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툭튀’ 심하다고? 갤노트20 디자인팀이 말하는 매력은…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8월 20일 18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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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툭튀? 오히려 뻔뻔하게 드러냈죠”

삼성전자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 노트20, 노트20 울트라가 21일 공식 출시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갤럭시 노트20을 통해 많은 새로운 시도를 했다. 갤럭시 노트는 스마트폰 시리즈 중 가장 충성도 높은 고객을 보유하고 있지만 보다 많은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해 노트20, 노트20 울트라 디자인에 차이를 뒀다. 한 눈에 시선을 사로잡는 색상보다는 따뜻하면서 신뢰감을 준다는 ‘미스틱 브론즈’를 대표 색상으로 선정했고, 갤럭시 탭S7, 갤럭시 버즈 라이브 등 하반기 신제품 모두 이 색을 ‘패밀리 룩’으로 입혔다.

이 덕분인지 사전 예약 고객을 대상으로 한 갤럭시 노트20 개통 첫날인 14일 개통량이 ‘25만8000대’를 기록했다. 역대 최대 기록이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디자인팀은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갤럭시 노트20의 미스틱 브론즈가 내는 은은한 세련미가 잘 표현되지 않아 아쉽다”며 “공식 출시 후 실물을 접하는 사람들이 늘수록 갤럭시 노트20의 인기는 더 커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하지만 아직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갤럭시 노트20 울트라 모델 ‘카툭튀(카메라가 툭 튀어나옴)’가 부담스럽다” “노트20, 노트20 울트라가 각각 평평한 플랫, 좌우가 휘어진 에지형이라 무엇을 선택할지 고민된다” 등 크고 작은 질문들도 이어진다. 노트 시리즈의 상징인 ‘S펜’의 위치가 왼쪽으로 이동해 불편을 호소하는 소비자도 적지 않다.

19일 갤럭시 노트20의 디자인 개발을 이끌었던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디자인팀 김인식 프로(디자인 담당), 박준상 프로(소재 및 색상 담당), 최유진 프로(전략 담당)를 만나 갤럭시 노트20에 대한 다양한 질문을 했다. 이번 인터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화상 인터뷰로 진행했다. 아래는 일문일답.



-갤럭시 노트20 울트라 모델의 경우 ‘카툭튀’가 심하다는 반응이 많다.


“숨기기보다 뻔뻔하게 드러냈다. 물론 카툭튀는 개발 과정에서 큰 고민이었다. 고성능 카메라이기 때문에 줄일 수 없는 높이였다. 언제까지 숨기거나 피하듯 디자인을 할 수는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오히려 카메라의 파워풀한 성능을 대담하게 드러내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다. 갤럭시 노트 시리즈는 S펜의 노트 경험과 함께 대화면, 배터리, 카메라 전반적인 부분에서 월등한 성능이 요구된다. 특히 카메라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 요소다. 화면 비율과 손에 쥐었을 때 느낌, 무게 등 전체적인 균형을 유지하면서도 고성능 카메라 특성을 특히 강조했다. 갤럭시 노트20 울트라 카메라를 보면 렌즈 하나하나가 독립적인 카메라인 것처럼 강조돼있다.”

-갤럭시 노트20 대표 색상인 ‘미스틱 브론즈’에 대한 소비자 반응이 좋다.

“현재의 미스틱 브론즈를 표현하기 위해 250여개의 색상 표현군을 연구했다. 그만큼 미스틱 브론즈는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 나온 결과물이다. 전작 노트10이 강렬한 색상으로 자신감을 강조했다면 미스틱 브론즈는 배려와 차분함, 오래가는 아름다움을 담자는 목표를 갖고 만들어진 색상이다. 따듯하고 신뢰감을 주는 색상이라 생각한다. 최근 사회적, 환경적 불안감이 커진 상황에서 자극적이고 유행하는 색상보다는 오래 지속되는 안정감을 주는 색상을 선택했다. 1년 내내 치열하게 고민했다.”

-갤럭시 노트20 울트라의 미스틱 브론즈는 무광인데, 다른 색상은 유광인 이유가 무엇인가.

“블랙, 화이트 등 무채색의 경우 기존 사용자들에게 익숙하고 친근한 경험을 유지하자고 했다. 새로운 시도도 중요하지만 기존 노트 시리즈의 충성도 높은 사용자들의 취향도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 외에는 모두 안개가 낀 듯 은은하면서도 신비한 헤이즈(Haze) 마감을 통해 무광처리를 했다. 우아하고 차분한 느낌을 줄 뿐만 아니라 고급스러운 촉감과 지문 걱정이 없는 실용성까지 더했다. 만져도 지문이 묻지 않고, 색이 주는 세련미가 그대로 유지된다.”

-갤럭시 노트20, 노트20 울트라 디자인도 평평한 플랫, 좌우가 굴곡진 에지 방식으로 다른 선택을 했다. 이유가 무엇인가.

“우선 갤럭시 노트20 울트라 모델의 경우 6.9인치 대형 디스플레이를 탑재하는 등 기존 노트 시리즈의 전통을 이어간 제품이다. 다만 6.9인치 디스플레이를 좌우가 평평한 플랫 방식으로 디자인하면 스마트폰의 가로폭이 넓어져 손에 쥐었을 때 불편해진다. 이 제품은 전작 대비 0.1인치 화면을 키우면서도 가로폭을 유지한 것이 특징이다. 반면 6.7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갤럭시 노트20은 노트 시리즈를 경험해보고 싶어하는 소비자를 위한 제품이라고 보면 된다. 플랫 디자인을 유지해 심리적 장벽을 낮췄고, 불편함이 없도록 디자인했다. 소비자들에게 더 익숙한 제품 형태인 것이다.”

-갤럭시 노트20 디자인을 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이 무엇인가.

“디자인팀은 매년 사회문화,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을 연구한다. 요즘 시장의 흐름은 ‘하나를 사더라도 제대로’다. 정말 오랫동안 가치를 지속시킬 수 있는 제품을 구입하려고 한다는 뜻이다. 특히 프리미엄 제품군에서는 이런 소비자 특성이 더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갤럭시 노트20 시리즈의 전략적 디자인 테마도 ‘지속가능한 프리미엄’, 즉 오랫동안 가치가 이어질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외관 디자인은 최대한 심플하게, 소재와 색상도 질리지 않고 오랫동안 세련됨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갤럭시 탭 S7 시리즈, 갤럭시 워치3, 갤럭시 버즈 라이브 등에도 ‘미스틱 브론즈’ 색상이 출시됐다. 그만큼 이 색상에 자신이 있다는 뜻인가.

“그렇다. 신제품 공개 행사 전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이 스마트폰뿐 아니라 삼성전자 제품들의 ‘연결과 확장’의 경험을 통해 소비자들이 더 효율적으로 일하고, 편리한 생활을 만끽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도 이 맥락에서다. 미스틱 브론즈라는 ‘패밀리 룩’을 통해 이 같은 ‘갤럭시 에코시스템’을 더 강조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갤럭시 노트20 시리즈에 대한 어떤 평가가 나오길 원하는가.

“우선 제조사 입장에서는 단일 모델 혹은 시리즈에 서로 다른 소재나 디자인을 적용하는 경우가 드물다. 그만큼 관리하고 선택해야 할 디자인적 요소들이 많고, 생산라인도 다양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각 제품의 인기가 삼성전자의 전략과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면 글로벌공급관리(SCM)도 더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각 모델별로 색상과 디자인, 소재를 다양화한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20 시리즈가 삼성전자에게 큰 ‘도전’이라는 뜻이다. 반대로 각각의 제품 완성도를 최대치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기도 하다. 갤럭시 노트20을 직접 보고 만져보는 소비자라면 분명 마음을 뺏길 것이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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