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메드] ‘괜찮아, 사랑이야’ 조인성의 강박증,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다?

  • 입력 2014년 8월 13일 10시 37분


코멘트
팝아티스트 앤디 워홀은 5층 집에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단 2개의 방에서만 생활했다. 각종 잡동사니를 모아둔 상자가 600개가 넘었기 때문이다. 그는 저장 강박 증세를 보이는 ‘호더’(Hoarder)였다. 강박증은 다양한 형태로 알게 모르게 현대인들을 괴롭히고 있다.

길에서 사람들과 스치기만 해도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리거나 폭식과 거식을 반복하고, 조금의 더러움도 허용하지 못한다면 강박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세계인구의 2~3%나 앓고 있는 강박증은 천천히 자신의 삶을 조여와 극단의 위험으로 몰고 갈 수도 있다.

최근 정신과 병동을 배경으로 한 SBS 수목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의 여파로 정신질환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제작발표회 당시 노희경 작가는 드라마를 통해 정신적 아픔을 겪고 있는 사람에 대한 편견을 줄이고, 그들에게 손가락질하지 않는 분위기가 조성되도록 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정신과 병동이 배경인 만큼 등장인물들도 다양한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데, 남자 주인공 조인성의 경우 ‘강박증’이다. 강박증이란 마음속에 있는 특정한 충동이나 장면이 계속 떠올라 이를 없애기 위해 특정 행동을 하게 되는 증상을 말한다.

극 중 라디오 디제이이자 추리소설가인 조인성의 강박 증세는 몇몇 색깔에 집착하고, 침대에서 잠을 자지 못하는 것이다. 이렇게 소소한 강박 증세는 본인에게 스트레스를 주지만 사회생활에 큰 지장이 없다. 이것은 비단 드라마에 국한된 이야기만이 아니다.

분명한 강박증세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주변 시선과 강박증세가 사회생활에 문제되지 않음을 이유로 병원 가기를 꺼리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강박증을 계속 방치할 경우 증상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앞서 말했듯 강박증은 계속해서 떠오르는 생각을 지우고자 어쩔 수 없이 특정 행동을 하게 되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 영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에서 보도블록의 금을 밟지 않고 사람들과 절대로 부딪히지 않으려 하는 주인공 멜빈 우달(잭 니콜슨)을 들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유은정 좋은의원의 유은정 원장은 “강박증이 사고 또는 행동의 문제를 동반한다”고 말한다. 강박증 환자들 대부분은 원하지 않는데 지속적으로 떠오르는 생각을 갖고 있고, 자꾸만 일어나지 않는 위험한 일에 대해 걱정하게 된다는 것.

문제는 모든 정신과질환의 특징을 한 가지 원인으로 단정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강박증의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지만, 유전적인 요인과 더불어 특히 생물학적인 원인, 예를 들어 ‘세로토닌’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의 결핍이 대표적인 원인으로 여겨진다고 한다.

힐링유 심신치유센터의 최지환 원장 역시 “강박증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지 않으나, 위험하거나 안 좋은 일에 관련된 생각을 생성하는 특정 뇌 영역과 이런 생각을 걸러주고 조절해주는 역할을 하는 영역 사이의 연결에 문제가 생기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특히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의 불균형이 깊이 관련된 것으로 연구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한음 한방신경정신과 한의원 유종호 원장은 “한의학적인 관점으로 보았을 때 강박증이 울증(鬱證), 담미심규(痰迷心竅)에 해당된다”며 “평소 잘 놀래고 담이 약한 경우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근심·걱정이 많아져 강박증이 생기게 된다”고 말했다


사진·기사제공 : M미디어 라메드, 간예슬 기자 (kss@egihu.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