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마리 동물을 실내에서 만난다'..위생관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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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년 12월 31일 15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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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오감만족체험전 위생관리에 반려동물 전용음료 채택 눈길

야생동물부터 가축, 새, 파충류 등등 수백마리에 달하는 동물을 한 자리에서 만난다. 처음에는 기대감에 들뜰 것이다.

그런데 시간이 얼마 흐르지 않아 그 착하디 착한 동물들이 배설물을 쏟아 낸다. 얼마간의 시간이 흐르자 동물 특유의 냄새가 코를 찌른다.

상황이 이정도가 되면 처음의 기쁨은 사라지고 서둘러 그 자리를 피하고 싶을 것이다. 더군다나 실내라면 그 단계에까지 걸리는 시간은 더 짧아질 수 있다.

행사 관계자들도 이런 사실을 모를리 없다. 어떤 방식으로 이런 불편함을 해소하고 있을까.

대구 엑스코에서 동물탐험대@오감만족체험전이 열리고 있다. 야생동물, 가축, 소동물, 새, 파충류, 곤충 등 6개 파트에 걸쳐 300여마리의 각종 동물들을 보고 만지며 들을 수 있다.

지난 19일 시작된 이 행사는 평일 500여명, 주말에는 1000명 가까은 관람객들이 몰리고 있다. 이제 방학을 맞이했으므로 관람객들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대경대학교 동물조련이벤트학과 김은석 교수와 학생들이 행사장을 책임지고 있다.

이런 전문인력들에게도 냄새를 비롯한 실내 위생관리는 골칫거리다. 단순한 방법과 약간은 특이한 방법을 병행해서 관리에 나서고 있다.

단순한 방법은 별것이 없다. '치운다' '또 치운다' '그리고 또 치운다'다. 동물들에게 조식을 준 뒤 오전 10시 개관에 앞서 청소와 소독을 실시한다. 문을 여는 동안에는 수시로 그리고 빨리 치운다. 이를 위해 파트마다 배치돼 있는 3명의 진행요원의 손이 바삐 움직인다.

하루에 배출되는 쓰레기량을 안다면 얼마나 분주한지 가늠할 듯하다. 100리터를 넘는 비닐봉투 7개가 매일 쓰레기장으로 갈 정도다.

김은석 교수는 "위생관리에는 별다른 왕도가 없다"며 "다른 행사와 달리 3명의 진행요원을 배치한 것은 치우고 또 치울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동물을 만지기 전 관람객들의 손을 소독하는 일도 빼놓을 수 없다. 사실 관람객 소독은 관람객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동물보호 차원에서 더 큰 의미가 있다.

이런저런 손이 타면서 약해질 수 있는 동물들의 면역력을 유지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 행사는 내년 2월21일까지 무려 65일간이나 진행된다.

자 이제 특이한 방법을 소개할 차례. 바로 음료수다. 이 행사는 반려동물 전용음료를 공수해 이를 동물들에게 먹이고 있다.

김 교수팀은 여름에 처음으로 열린 이 행사에서 뿌리면 냄새를 억제해주는 발효액을 사용해 봤다.

발효액은 박테리아 증식을 억제해주는 역할을 하는데 빠른 시간 안에 치우면 냄새 발생을 억제할 수 있다. 하지만 관람객이 많아 바쁠 때는 어쩔 수 없이 방치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다른 방법을 찾다가 가축 농장의 사례를 보고 음료를 도입키로 했다. 가축 농장은 최근 몇년전부터 헛개나무를 다린 물을 먹이고 있다. 숙취해소음료에 들어가는 헛개나무는 간의 해독력을 높여 암모비나 생성을 억제하고 결과적으로 냄새도 줄여준다.

김 교수는 "동물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실제 효과를 보고 있다"며 "사후 처리에서 사전 처리로 냄새 억제 방식을 바꾼 것"이라고 말했다.

밖에 나가기 어려운 겨울철, 대소변 냄새가 심하다면 이 아이디어를 차용해 보는 것도 한 번 생각해 볼 만하다.

한편 실내에서 열리는 동물체험전은 항상 학대 논란에 노출된다.

김 교수는 "동물들은 학과 소속이며 진행요원들 역시 학생들로 1인1개체 책임제를 실시하고 있다"며 "특히 이 학생들은 체험전 과정에서 동물들이 아프거나 하면 안되기 때문에 철저한 관리를 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야외 동물원을 찾기 힘든 겨울철. 사람이 엄청 몰리지만 않는다면 찾아봐도 나쁘지 않을 행사다.

* 본 기사의 내용은 동아닷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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