. 여기에서 ‘산다’는 것은 잔금을 내고 사실상 소유권을 넘겨받았다는 뜻. 단 잔금을 주기 전에 소유권 이전등기를 마쳤다면 등기일을 기준으로 한다.

반면 파는 사람 입장에서는 6월1일 전에 양도해야 이들 세금을 내지 않는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사고 파는 시기에 따라 세금을 내는 주체가 ‘왔다 갔다’할 수 있다는 점을 노씨는 그때서야 알았다.

송진흡기자 jinh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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