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 수리’ 도입한 애플…애플스토어 수리비보다 ‘3달러’ 싸다

  • 뉴시스
  • 입력 2022년 4월 28일 10시 58분


코멘트
애플이 고장난 아이폰을 이용자가 스스로 고칠 수 있는 ‘셀프 수리 서비스’를 도입했다. 일각에서는 셀프 수리와 서비스센터(애플스토어 등) 수리 비용의 차이가 적게는 수천원 수준에 그친다며 효용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CNBC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을 비롯한 자사 제품의 교체 부품과 전용 공구 등을 주문할 수 있는 온라인 매장을 열었다.

해당 매장에서는 이용자들은 아이폰12와 아이폰13 시리즈, 아이폰SE 3세대를 수리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200개 이상의 부품과 도구를 구매할 수 있다. 수리 도구를 직접 구매하고 싶지 않은 경우에는 일주일에 49달러(약 6만2000원)의 가격에 도구를 대여하는 것도 가능하다.

셀프 수리 서비스는 현재 미국에서만 시작됐지만 올해 말에는 유럽을 비롯한 다른 나라로까지 확장되고, 맥북 수리용 부품도 추가될 전망이다.

다만 이용자가 직접 수리하는 것과 서비스센터에 맡기는 것의 가격 차이가 3달러(약 3800원)에 불과하다는 계산이 나오면서 애플의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비전문가인 이용자가 수리하는 것보다 서비스센터에 맡기는 것이 당연히 더 안전한 방법인 만큼 가격 차이가 크지 않다면 굳이 셀프 수리를 이용할 이유가 없다는 지적이다.

WSJ는 아이폰12 미니를 예로 들며 의구심을 표했다. WSJ에 따르면 아이폰12 미니의 깨진 액정화면을 교체하기 위해서는 부품 가격 225.96달러(약 28만6000원)와 수리 도구 비용을 별도로 지불해야 한다. 애플스토어 등에 수리를 맡겨 액정화면을 교체하는 비용은 229달러(약 29만원)다. 당장 부품 가격과 수리 비용의 차이가 3달러 수준에 그치고, 수리 도구 비용을 고려하면 오히려 셀프 수리의 비용이 더 비싸질 수도 있다.

정리해보면 더 비싼 금액에 본인의 수고까지 들여 직접 고장난 기기를 수리해야 하는 셈이다. 서비스센터의 전문가들이 수리하는 것보다 안전성이나 신뢰도가 떨어지는 것도 문제다.

더욱이 애플은 셀프 수리 서비스에 대해 별도의 기술 지원을 제공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셀프 수리를 시도하는 이용자가 제품을 분해한 뒤 문제가 생기거나 문의 사항이 생겨도 도움을 요청할 담당자가 없다는 것이다. WSJ는 셀프 수리 도중 문제가 생긴다면 애플스토어에 도움을 청할 수는 있지만, 셀프 수리 서비스에 포함된 사안이 아닌 만큼 별도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당초 애플은 자사 제품에 대해서 애플스토어나 공인 서비스 공급자를 통한 수리만 허용하는 등 엄격한 규정을 적용해왔지만, 최근 미국 정부가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하는 행위를 개선하라고 지시하면서 셀프 수리 서비스를 도입하게 됐다. 터무니없는 가격 문제가 출시 직후부터 제기되면서 애플이 정부의 지시에 따라 ‘보여주기식’으로 셀프 수리 서비스를 도입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