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own]올 서울 동시분양 사상 유례없는 열기

  • 입력 2002년 11월 24일 17시 44분


《올해 서울 아파트 분양시장은 사상 유례 없는 호황을 누렸다. 이달 초까지 10차례 실시된 서울 동시분양에서 1순위 청약에만 무려 48만여명이 신청해 지난해보다 42%나 늘어났다.

주상복합아파트나 오피스텔 청약자까지 감안하면 가히 폭발적이다.》

지나친 청약 열기에 따른 부작용도 속출했다.

3월에 접어들면서 청약 1순위가 120만명으로 전달보다 20만명이 급증하자 무조건 당첨되고 보자는 ‘묻지마 청약’이 기승을 부려 증시의 데이트레이딩을 능가하는 초단타 매매가 성행했다.

▽동시분양 이색 기록들〓올해 서울지역 동시분양 시장만 보면 ‘10년 만에 한 번 올까 말까 할 정도’란 말이 나올 만큼 호황을 누렸다. 1∼10차까지 1순위 청약경쟁률은 평균 69.1 대 1로 지난해 1∼12차 1순위의 평균청약경쟁률인 12.2 대 1 보다 무려 일곱 배 가까웠다.

특히 5월 초에 있었던 4차 동시분양 때 공급된 마포구 공덕동 삼성래미안 32평B형은 2113 대 1(무주택자 우선 공급 포함)이라는 기록적인 경쟁률을 보였다. 또 8월 초에 있었던 7차 동시분양에서 선보인 성동구 금호동 한신휴 32평A형도 2013 대 1이라는 청약경쟁률로 치열한 청약전쟁을 예고했다.

청약시장의 열기가 뜨거웠던 것은 대폭 늘어난 청약 1순위 해당자에 비해 아파트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10차 서울지역 동시분양에 나온 아파트는 1만950가구. 11차 동시분양에 나올 아파트 2500가구를 더하더라도 대략 1만3500가구 정도다. 이는 지난해 동시분양을 통해 공급된 아파트 2만6464가구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수치다.

여기에 시중자금이 넉넉해진 상태에서 초단타 거래를 통해 ‘투자 대비 수익’이 크다는 인식이 확산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또 아파트값이 뛰어오르면서 세입자들이 대거 내 집 장만을 위한 청약에 나선 것도 청약시장 과열을 부채질했다.

다만 1순위 경쟁률에서 지역별 편차는 많이 줄었고, 한강조망과 신 주거지로 부각되고 있는 성동구, 마포구 등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올해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지역은 성동구로 평균 361 대 1이었고 마포구 216 대 1, 동작구 229 대 1이었다.

한강 조망(성동구)과 교통 여건(마포구, 동작구)이 뛰어나고 비교적 분양가격이 저렴한 곳은 실수요자와 무주택자 우선 공급 대상자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치열한 경쟁률을 낳은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강남권 빅 3 구(區)’는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었다. 송파구 37 대 1, 서초구 160 대 1, 강남구는 42.7 대 1이었다.

분양가격이 높은 강남권은 자금이 넉넉한 수요자들이 몰려 한마디로 ‘그들만의 리그’를 펼쳤다는 얘기다.

또 금천구(1.6 대 1, 1순위 미달지역) 도봉구(5.1 대 1) 은평구(4.5 대 1), 중랑구(5.6 대 1) 등 외곽지역은 서울시의 평균 청약경쟁률에도 미치지 못했다.

▽분양가 급등, 97년 이후 최고 상승률〓올해는 아파트 분양가도 청약 열기처럼 분양가도 눈에 띄게 상승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뱅크’가 올 1∼10차 동시분양 때 각 지역에 선보인 아파트와 가구별 가중치를 적용해 산출한 서울지역의 아파트 평당 평균분양가는 798만원이다.

지난해의 681만원보다 평당 117만원이 올랐다. 외환위기 직전인 97년의 464만원과 비교하면 77%나 뛴 것.

분양가가 가장 높은 곳은 강남구로 97년 639만원에서 11월 현재 1539만원대로 무려 141%나 올랐다.

8차 동시분양을 통해 선보인 압구정동 대림 아크로빌 85평형은 평당분양가가 2411만원나 돼 강남구의 분양가 급등을 부채질했다.

서초구(평당 1271만원)와 송파구(1056만원)도 강남구 못지않은 높은 가격대를 형성했다. 반면 노원구는 평당 603만원, 도봉구는 598만원으로 강남과 격차가 3배 가까이 벌어졌다. ‘강남 아파트 한 채 값으로 강북 일부에선 세 채를 산다’는 말이 현실화된 셈이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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