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내비, 길찾는 방법이 달랐네!

조승한 동아사이언스 기자 입력 2021-10-22 03:00수정 2021-10-2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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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목적지 방향 따라 길 선택
최단 경로 계산보다 단순한 방법
내비게이션 장치는 지도 속 거리를 일일이 계산해 가장 빠른 길을 안내한다. 때론 골목골목을 오가는 복잡한 길로 이끌기도 한다. 하지만 인간은 내비게이션의 안내를 따르지 않고 다른 길로 향하는 경우가 많다. 출발지와 목적지를 왕복할 때 서로 다른 길을 택하기도 한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도시연구 및 계획학부 카를로 라티 교수와 파올로 산티 수석연구원은 내비게이션과 사람의 선택이 다른 이유를 밝혀 국제학술지 ‘네이처 계산과학’에 18일(현지 시간) 발표했다. 인간은 경로가 길어지더라도 목적지 방향과 최대한 일치하는 경로를 선택하는 것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인간의 길 찾기 전략을 분석하기 위해 미국의 두 도시인 보스턴과 케임브리지 간 보행자 1만4000명의 이동 경로 55만 개를 기록한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데이터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보행자들은 최단 경로 대신 약간 더 멀어도 목적지와의 각도 편차를 최소화하는 경로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티 수석연구원은 “인간이 길을 찾는 모델이 최단 경로를 찾는 것이 아니라 목적지와 진행 방향의 각도 변위를 최소화하는 성향이 있음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목적지가 북쪽에 더 가까운 북동쪽에 있다면 갈림길에서 동쪽으로 꺾은 후 북쪽으로 이동하는 것이 거리상 유리하더라도 우선 북쪽으로 이동한다는 것이다. 이후 동쪽으로 더 목적지가 가까워지고 나서야 다시 길을 꺾어 목적지를 찾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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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인간이 지도를 정확하게 머릿속에 담지 못하다 보니 기준점이나 랜드마크 등 주변에서 얻는 정보를 통해 공간을 탐색하는 방향으로 진화했다고 분석했다. 최단 경로를 복잡하게 계산하기보다 두뇌 작업량을 줄여 다른 작업에 더 많은 힘을 할애할 수 있도록 진화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주변 지형이나 사물 위치보다는 방향을 기준으로 삼는 탐색법이 곤충에서 영장류까지 이르는 동물들에게서 광범위하게 나타난다고 덧붙였다.

라티 교수는 “스마트폰과 휴대용 전자제품이 점점 인간을 모사한 인공지능(AI)과 결합하고 있다”며 “우리 뇌가 사용하는 계산법과 기계가 사용하는 계산법이 어떻게 차이가 나는지를 더 잘 이해하는 것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조승한 동아사이언스 기자 shinjsh@donga.com
#인간#내비게이션#길 찾기 전략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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