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Beauty]오리지널 의약품 VS 복제 의약품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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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한 기자의 따듯한 약 이야기


의약품도 명품 가방처럼 오리지널 제품과 복제품이 있다. 전문용어로는 전자를 오리지널 의약품, 후자를 제네릭(복제약)이라고 부른다.

오리지널 의약품은 특정 질환에 있어 특정 성분으로 가장 처음 개발된 약이다. 세포실험과 동물실험을 거치고 여러 단계의 임상시험을 통과하고 나서야 시장에 출시된다.

효과가 좋더라도 안전성에 문제가 생기면 출시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러한 이유로 보통 개발기간만 10년 정도 소요되고, 성공률도 매우 낮은 편이다. 그래서 오리지널 약이 출시되면 그 가치를 인정한다는 의미에서 특허권을 10∼15년간 보호해 준다.

제네릭은 오리지널 약의 특허가 만료된 뒤, 다른 제약회사에서 동일한 성분, 함량 및 제형으로 제조한 복제 의약품이다. 오리지널 약이 거친 여러 단계의 임상시험은 생략하고 오리지널 약과 동등한 특성을 가지고 있는지만 평가(생물학적 동등성 실험)를 받는다.

약효가 오리지널 약의 80∼125% 범위에 들기만 하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을 받고 출시를 할 수 있다. 따라서 제네릭은 약효가 동등할 수도 있지만 80%에 걸치면 약간 떨어지거나 125%에 걸치면 더 좋을 수도 있다. 제네릭의 가장 큰 경쟁력은 낮은 약값이다.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연구개발에 드는 비용 소요가 적기 때문에 대개 오리지널 가격의 53.55%가 제네릭 약값의 상한선이 된다. 하지만 오리지널 약도 특허가 만료되면 국내 보험약가제도에 의해 만료 첫해에 약값이 기존의 70%로 낮아진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나면 53.55%로 기존 가격의 반값 정도로 인하된다.

한 예로 한국BMS제약의 B형간염 치료제 바라크루드 0.5mg은 2015년 10월 특허가 만료돼 한 달간 환자 부담금이 5만1795원에서 70% 가량인 3만6261원으로 낮아졌다. 일반 제네릭의 한 달간 환자 부담금 3만816원을 고려해도 한 달간 5445원의 차이로 오리지널 약제를 복용할 수 있다.

간 질환 환자 단체 간사랑동우회 윤구현 회장은 “만성 B형간염과 같이 장기간 약을 복용하면서 관리해야 하는 질환은 환자에게 치료비 부담이 더 크게 다가오는 것이 사실”이라며 “오리지널 약의 약가 인하를 통해 오랫동안 안전하게 사용되어온 치료제를 더 저렴한 가격에 사용할 수 있는 것은 환자로서는 큰 혜택”이라고 말했다.

대체로 약효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으면 생명에 지장을 줄 수 있거나 부작용 우려가 있을 경우 제네릭이 나와도 오리지널 약을 고수하는 경향이 있다. 이와 관련된 대표적인 약으로는 작년 특허만료 된 바라크루드 이외에도 한국얀센의 다발성골수종항암제 ‘벨케이드’ 그리고 올해 특허만료를 앞두고 있는 한국MSD의 고지혈증 치료제 ‘바이토린정’, 아스트라제네카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이레사’ 등이 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health&beauty#오리지널#레플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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