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가 투자자에게] 정재봉 한섬 사장

  • 입력 2001년 5월 20일 18시 45분


국내 여성 패션의류업체중에서 가장 우수한 업체로 평가받는 한섬.

이 회사 이름보다는 ‘시스템’과 ‘SJ’같은 이 회사 제품 브랜드가 젊은 여성들 사이에 훨씬 유명하다.

한섬의 정재봉사장(사진)을 인터뷰하기 전 담당 애널리스트는 “괜찮은 회사다. 경기부진 속에서도 패션의류업체로 지난해와 올 1·4분기에 상당한 영업이익을 남긴 비결을 물어봐라”고 주문했다. 이 회사 1분기 실적은 매출액 353억원과 경상이익 96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20%와 39% 증가하면서 증권사 예상치를 상회했다. 주가도 18일을 제외하고 17일까지 7일째 상승세를 보이며 52주 신고가를 계속 경신하고 있는 상황.

-경기부진 속에서 이익이 계속 늘어나는 비결을 궁금해하는데….

“우리는 경기에 민감하지 않다. 경기가 좋아도 매출은 크게 늘지 않는다. 의류업체가 아니라 패션업체이기 때문이다. 중산층 이상의 고객들로 이른바 ‘충성고객’들이 많다. 이들이 요구하는 패션 욕구를 남보다 앞서 충족시켜주는 것이 영업비결이라면 비결이다. 우리는 옷장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고급 브랜드 이미지 장사’를 한다고 보면 된다.”

-여성 의류업체의 경쟁이 치열한데 향후 경영전략은….

“새로운 패션제안을 하면 2,3위 업체와의 격차는 다시 벌릴 수 있다. 지난 5년간 항상 그래왔다. 올해 전략이라면 지난해 출시한 고급남성패션 브랜드인 ‘타임 옴므’의 판매 비중을 늘리는 것이다. 또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확고한 우리 브랜드를 이용해 문방구 소품 침대 등 생활용품 등을 모두 취급하는 토털패션업체로 변신을 추진중이다.”

하지만 애널리스트들은 과거 대주주와 회사간의 빈번한 거래와 최근 2건의 빌딩을 매입하면서 임대사업 등 다른 쪽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에 대해서는 좋지 않은 시각으로 보고 있다. 또 지난해 순이익 중 100억원을 사내복지기금에 출연해 주주에게 돌아갈 몫이 줄었다는 것도 자주 거론되는 대목.

정사장은 이에 대해 “부동산 거래및 대주주와 회사와의 주식거래 등은 모두 정당하게 이뤄져 문제가 없다”고 해명하면서 “사내복지기금이 충분히 축적된 만큼 앞으로 기금출연은 자제하되 가급적 이익을 배당을 통해 주주에게 돌려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향후 IR활동을 강화해 주주를 중시하는 경영의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그럼 향후 주가는 어떻게 생각할까.

정사장은 3990원(18일 종가)인 주가가 지나치게 저평가돼 있어 1만원은 되야 한다는 생각.

삼성증권 김기안수석연구원은 “한섬의 주가수익비율(PER)은 현재 2.6배로 현금보유능력과 영업이익률 등의 기업가치에 비해볼 때 상당히 저평가되어 있다”며 “향후 6개월 예상주가는 5000∼6000원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증권 임정훈팀장은 “5000원까지는 오를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 이상의 상승을 위해서는 좀더 투명한 경영이 이뤄져야 하며 현재의 선두업체로서의 지위를 확고히 할 수 있는 비전제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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