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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IT/의학

화성 착륙 15개월 만에… 불모지 달리며 생명체 흔적 찾아라

입력 2022-06-10 03:00업데이트 2022-06-10 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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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퍼시비어런스’ 본격 탐사 돌입
미 항공우주국(NASA) 화성 탐사선 ‘퍼시비어런스’가 촬영한 화성 사진. NASA 제공
지난해 2월 화성에 착륙한 미국의 화성 탐사 로버(이동형 로봇) ‘퍼시비어런스’가 본격적인 생명체 탐사에 나섰다. 화성 착륙 후 약 15개월 만에야 본래 주어진 임무 수행에 나선 것이다.

미국항공우주국(NASA·나사)은 지난달 28일 퍼시비어런스가 착륙지인 예제로 분화구의 호크스빌 갭 지역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이 지역은 39억 년 전 강이 흐르며 퇴적물이 쌓여 만들어진 삼각주 지형으로 추정되는 곳이다. 퇴적물은 생명체에 필요한 탄산염 등 유기물질이 풍부하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호크스빌 갭에 고대 생명체의 흔적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영어로 ‘인내’라는 뜻의 퍼시비어런스는 나사의 9번째 화성 착륙선이자 5번째 화성 로버다. 길이 3m, 무게 1026kg으로 소형차 크기다. 6개 바퀴로 달리며 과학장비 7대와 카메라 23대가 실려 있다. 퍼시비어런스의 주 임무는 화성에서의 1년인 687일간 생명체의 흔적을 찾는 것이다.

퍼시비어런스의 핵심 임무 수행은 예상치 못한 발견으로 늦어졌다. 착륙 지점 지표면에서 뜻밖에 화성암이 발견돼 착륙 후 3개월 동안 화성암 분석과 장거리 이동 준비에 집중했다. 화성암은 화학 원소의 방사성 붕괴를 기반으로 생성 연대를 측정하는 데 용이하다.

화성 탐사선 퍼시비어런스가 지난해 화성 표면에서 포착한 소리를 분석한 결과 화성의 음속이 지구의 3분의 2 수준으로 느리고 고음과 저음의 전달 속도가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화성 탐사선 퍼서비어런스에 탑재된 슈퍼캠(아래쪽 사진)은 유기물을 찾기 위해 마이크, 카메라, 레이저, 분광계 등을 장착하고 있다. NASA 제공
퍼시비어런스는 화성암 분석을 마친 뒤 착륙지에서 약 2km 떨어진 호크스빌 갭까지 이동을 시작했다. 분당 2.5m 속도로 장애물들을 피하며 이동해 4월 삼각주 지형의 외곽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미세한 진흙이 쌓여 딱딱하게 굳은 암석인 이암이 발견됐다. 이암은 보통 느리게 흐르는 강이나 호수에서 발견된다. 빠르게 흐르는 강에서 형성되는 사암도 발견됐다. 케이티 모건 나사 퍼시비어런스 프로젝트 연구원은 “이런 암석들은 생명체 번성을 유추해볼 수 있는 중요한 연구자료”라고 말했다.

퍼시비어런스가 도착한 지역은 삼각주 지형에서 지대가 가장 낮은 곳이다. 가장 오래전 형성된 퇴적층이라 고대 생명체 흔적을 찾기에 적합한 장소로 꼽힌다. 퍼시비어런스는 최근 몸체에 달린 지름 5cm짜리 원형 판으로 땅을 파기 시작했다. 암석 채취와 분석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사전작업이다.

삼각주 탐사는 2∼3개월 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탐사를 이어가는 동안 나사 과학자들은 다음 탐사 위치를 검토할 예정이다. 퍼시비어런스에는 길이 5cm가량의 분필만 한 표본 용기 43개가 실려 있다. 올해 9월에는 지금까지 수집된 샘플들을 지구로 귀환시킬 만큼 과학적 가치가 있는지 평가가 진행된다. 나사는 시간과 비용 문제로 30개의 표본만 지구로 가져올 계획이다.

표본 수거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당초 나사는 2026년 탐사선을 화성으로 보내 2028년 표본을 회수하고 2031년쯤 지구로 돌아올 계획을 세웠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일정이 변경됐다. 나사는 새로운 계획을 짜고 있다. 표본 용기는 화성에서 수십 년간 보관이 가능하다.

퍼시비어런스는 지금까지 약 11km를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장애물을 피해 이동하다 보니 예상보다 거리가 늘었다. 올해 3, 4월에는 약 5km를 주행하며 지구 밖 행성에서 가장 긴 거리를 이동한 로버라는 기록도 세웠다. 앞으로도 매년 약 15km를 더 이동해 화성에 남아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고대 생명체 탐사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고재원 동아사이언스 기자 jawon121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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