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화웨이 때문에 동맹과 정보공유 못할 상황 오지 않길 바란다”

워싱턴=김정안 특파원 입력 2019-06-24 03:00수정 2019-06-24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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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라이버 美국방차관보 인터뷰
랜들 슈라이버 미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20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국방부 청사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그는 북-중 밀착 행보가 대북제재 완화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면서도 비핵화 과정에서의 유연성을 언급해 관심을 모았다. 미 국방부 제공
랜들 슈라이버 미국 국방부 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는 20일(현지 시간) 북-중 정상회담에서 드러난 밀착 움직임이 중국의 대북제재 완화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점부터 강조했다. 슈라이버 차관보는 “북한의 제재 우회 수법은 진화 중”이라며 “상당수는 중국의 영해(Chinese territorial waters)에서 벌어지는 일”이라고 적시했다. 북한의 제재 위반 과정에 중국의 암묵적 동조 또는 지원이 있다고 겨냥하면서 경계의 목소리를 나타낸 것이다.

○ 미 안보 핵심 구역에서 드러난 대중 불신


슈라이버 차관보와의 인터뷰는 미 국방부 청사 내 소형 스튜디오에서 이뤄졌다. 미 안보의 심장격인 ‘펜타곤’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사전 출입 허가를 e메일로 통보받았지만 세 번의 추가 검문검색과 별도 출입증을 받는 까다로운 절차를 거쳤다. 로비의 대형 전광판에 전 세계 방문자들의 이름과 출입을 맡은 담당자 이름이 공항 안내판처럼 실시간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국방부 대변인의 안내로 도착한 스튜디오에서 만난 슈라이버 차관보는 당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을 방문 중인 상황을 의식한 듯 비핵화와 관련한 중국의 역할부터 강조했다. 북한의 제재 회피가 중국 영해에서 벌어지는 것을 강조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였다. 무역전쟁을 벌이는 중국, 화웨이 사용을 둘러싼 미국 정부 당국자들의 의심과 우려도 강하게 드러났다.

슈라이버 차관보는 “미국은 동맹국과 민감한 정보를 공유 및 보호하는 것에 대해 자신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동맹국들 역시 화웨이로 인한 취약점과 리스크를 인정해야만 하는 결단을 (추후) 원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미국의 동맹이라도 화웨이 시스템을 도입하면 대북 정보 등 민감한 정보를 공유하기 어렵다는 뜻이냐’고 묻자 “그런 상황이 오지 않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한국을 적시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한국 정부와 기업에 대해 화웨이 제재 전선에 적극 동참하라는 결단을 촉구한 메시지로 해석된다. 그런 맥락에서 “동맹국들의 화웨이에 대한 투자 및 시스템 도입은 그만큼의 안보 취약성을 키우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발간한 인도태평양 보고서에서 대만을 ‘국가’로 명시해 파장을 낳은 것에 대해서는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슈라이버 차관보는 “싱가포르, 몽골, 뉴질랜드와 함께 대만을 아울러 총칭하는 과정에 나온 ‘편리한 표현(term of convenience)’”이라며 “미국의 ‘하나의 중국’정책에 변화는 없다”고 덧붙였다.

○ “대통령이 다른 행보를 고려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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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따라 지난해 두 차례 평양을 방문했다고 말한 슈라이버 차관보는 북-미 간 ‘비핵화’ 개념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지 못했음을 지적하며 “근본적 비핵화 개념에 대한 동의 그리고 실질적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하노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폐기를 요구했다고 밝힌 5개 핵시설에 대해선 “구체적인 내용은 말할 수 없다”면서도 “김정은 위원장은 공개, 비공개 여부를 떠나 모든 핵 시설 폐기를 공약했다”고 압박했다. 슈라이버 차관보는 실질적 비핵화 조치 전까지 대북 압박 작전이 계속될 것임도 강조했지만 비핵화 과정에서의 유연성도 잊지 않았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제재를 강화하고, 추가로 부과하거나, 만약 외교가 잘된다면 ‘다른 행보(other steps)를 고려할 수 있는 유연성(the flexibility)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북제재에 변화를 줄 수 있는 결정권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다만 ‘결렬로 끝난 2차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때보다 미국이 더 유연해진 것이냐’는 질문엔 직답을 피하면서 “국무부 동료들이 그 답을 하기 바란다”고만 덧붙였다.

워싱턴=김정안 특파원 j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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