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드니 키가 줄었다? 중년 남성도 ‘골다공증’ 조심을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8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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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라, 왜 바짓단이 끌리지?” 장롱에서 가을 옷들을 미리 꺼내 입어 보던 김 부장(55)이 거울 앞에서 혼란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예전에는 딱 맞던 바지가 더 길어진 듯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빨래가 잘못됐나 싶었지만 다른 하의들을 입어 봐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키가 줄어들었다는 것 외에는 설명되지 않는 상황. 평소 앓던 질환이나 아픈 곳도 없던 터라 김 부장은 어리둥절할 뿐이다.》

중년 남성이라면 갈수록 줄어드는 키에 대한 고민을 한 번쯤은 해봤을 것이다. 신체 노화가 진행됨에 따라 척추 사이의 추간판(디스크)과 관절의 탄력성이 감소하면서 자연스레 키도 줄어드는 탓이다. 대개 40대 이후부터 10년에 1cm가량 신장이 작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김 부장의 경우처럼 갑작스럽게 키가 줄었다는 느낌을 받는다면 현재 건강 상태를 면밀히 확인해보는 것이 좋겠다. 중년 이후 소리 없이 찾아오는 ‘골다공증’을 의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골다공증은 뼈의 밀도가 낮아져 강도가 크게 약해지는 증상으로 지난해 환자 수가 112만 명을 넘어설 정도로 대표적인 근골격계 질환이다. 작은 충격에도 골절이 발생하고 그로 인한 합병증의 위험도 커 중년 이후 전체적인 삶의 질을 낮추는 요인이 된다.

골다공증은 전체 환자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90%가 넘기 때문에 여성질환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폐경 이후 여성들을 중심으로 골다공증이 다발하는데, 골밀도를 유지하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분비량이 갱년기에 급격히 감소하면서 골조직의 생성보다 흡수가 빨라지는 것이 원인이다. 반면 남성은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지속적으로 분비돼 골 약화가 더디게 진행되므로 골다공증의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다.

하지만 중년 이후 남성의 경우 골다공증에 대해 마냥 안심하고 있어서는 안 된다. 남성도 30대 중반부터 성 호르몬 분비량이 줄어들기 시작해 1년에 1% 정도 서서히 감소한다. 결국 남성도 나이가 들면 갱년기를 겪게 되는 것이다. 실제 국내 50세 이상 남성 10명 중 5명은 골다공증 혹은 골감소증을 갖고 있다는 학계의 보고도 있다.

문제는 골다공증이 별다른 징후를 보이지 않아 치료를 늦게 시작하는 사례가 많다는 점이다. 가장 주의해야할 것이 갑작스럽게 키가 줄어드는 것이다. 현재 키가 예전에 비해 3∼4cm 이상 차이가 난다면 골다공증으로 인해 허리나 등이 구부러졌거나 척추가 내려앉는 척추압박골절이 진행 중일 수 있다.

만약 골다공증이 의심된다면 전문가의 진단과 함께 조기 치료에 나서는 것을 추천한다. 한방에서는 골다공증 치료 및 예방을 위해 신체 기능을 증진시키고 골밀도 감소를 억제하는 한약을 처방한다. 대표적인 처방으로 생약 복합물인 연골보강환(JSOG-6)이 있다. 연골보강환의 효과는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와 서울대 약대 천연물과학연구소의 공동 연구를 통해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SCI(E)급 국제학술지 ‘BMC Complementary & Alternative Medicine’에 게재된 연구논문에 따르면 연골보강환은 뼈를 생성하는 조골세포의 분화와 성숙도를 향상시키고 골다공증 유발 인자를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활습관 개선도 골다공증 예방에 필수적이다. 가장 중요한 것이 운동이다. 골밀도와 근육량은 비례 관계인 만큼 운동을 통해 근력을 키울수록 뼈도 건강해진다. 골다공증이 아직 나타나지 않았거나 초기라면 스쾃처럼 뼈에 체중이 실리는 근력 운동이 효과적이다. 또한 골밀도에 관여하는 칼슘과 비타민D 보충을 위해 종합비타민제나 영양제를 복용하고, 흡연은 유해 물질인 카드뮴을 체내에 축적시켜 뼈 형성에 문제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가급적이면 피하도록 한다.

신장과 골밀도의 감소는 나이가 들수록 누구에게나 일어나는 현상이다. 그러나 ‘중년 이후 삶은 뼈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성별에 관계없이 골다공증 염려 없는 건강한 삶을 위해 뼈를 튼튼히 만드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창연 대전자생한방병원 병원장
#헬스동아#건강#의학#골다공증#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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