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가 뒤안길]윤영찬/「자크」한광옥의 거짓말

  • 입력 1997년 8월 13일 20시 03분


국민회의 야권대통령후보단일화 추진위의 韓光玉(한광옥)위원장은 별명이 「자크」다. 입이 무거운데서 붙여진 것이다. 그런 한위원장이 12일 기자들을 상대로 거짓말을 해 구설수에 올랐다. 한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민회의 당사 5층 자신의 사무실에서 자민련단일화추진위원장인 金龍煥(김용환)부총재와 전화통화를 했다. 『아까 말한 것 있지요. 그것을 오는 26일로 합시다』는 내용이었다. 마침 사무실에 와있던 기자가 전화통화내용을 듣고 한위원장에게 『金大中(김대중)총재와 金鍾泌(김종필)총재가 만나는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그러나 한위원장은 『그냥 양당 단일화추진위원들이 만나는 것』이라며 극구 부인했다. 이날 오후들어 기자들이 다시 한위원장실에 가 양당 총재가 회동하는지를 재차 물었다. 그러자 한부총재는 한술 더 떠 『나는 말을 안하면 안했지 절대 거짓말은 안하는 사람』이라고 재차 부인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날 밤 양당 총재의 회동사실을 초판에 보도한 일부 조간신문 기자들이 다시 한부총재에게 확인을 요구했을 때도 한위원장은 『절대 아니다』며 기사의 삭제를 주문했고 이 때문에 기사내용 일부가 바뀌기까지 했다. 13일 아침 일부신문에 「26일 양당총재 회동」사실이 보도된 뒤에야 한위원장은 허겁지겁 기자실로 달려왔다. 그는 겸연쩍은 표정으로 『내가 부인한 것은 두 분 총재가 만난다는 사실이었다』며 『양당 단일화추진위원들과 함께 만난다는 사실을 물어본 것은 아니지 않으냐』고 군색하게 변명했다. 기자들의 「추궁」이 빗발치자 한위원장은 말을 얼버무린 뒤 황망히 자리를 떴다. 한위원장의 「철판을 깐」 거짓말에 대통령후보를 낸 공당과 정치인들의 수준을 보는 듯해 입맛이 썼다. 〈윤영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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