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위성’ 싣고 우주로 가는 누리호… 첫 실전 발사 카운트다운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5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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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위성 탑재해 24일 3차 발사

16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발사체조립동에서 누리호 1, 2단과 3단 결합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16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발사체조립동에서 누리호 1, 2단과 3단 결합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24일 예정된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3차 발사는 우주발사체로서의 진정한 역량을 검증할 최종 시험 무대다. 위성 등 탑재체를 목표 궤도에 실어나르는 발사체 본연의 역할을 최초로 수행하는 ‘첫 실전 발사’이기 때문이다. 1차 발사 때는 위성 모사체만 쏘아 올렸고, 2차 발사 당시는 성능검증위성과 큐브위성, 위성 모사체를 모두 실었다. 이번 3차에서는 명확한 임무가 부여된 실용위성들이 각자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우주로 떠난다.

이번에 누리호에 탑재되는 위성은 총 5종이다. 한국천문연구원이 개발한 군집위성 ‘도요샛(SNIPE)’이 4기, 나머지 4종이 각 1기씩으로 총 8기다. 임무 수명은 6개월부터 2년까지 다양하다. 이들 8기 위성이 목표 궤도에 안착해 각 임무를 온전하게 수행해야 3차 발사를 ‘성공’으로 결론내릴 수 있는 셈이다.

● 주탑재체는 KAIST의 ‘차세대소형위성 2호’


나로호가 우주로 데려갈 위성들 중에는 우선 KAIST가 개발한 차세대소형위성 2호(NEXTSAT-R)가 있다. 179.9kg 무게의 장비다. 가로 폭은 발사될 때 974mm지만 임무 상태가 돼 안테나를 펼치면 5203mm로 늘어난다. 우주에서 지구를 관측하는 합성개구레이더(SAR)의 성능을 확인하는 것이 주된 임무다.

SAR은 그동안 해외 기술력에 의존했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국내 연구진이 개발에 성공했다. 해상도 5m 및 관측 폭 50km의 X선 주파수 대역으로 지구를 관측할 수 있다. 광학카메라와 달리 빛과 구름의 영향을 받지 않아 주야간을 가리지 않고, 악천후에도 기상 관측이 가능하다는 것이 강점이다. 우주에서 지구를 관측한 자료는 해양 환경 오염, 산림 생태 변화, 북극 해빙 변화 탐지 등에 활용된다.

이 위성 개발을 주도한 장태선 KAIST 교수는 “이번 누리호에 실리는 SAR의 해상도가 세계 최고 수준은 아니지만 국내 연구진이 개발 과정의 핵심을 도맡았다는 사실이 중요하다”며 “목표했던 관측 영상을 무사히 획득하면 국산 영상레이더 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세대소형위성 2호는 지구 가까운 궤도에서 우주방사선 관측에도 나선다. 우주 공간의 중성자와 하전입자에 대한 정밀 선량 지도를 작성해 우주방사선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한 자료를 수집할 계획이다. 위성에 탑재되는 우주방사선관측기 ‘LEO-DOS’ 운영 책임자인 남욱연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가까운 미래에 달 유인탐사가 이뤄지기 위해선 우주 환경에서의 방사선이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차세대소형위성 2호는 이 밖에 각각 우주 환경에서 작동하는 위성 내 부품 열제어장치, 전력증폭기, GPS 수신기, 태양전지 배열기 등 위성핵심기술 4종의 성능을 검증한다.

● 국내 민간 기업 개발 주도 큐브위성 활약 주목

이번 3차 발사에서는 7기의 큐브위성도 실린다. 큐브위성은 가로 세로 높이가 10cm씩인 단위 위성(1유닛)을 여러 개 붙여 만든 초소형 위성들이다. 1유닛의 무게는 6∼10kg 정도다.

한국천문연구원은 4기의 큐브위성을 동시에 발사한다. ‘도요샛’이란 이름의 이 위성은 편대비행을 하는 게 특징이다. 4기의 위성이 서로 신호를 주고받으며 우주 환경을 입체적으로 분석, 플라스마의 분포를 측정하게 된다. 플라스마는 우주 환경에서 발생하는 전파 장애의 원인 중 하나로 태양풍에 영향을 미친다.

민간 기업 3곳이 개발한 큐브위성도 누리호에 실린다.

루미르의 큐브위성은 우주방사능 분포를 탐지하는 방사능 검출기가 탑재됐다. 방사능 분포를 확인하고 이로 인한 컴퓨터 시스템을 검증하는 것이 주된 임무다. 오대수 루미르 이사는 “우주방사능의 영향을 받은 위성들은 순간적으로 오작동하는 경우가 많다”며 “큐브위성을 통해 우주방사능에서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을 검증하면 다른 국내 큐브위성에도 널리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져스텍은 큐브위성이 우주 공간에서 올바른 자세를 제어하는 모터기술 실증에 나선다. 큐브위성에 사용되는 별추적기, 반작용휠, 자기토커, 전력계 등 주요 부품을 검증한다. 카이로스페이스는 지구의 기상 현상을 관측하는 위성을 누리호에 싣는다. 한반도 지표면에서 편광데이터를 수집하고 위성이 고장 나거나 임무를 종료했을 때 우주궤도 이탈 기능이 제대로 동작하는지 확인하는 능력을 검증할 계획이다.

박정연 동아사이언스 기자 hesse@donga.com
#누리호#첫 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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