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밀착취재]가오닉스 황경호 부회장

  • 입력 2001년 11월 19일 18시 57분


코스닥 등록업체 가오닉스(Gaonix)의 황경호(黃敬鎬·41·사진) 대표이사 부회장은 한국의 루퍼트 머독을 꿈꾸고 있다. TV와 신문을 포함한 미디어와 영화, 스포츠, 연예기획, 음반, 공연 등 70여개 자회사를 거느린 뉴스 코퍼레이션(News Corporation) 그룹의 형태로 가오닉스를 탈바꿈시킨다는 포부. 이미 14개사가 자회사와 관계사로 편입됐고 1년 뒤엔 10여개 회사가 가오닉스에 더 합류한다.

황 부회장은 미디어 네트워크를 짜기 위해 4대 드라마제작 프로덕션 중 하나인 ‘JS픽처스’를 7월에 인수, 현재 중국과 국내에서 동시에 방영할 축구드라마를 기획,제작중이다. 5명의 영화감독과 함께 출범하는 자본금 20억원 규모의 영화 투자 배급사도 핵폭풍을 몰고 올 전망. 위성방송 사업과 신문 잡지사 운영을 위해 현재 인수대상 회사를 물색중이다.

스포츠분야에서는 3개의 골프장을 인수한 뒤 해외투자를 유치, 별도의 매니지먼트 회사를 만들어 부킹과 관리를 전담시킨다는 계획. 이미 리츠칼튼CC의 지분을 사들였고 J컨트리클럽 등 나머지 골프장도 순차적으로 매입할 예정이다. 인수작업이 끝나면 한류(韓流)열풍이 불고 있는 중국을 대상으로 국내 유명 연예인과의 동반 라운딩 상품도 판매할 계획.

이밖에 의류 캐릭터 제작 자회사인 ‘디오원’은 중국 수출용 문화상품을 만들고 있으며 3D 애니메이션 제작회사인 ‘오콘’과 음반 제작회사인 ‘가오닉스 뮤직’도 국내와 중국 엔터테인먼트 시장을 적극 공략중이다.

활발한 기업인수의 배경을 묻는 질문에 그는 “10여년간 쌓은 금융분야 노하우와 국제적인 인적 네트워크가 가장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대(NYU)에서 ‘파이낸스’를 전공한 뒤 영국 바클레이스 은행의 투자증권회사인 BZW에서 2년간 아시아 투자담당자로 근무했다. 또 홍콩에서 투자컨설팅 전문회사 HLNC를 7년간 직접 운영하기도 했다. 수일내에 1000억원을 모을 수 있는 힘은 이런 경력에서 나온다. 실제로 그는 기업 인수비용의 상당부분은 외국인의 투자자금으로 충당하고 있다.

황 부회장은 “금융경험을 통해 산업의 변화흐름을 읽을 수 있게 됐고 돈이 많은 투자자들과의 친분도 쌓을 수 있었다”며 “삶의 질이 높아지는 21세기는 아마도 엔터테인먼트 사업이 큰 돈벌이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 “외국인의 투자자금을 무기로 중국과 국내시장을 하나로 묶어 공략한다면 사업의 성공 가능성도 아주 높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경호 부회장은▼

·1960년 서울 출생

·용문고,미국 뉴욕대 졸업

·콜럼비아대 경영학석사(MBA)과정 수료

·영국 바클리스 은행 계열 투자증권사인 BZW 런던지사 근무

·홍콩에서 투자증권사 HLNC 운영

·귀국 후 의류회사 디오원 운영

·IHIC 인수 후 가오닉스 부회장 취임

<박정훈기자>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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