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수 ‘비상’… 대체재 개발은 언제?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1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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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용 요소수, 차량용으로 전환
화물차 운행중단 사태 긴급진화
탄화수소-일산화탄소 등 대체물질
질소산화물 제거 성능 떨어져 문제

중국의 요소 수출 제한으로 국내에서 화물차 등에 들어가는 요소수 품귀 현상이 발생하자 물류대란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차량용 요소수 매점매석 행위를 금지하는 조치에 나서는 한편, 산업용 요소수를 차량용으로 돌려 급한 불을 끄기로 했다. 과학계에선 요소수를 대체할 물질과 기술을 개발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완벽히 대체할 기술을 찾지 못하고 있다.

요소수는 경유차가 배출하는 미세먼지 유발 물질인 질소산화물을 질소로 바꾸는 물질이다. 석탄이나 천연가스에서 추출한 요소(32.5%)를 물(67.5%)에 희석해서 만든다. 경유차에 요소수를 넣는 이유는 배기가스 중 오염물질을 70% 이상 줄여주기 때문이다. 요소수는 경유차에 의무 장착한 ‘선택적촉매환원장치(SCR)’를 통해 암모니아로 바뀌어 배기가스와 화학반응을 한다. 배기가스에 섞인 발암물질인 질소산화물에서 산소를 떼어내 무해한 질소(N₂)와 물(H₂O)로 바꾸는 환원제 역할을 한다. 요소수를 제때 주입하지 않으면 질소산화물 저감 효과가 사라진다.

요소수가 암모니아로 바뀌어 질소산화물과 반응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일각에선 암모니아를 다른 방식으로 생산해 대체물질로 활용하면 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하지만 과학계에선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있다. 허일정 한국화학연구원 환경자원연구센터장은 “이 경우 차량에 암모니아 탱크를 추가로 달아야 하기 때문에 번거로울 뿐만 아니라 현행법상 달 수도 없다”고 했다.

과학계에선 요소수를 대체할 다양한 물질을 환원제로 사용하는 방법을 개발, 연구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상용화된 것은 없다. 요소수를 대체할 주요 후보로는 현재 탄화수소, 일산화탄소, 수소 등이 꼽히고 있다. 허 센터장은 “이들 연구가 현재 실증 단계에 있지만 요소수보다 질소산화물 제거 성능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어 상용화까진 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다급해진 정부는 산업용으로 사용하던 요소수를 차량용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산업용 요소수의 재고 현황을 파악하고 차량용 전환이 가능한지 기술 검토에 착수했다.

요소수는 순도에 따라 경유차용과 선박용·산업용으로 나뉜다. 순도가 다른 이유는 경유차와 선박·산업에 사용하는 촉매가 다르기 때문이다. 요소수는 질소산화물과 반응할 때 별도의 촉매가 반드시 필요하다.

경유차는 비교적 온도가 낮은 환경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고 경유에 황이 덜 포함돼 있는 반면, 선박에서 사용하는 벙커C유에는 황이 많이 포함돼 있다. 요소수에 불순물이 많으면 제올라이트계 촉매의 수명이 단축되기 때문에 경유차에 사용되는 요소수는 순도가 높다. 허 센터장은 “산업용 요소수를 잘 정제할 수 있다면 이론적으로는 경유차에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요소수 제조업계에서는 정제가 불완전할 경우 질소산화물 제거 장치가 고장 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한다.

서동준 동아사이언스 기자 bios@donga.com
#요소수#품귀 현상#대체재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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