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100년간 기온 1.8도 상승…현상 유지시 감염병 증가

  • 뉴시스
  • 입력 2020년 7월 28일 14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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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기상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 2020' 발간
온실가스 저감 노력 없으면 21세기말 4.7도 상승
벼 생산성은 25% 줄어들어…폭염 일수는 35.5일

100년이 조금 넘는 기간에 우리나라 지표 온도는 1.8도나 상승했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현 추세대로 유지한다면 21세기 말 강원도에선 감귤 재배가 가능지만 전국에서 각종 감염병 발생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환경부와 기상청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 2020’을 공동 발간했다고 28일 밝혔다.

이 보고서는 지난 2014년부터 올해까지 발표된 국내·외 논문과 보고서 1900여편을 분석·평가한 ‘기후변화 백서’다. 우리나라 기후변화 관측·예측·영향·적응 현황을 분석하고 미래를 전망하기 위해 발간됐다.

보고서는 ‘기후변화 과학적 근거’와 ‘기후변화 영향 및 적응’ 두 가지로 나눠서 발간됐다. 세부 분야별 전문가 120명이 참여했으며 전문가 의견수렴을 거쳐 보고서 내 신뢰도를 3단계로 평가해 제시했다.

기후변화의 과학적 근거에 따르면 최근 한반도 기온과 강수 변동성이 전 지구적인 온난화 현상, 장기적인 기후 변동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지구 평균 지표 온도는 1880~2012년 사이 0.85도 상승했지만 우리나라에선 1912~2017년 사이 1.8도나 상승했다. 온실가스 저감 정책이 상당히 실현되는 경우 21세기 말에는 2.9도 정도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현재 추세대로 온실가스가 배출될 경우엔 4.7도나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1912년부터 2017년까지 연평균 강수량은 전반적으로 증가했다. 여름철 강수량이 10년에 11.6㎜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다른 계절엔 변화 경향이 뚜렷하지 않았다.

우리나라 주변 해양 표면 수온은 1984년부터 2013년까지 30년 동안 1년에 0.024도씩 상승했다. 해수면은 1989년부터 2017년까지 연간 2.9㎜ 올랐다.

기후변화 영향과 적응 부분에서는 기후변화로 생태계 분포와 재배 작물 변화, 질병 증가 등 우리나라 사회 전 부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현재 추세대로 유지될 경우 2090년 벚꽃 개화 시기는 현재보다 11.2일 빨라진다. 2080년대 소나무숲은 현재보다 15% 줄어든다. 21세기 말 우리나라 벼 생산성은 25% 이상 감소한다는 전망도 나왔다. 사과 재배지 면적은 줄어들고 강원도 지역에서 감귤을 재배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왔다.

폭염 일수는 연 10.1일에서 불과한 폭염 일수는 21세기 후반 35.5일 증가할 것으로 관측됐다. 폭염에 따른 기온 상승에 동·식물 매개 감염병, 수인성 감염병도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올해 하반기 수립 예정인 ‘제3차 국가 기후변화 적응대책’(2021~2025년)을 비롯해 정부, 지자체, 공공기관의 정책 수립에 참고될 예정이다. 2022년 발간 예정인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제6차 평가보고서 중 동북아시아 기후변화 기술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황석태 환경부 생활환경정책실장은 “폭염, 홍수 등 이상기후로 인한 피해가 증가하고 있어 취약계층 보호가 중요하다”며 “사회적 형평성과 지속가능성을 고려해 ‘제3차 국가 기후변화 적응대책’을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29일부터 환경부 홈페이지 또는 기상청 홈페이지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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