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RDNA 3 아키텍처로 가격·성능 모두 잡았다, AMD 라데온 RX 7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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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5월 24일 22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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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9일, 엔비디아가 메인스트림(중간 성능)급 그래픽 카드 라인업인 엔비디아 RTX 4060 및 4060 Ti를 공개했다. 전통적으로 60 라인업은 무난한 가격대와 성능을 갖춰 게이머들이 가장 많이 구매하는 제품이며, 게임사들 역시 이 라인업의 성능을 기준으로 게임을 만든다. 하지만 RTX 4060 및 4060 Ti는 이전 세대와 비교해도 성능이 15~20% 정도 밖에 오르지 않은 데다가, 메모리 인터페이스 성능은 절반으로 떨어져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물론 가격은 그대로 유지하거나, 조금 더 저렴해졌지만 새로운 아키텍처를 적용한데 따른 이점이 크지 않은 게 사실이다.

AMD 라데온 RX 7600 8GB 그래픽 카드, 리뷰 제품은 기준이 되는 제품인 ‘레퍼런스’ 그래픽 카드다. 출처=IT동아

한편 AMD 역시 메인스트림 급 라인업 그래픽 카드, AMD 라데온 RX 7600을 출시한다. RX 7600은 RX 7900 XTX 라인업에 사용되는 RDNA 3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제조되며, 가격 및 성능 구성을 보급형 사용자 눈높이에 맞췄다. RTX 4060 라인업을 기다린 사용자라면 도입을 고려해 볼 만 한 제품인 셈이다. AMD 라데온 RX 7600 레퍼런스 카드를 활용해 어떤 매력을 지니고 있는지 짚어본다.

RDNA 3 기반의 메인스트림 급 카드, AMD 라데온 RX 7600


AMD 라데온 RX 7600은 지난해 11월 공개된 RX 7900 라인업의 보급형 제품군이다. 아직 라인업을 갖추고 있는 상태인 까닭에 상위 제품으로는 RX 7900 XTX와 RX 7900 XT제품군만 있는 상황이다. 성능 면에서는 1440p(QHD) 해상도에 적합한 프리미엄 제품군 RX 6800 및 RX 6750 XT 보다는 아래 등급이며, 1080p(FHD) 해상도 게이밍 제품군인 RX 6600 XT 및 RX 6600와 동급 라인업이다. 직전 세대인 RX 6600과 비교해 2세대 AMD 인피니티 개시 기술이 사용돼 메모리 속도가 14Gbps에서 18Gbps로 크게 올랐고, AV1 인코딩을 지원함과 동시에 실시간 광선 추적을 위한 ‘레이 엑셀러레이터’도 탑재하고 있다.

전원은 8핀이며, HDMI 2.1a와 DP 2.1 UHBR 13.5를 지원한다. 출처=IT동아

리뷰에 사용되는 제품은 제조사가 기준으로 사용하는 제품인 ‘레퍼런스 카드’며, 메모리는 8GB GDDR6가 사용된다. 또한 RX6600이 HDMI 2.1a 및 DP 1.4까지 지원했었는데, RX 7600은 HDMI 2.1a 및 DP 2.1 UHBR 13.5 규격을 지원해 DP 대역폭이 최대 54Gbps까지 올라 최대 8K 165Hz 모니터 한대 혹은 8K 60Hz 모니터 두 대, 4K 144Hz 모니터 네 대까지 지원한다. 전력은 8핀 전원을 사용하고, 전력은 전작의 132W에서 165W로 상승했다. 이에 따라 필요한 권장 파워 서플라이는 550W다.

FHD 해상도 최적의 구성, 실질 게임 성능은?


시스템은 AMD 라이젠 9 7950X와 조합했다. 출처=IT동아


AMD 라데온 RX 7600 8GB의 성능을 테스트하기 위해 AMD 라이젠 9 7950X와 기가바이트 X670E 어로스 게이밍 메인보드를 연결하고, 지스킬 트라이던트 Z5 네오 16GB 메모리 두 개를 AMD 엑스포 기능을 활용해 6000MHz까지 끌어올렸다. 그래픽 카드는 아드레날린 드라이버 23.10.01.16 버전을 활용했다. 메인스트림 급 제품인 만큼 슬롯은 피시아이 익스프레스(PCI-Express) 슬롯 두 개만 차지하며, 전원도 기존 ATX 8핀만 꽂으면 된다.

3D 마크: 파이어 스트라이크(좌)와 타임스파이(우) 결과. 출처=IT동아

게이밍 데스크톱의 성능을 일관성 있게 산출하는 프로그램, 3D마크: 파이어 스트라이크, 다이렉트 12 테스트인 3D마크: 타임스파이 테스트를 각각 진행했다. 해당 테스트 점수는 다른 시스템 점수와 상대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값이다. 해당 테스트에서 AMD 라데온 RX 7600은 파이어 스트라이크에서 그래픽 점수 3만1758점을 획득했다. 가장 널리 쓰이는 그래픽 카드인 GTX 1060 6GB의 경우 동일 테스트 평균 1만3127점에 불과하며, RTX 3060 역시 2만2299점 정도다. 동일 테스트에서 3만3949점인 RTX 3070보다 연식, 등급이 낮은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면 성능 차이를 체감할 수 있을 정도다.

타임스파이 테스트에서는 1만914점을 획득했는데, RTX 3060 Ti가 1만1010점, RTX 3070이 1만2640점이다. 다이렉트 12 게이밍에서는 RTX 3060 Ti 수준의 성능이라 볼 수 있다.

AMD FSR, DXR 등 특수기능 활용도 높아져


AMD의 업스케일링 기술인 AMD FSR 2.1을 활용하면 평균 프레임을 더욱 높일 수 있다. 출처=IT동아

AMD 라데온 RX 7600의 매력은 단순히 성능 향상과 가격대비 성능을 넘어서, AMD 그래픽 카드의 부가 기능인 AMD 피델리티FX 슈퍼 해상도(AMD FidelityFX, FSR)나 실시간 광선 추적(레이 트레이싱, AMD DXR) 성능이 더욱 향상되었다는 데 있다. AMD 피델리티FX 슈퍼 해상도는 낮은 해상도로 이미지를 처리한 다음, 해상도를 키우는 업스케일링을 적용해 게임 프레임을 끌어올리는 기술이다.

사이버펑크 2077을 FHD 해상도 울트라 옵션으로 플레이했을 때, 평균 프레임은 86.10, 최대 126.78으로 측정됐다. 동일 조건에서 AMD FSR 2.1 기능을 최적화 성능으로 활성화했을 때의 프레임은 평균 103.27, 최대 153.08로 크게 높아졌다. 물론 FSR 2.1을 사용할 때의 화면이 미묘하게 덜 선명해 보일 수는 있으나, FHD 해상도 수준에서는 차이를 알아채기가 어렵다. 즉 메인스트림 급 제품으로도 상대적으로 고사양 환경을 실현할 수 있는 것이다.

또 다른 게임인 레드 데드 리뎀션 2도 FSR 2.0 적용 시 프레임을 더욱 높일 수 있다. 출처=IT동아


또 다른 게임인 레드 데드 리뎀션 2를 실행해 FSR 2.0에 따른 프레임 차이를 알아봤다. 해당 게임의 FHD 해상도, 매우 높음 옵션을 설정했을 때 비디오 메모리는 약 5천950MB 정도다. 여기서 AMD FSR 2.0을 활성화해도 6천39MB로 실질적인 비디오 메모리 상승률은 크지 않다. 그럼에도 게임 프레임은 일반 조건에서 평균 76.82프레임, FSR 2.0 적용 시 평균 프레임은 87.63으로 한층 더 높아졌다. FSR 2 지원 여부는 AMD 피델리티FX 슈퍼 해상도 설명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배틀그라운드는 FHD 최고 옵션에서 평균 185 프레임 정도를 제공한다. 출처=IT동아

플레이어언노운 배틀그라운드나 비슷한 사양의 일인칭 슈팅 게임 성능도 부족함이 없다. 배틀그라운드를 FHD 해상도 최고 옵션으로 설정한 다음, 약 2분 동안 튜토리얼을 진행한 다음 평균 프레임을 확인했다. 이때 RX 7600의 프레임은 평균 185.3프레임, 최소 163.9프레임으로 매우 안정적인 성능을 보여줬다. 배틀그라운드의 권장 사양이 AMD 라이젠 5 1600 및 엔비디아 지포스 GTX 1060 3GB인 만큼, 비슷하거나 더 높은 일인칭 슈팅 게임을 즐기더라도 사양의 부족함은 없다. FHD 해상도 144~240Hz 모니터를 조합하기에도 적절하다.

파크라이 6에서 AMD DXR을 활성화해도 FHD 울트라 옵션 기준 60프레임 이상을 확보한다. 출처=IT동아

실시간 광선 추적, 레이 트레이싱 성능은 어느 정도일까. AMD DXR 기능을 지원하는 파크라이 6를 활용해 DXR 활성화에 따른 성능 차이를 확인했다. 파크라이 6를 FHD 해상도 울트라 옵션으로 설정했을 때의 평균 프레임은 129프레임, 최대 144프레임으로 확인된다. 동일 조건에서 DXR 반사, DXR 그림자를 모두 활성화했을 때 프레임은 평균 84프레임, 최대 109프레임으로 낮아졌다. 비디오 메모리는 비 적용 상태가 4.83GB, 적용 상태가 4.47GB로 더 낮았다.

실시간 광선 추적은 게임 내에서 광원 등을 표현할 때의 깊이감이 더해진다는 장점은 있지만, 그만큼 더 많은 연산 처리가 필요해 실질 프레임이 감소된다. 그래도 파크라이 6 수준의 게임에서는 FHD에서 풍부한 DXR을 즐길 수 있고, 1440p 해상도에서도 50~60 프레임 수준에서 DXR을 누릴 수 있다.

20회 반복 테스트 시 GPU 온도 78도서 안정돼


온도는 테스트에서 약 78도, 실제 게이밍에서 84도 수준에서 안정됐다. 출처=IT동아

앞서 공개된 AMD 라데온 RX 7900 XTX 모델의 경우, 일부 모델이 GPU 과열로 인해 손상되는 문제가 있었다. 해당 문제는 GPU에서 발생하는 열을 방열판으로 옮기는 베이퍼 챔버가 불량이었던 것으로 밝혀졌고, 극도로 소수의 사용자에게만 문제가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용자들은 그래픽 카드가 과열되는 게 아닌가 우려할 수 있는 상황이고, 이번에 출시되는 RX 7600 역시 동일한 의문이 생길 수 있다.

AMD 라데온 RX 7600은 괜찮을까? 3D마크: 타임스파이를 20회 반복한 다음 각 회차별로 성능을 얼마나 유지하는지, 온도는 몇 도 수준인지 확인해 봤다. 해당 테스트에서 RX 7600의 성능 유지력은 99.8%, 온도는 최대 78도 수준을 유지했다. 99.8%라는 말은 20회 테스트 구간 중 가장 낮은 결과와 가장 높은 결과의 차이가 거의 동일하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온도의 경우 70대 중반이면 양호한 편으로 평가하는데, 게임 플레이 중에는 84도까지 상승했다. 레퍼런스가 아닌 일반 제조사 제품은 이보다 온도가 좀 더 낮은 편이니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기대보다 잘 나온 성능, 가격은 더 맘에 들어


AMD 라데온 RX 7600은 현재 GTX 1060이나 RTX 2060 등을 장착한 PC에 그대로 장착해도 무방한 제품이다. 물론 고주사율 모니터와 조합한다면 CPU 성능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 출처=IT동아

게임 플랫폼 스팀(Steam)이 집계하는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설문조사를 살펴보면, 2023년 4월 기준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그래픽 카드는 GTX 1650이며, 2위가 GTX 1060이다. 그다음도 GTX 3060과 노트북용 GTX 3060이고, 그 아래가 RTX 2060이다. 가장 많이 사용하는 그래픽 카드 10위 중 RTX 3070을 제외하면 모두 메인스트림 급 그래픽 카드다. 메인스트림 자체가 ‘주류’라는 의미인 만큼, 많은 게이머가 이 수준과 가격대의 제품을 구매하고 있다.

AMD 라데온 RX 7600 역시 메인스트림이 갖춰야 할 덕목인 무난한 성능과 가격대, 부족함 없는 활용도와 적절한 크기를 다 갖춘 제품이다. RDNA 3 아키텍처를 활용해 메인스트림임에도 1080p 게이밍에서는 부족함 없는 성능을 발휘하고, 그러면서 소비전력도 높지 않아 GTX 1060 등을 장착한 구형 PC에도 그대로 장착할 수 있다. 대신 100프레임 이상의 고주사율을 활용한다면 CPU도 함께 업그레이드 하는 게 좋다.

과거에 메인스트림으로는 기대조차 할 수 없었던 실시간 광선 추적 기능도 무난하게 쓸 수 있고, AMD FSR을 활용해 프레임을 끌어올릴 수 있다. 특히 가격이 269달러(한화 약 35만 원대)라는 점은 대단히 매력적이다. 국내 출시가는 이보다 높겠지만, 경쟁 제품인 RTX 4060의 299달러(약 39만 원대)와 비교하면 더 저렴하다. 40만 원대 미만이면서 가격 대비 성능비와 와트당 성능이 높은 제품을 찾는다면 AMD 라데온 RX 7600을 고려하자.

동아닷컴 IT전문 남시현 기자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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