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ing] 엑스골프 조성준 대표, "골프를 쉽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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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5월 27일 16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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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골프(XGOLF)는 골프장 예약 서비스, 골프연습장 프랜차이즈, 골프연습장 무인 결제 시스템, 광고/프로모션/DB마케팅, 골프 전시회 주최 및 주관 등 골프 관련 사업을 17년간 이어온 중견기업이다. 설립일은 2003년 4월 25일. 2019년 12월 기준, 일반 예약(부킹) 및 골프패키지 이용 35만 1,360팀으로 국내 1위, 1년간 누적 이용객 수 135만 2,736명으로 국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같은 기준 누적 가입자 수는 약 83만 3,000명이다.

사실 스타트업을 소개하는 [스타트업-ing]로 '엑스골프를 만나는 것이 괜찮을까?'라고 생각했다. 지난 17년간 온갖 산전수전을 겪었다. 3년, 5년 생존을 걱정하는 스타트업과 비교하면 베테랑, 노장이다. 스타트업에게 사업 노하우를 전하는 강연 자리에서 만나도 이상하지 않았을 테다.

그럼에도 엑스골프 이야기를 전하는 이유가 있다. 엑스골프가 걸어온 17년 세월의 경험은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하는 분명 스타트업에게 도움될 것이라 확신했고, 최근 새로운 사업 아이템(BM)을 들고 나선 엑스골프 역시 도전자라는 자리에서 스타트업과 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사업, 비즈니스는 매 순간 선택의 갈림길이다. 선택은 곧 도전이다. 1년 전, 1달 전, 아니 1시간 전 내린 결정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는다. 때문에 오랜 기업일수록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꺼내기 껄끄럽다. 하던 것만 잘 해도 큰 걱정이 없는 상황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예측하기 어려운 성적표는 기피 대상이다.

그런데, 골프장 예약 서비스로 시장에서 위치를 단단히 하고 있는 엑스골프가 무인화 시스템 '키오스크 서비스'를 새롭게 내놓았다. 이에 엑스골프 조성준 대표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 새롭게 키오스크 서비스를 시작한 엑스골프 조성준 대표 >(출처=IT동아)
< 새롭게 키오스크 서비스를 시작한 엑스골프 조성준 대표 >(출처=IT동아)

너무 앞섰던 골프장 예약 초기 시장

IT동아: 만나서 반갑다. 오늘 첫 만남이다. 이 자리가 꽤 낯설다. 아니, 조금 멋쩍다. 지난 10년 동안 IT 제품,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는 많이 만났지만, 스포츠 관련 업체와 만날 기회는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먼저 엑스골프에 대해서 소개를 부탁한다.

조성준 대표(아허 조 대표): 하하. 스포츠, 골프 관련 사업을 하고 있지만, 따져보면 IT 관련 일로 시작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히려 되묻고 싶다. 스마트폰, 모바일 시대에 IT를 떼놓고 사업하는 업체가 얼마나 있을까. 최소한 회사 홈페이지 정도는 운영하지 않나(웃음). 이제 IT는 흔히 접할 수 있는, 일상 속 아이템의 밑거름이라고 생각한다.

먼저 엑스골프를 설립한 2003년 당시 이야기를 간단하게 전하고 싶다. 당시 국내 골프장 수는 200개 정도였다. 지금처럼 실내/실외 연습장도 많지 않았고. 연습장을 포함해 골프를 치려는 고객 대비 골프를 칠수 있는 공간이 적었다. 당연히 골프장 예약이 쉽지 않았다. 간단한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다.

< 현재 운영하고 있는 엑스골프 예약 서비스, 출처: 엑스골프 예약 홈페이지 >
< 현재 운영하고 있는 엑스골프 예약 서비스, 출처: 엑스골프 예약 홈페이지 >

지금은 누구나 골프를 연습하고 골프장을 예약해 나갈 수 있지만, 2000년대 초반에는 어려웠다. 주말이면 이미 예약이 꽉 차 있는 상황에서 소수의 골프장 회원 대상으로 운영해도 충분했다. 지금처럼 골프장을 PC나 스마트폰으로 예약할 수 있는 시스템도 없었다. 대부분 전화, ARS 예약으로 이뤄졌다.

미국이나 일본은 달랐다. 예약 사이트를 운영하는 곳이 많았다. 이 때 생각했다. 국내 골프장 예약도 곧 바뀔 것이라고. 그래서 설립한 것이 엑스골프다. 사실 처음에는 골프장 내 ERP 전산 시스템을 구축하는 사업이었다(웃음).

IT동아: 공급보다 수요가 많았다면… 골프장 입장에서 달가워하지 않았을텐데.

조 대표: 맞다. 정말 힘들었다. 2010년까지… 그러니까 한 7년 동안 계속 힘들었다. 생각하면 당연한 논리다. 골프장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이미 알아서 찾아오는 고객이 많은데, 무슨 이유로 비용과 시간을 들여 시스템을 구축하고 인터넷 예약 서비스를 시작하겠는가. 몇몇 골프장이 회원 관리를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전산화 작업을 의뢰하는 수준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골프장을 손쉽게 예약할 수 있는 서비스는 오히려 눈엣가시로 보였을 테다. 특히, 골프장은 갑자기 늘어나기 어려운 구조다. PC방처럼 건물 한 공간을 빌려서 단기간에 뚝딱 만들어낼 수 없지 않은가. 지방, 정부 차원에서 허가도 받아야 하고.

골프장 예약 서비스를 만들고, 전국의 골프장을 다니면서 가입을 유치했지만, 참 힘들었다. 문전박대와 같은 말 못할 사연도 꽤 있다(웃음).

< 엑스골프 회원분석, 출처: 엑스골프 >
< 엑스골프 회원분석, 출처: 엑스골프 >

IT동아: 맞다. 골프장 예약 서비스는 크게 보면 결국 수요자와 공급자를 연결하는 플랫폼 사업이지 않은가. 반대편 수요가 비대칭적으로 많으면 원활하게 운영할 수 없는 법이다.

조 대표: 골프장 유치를 위해 참 많이 노력했다. 시간도 오래 걸렸고. 일단 골프장이 늘어나야 하는데, 여러 이유로 쉽지 않은 문제고. 다행히 정부의 입장이 바뀌면서 2010년부터 골프장 인허가가 조금씩 늘어나기 시작했다. 플랫폼화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

지금은 전국 골프장 수가 530여개 정도다. 과거에는 골프장 유치를 위해 우리가 계속 찾아갔다면, 이제는 우리에게 찾아오는 상황이다. 골프장 스스로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고객을 찾고 있고. 지금도 골프장은 꾸준하게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 엑스골프 사내에서 기르는 유기 입양견 조씨(강아지 이름)와 함께하고 있는 조성준 대표 >(출처=IT동아)
< 엑스골프 사내에서 기르는 유기 입양견 조씨(강아지 이름)와 함께하고 있는 조성준 대표 >(출처=IT동아)

답답해서 직접 시작한 키오스크

IT동아: (골프장 예약) 플랫폼이라지만, 온라인과 함께 오프라인을 꾸준하게 연계해야 하는 사업이다.

조 대표: 맞다. 단순하게 온라인/모바일 IT 서비스라고 할 수 없다. 내부 시스템을 개발하고 정비하는 작업도 중요하지만, 전국의 골프장을 다니는 오프라인 활동도 중요하다. 처음 친구와 둘이 시작했는데, 지금은 약 110명의 직원들과 함께한다. 오픈마켓도 오프라인을 누비는 유통 물류 종사원들이 없다면 불가능하듯이.

IT동아: 그리고 키오스크 사업도 시작했고.

조 대표: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사회가 발전하는 속도, 기술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노하우가 생겼달까. 엑스골프의 근간은 골프장 예약 서비스이지만, 이외에도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시도하는 이유다. 지금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멈춰있지만, 더 좋은 환경, 더 좋은 곳에서 골프를 즐기기 위해 해외를 방문하기도 하잖은가. 이러한 고객의 니즈를 받아 들여 골프와 접목한 여행 상품이 개발되었듯, 사업 아이템은 끊임없이 발전한다.

키오스크는 고객이 이용할 수 있는 비대면, 무인화 시스템 중 최전선에서 활용된다. 햄버거 주문을 키오스크로 하고, 영화표 발권을 키오스크로 한다. '골프장 예약도 키오스크로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 시작했다.

< 엑스골프 2호점에 설치한 키오스크 >(출처=IT동아)
< 엑스골프 2호점에 설치한 키오스크 >(출처=IT동아)

IT동아: 다른 곳과 관련 사업을 협력해서 진행할 수도 있었을 텐데.

조 대표: 우리가 도전하고 있는 키오스크 소개서 첫 페이지에 이렇게 적혀있다. '답답해서 직접 했습니다'라고(웃음)'. 키오스크는 골프장, 골프연습장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고객 입장에서 불편하지 않게 만드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과 서비스를 받는 사람 모두를 만족시켜야 하지 않은가.

IT동아: 골프장을 이용하는 고객에게 불편하지 않고, 골프장을 운영하는 업체에게도 필요한 서비스가 키오스크라는 뜻인가.

조 대표: 맞다. 우리는 이곳 골프연습장 엑스골프 2호점(을 직접운영하고 있다. 3층 72타석, 250야드(TD) 규로모 서울시내에서 가장 넓은 비거리를 제공하는 골프연습장이다. 하루 평균 찾는 내장객 수는 800명(주중 약 700명, 주말 약 1,000명)이다.

직접 현장에서 고객의 목소리를 듣고, 우리가 운영하면서 필요한 것을 키오스크에 담았다. 키오스크는 이 모든 경험을 담아서 제공해야 한다.

< 엑스골프 2호점과 데이터를 연동한 키오스크 모습, 출처: 엑스골프 >
< 엑스골프 2호점과 데이터를 연동한 키오스크 모습, 출처: 엑스골프 >

< 실시간 데이터 연동을 통해 정확하고 빠르게 원하는 방식으로 결제할 수 있다, 출처: 엑스골프 >
< 실시간 데이터 연동을 통해 정확하고 빠르게 원하는 방식으로 결제할 수 있다, 출처: 엑스골프 >

IT동아: 사용자경험에 중점을 뒀다는 뜻인가. 현재 골프장, 골프연습장을 이용하고 운영하는 사용자험에.

조 대표: 맞다. 골프연습장은 새벽부터 고객이 찾아온다. 6시에 오픈하는데, 5시 30분이면 아직 열지 않은 문 앞에 줄을 서계신다. 한가할 때 먼저 와서 연습하기 위해, 원하는 타석에서 연습하기 위해 등 이유는 다양하다. 고민했다. 고객들이 안내 데스크를 거치지 않고 빠르고 쉽게 예약할 수는 없을까?

여기 2호점 안내 데스크에는 총 4명의 직원이 일한다. 많이 바쁘다. 단순히 고객 응대만 하는 것이 아니다. 만약 처음 온 고객이라면 예약 방법부터 여러 혜택을 제공하는 회원제 소개도 업무의 일환이다. 행여나 고객 한분을 장시간 응대하면 뒤에 줄이 늘어난다. 이걸 더 효율적으로 바꿀 수는 없을까?

< 엑스골프 2호점의 모습, 출처: 엑스골프 >
< 엑스골프 2호점의 모습, 출처: 엑스골프 >

이제는 답답하지 않습니다

IT동아: 고객은 빠르고 쉽게 이용하고, 골프장은 고객 관리와 응대를 빠르고 쉽게 제공하고?

조 대표: 맞다. 너무 포괄적으로 설명하는 것 같지만, '효율적인 시스템'을 위해서 선택한 것이 키오스크다. 고객은 안내 데스크에 줄을 서지 않아도 빠르고 쉽게 예약할 수 있다. 신용카드, 간편페이 등 결제 시스템도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다. 만약 회원으로 등록하면, QR코드나 지문 인식으로 인증 절차도 간소화할 수 있다.

골프장, 골프연습장은 안내 데스크 업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파악할 수 있다. 회원 정보와 연동하면 정확한 매출 집계와 다양한 통계 정보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키오스크의 기존 장점인 비대면, 무인화 시스템도 그대로 가져온다. 코로나19 이후 다시 한번 관심을 받고 있는 비대면 서비스의 최전선이 키오스크라고 생각한다.

< 2명으로 시작해 110여명의 직원이 함께하고 있는 엑스골프, 출처: 엑스골프 홈페이지 >
< 2명으로 시작해 110여명의 직원이 함께하고 있는 엑스골프, 출처: 엑스골프 홈페이지 >

현재 엑스골프의 키오스크는 이곳 2호점 외에도 (정확하게 밝힐 수 없지만) 다른 골프연습장, 골프장 등과 업무 협력을 진행 중이다. 현재 운영하고 있는 시스템과의 연동 작업, DB 전산화 과정, 홀 또는 타석 정보 실시간 연동 작업 등도 제공한다. 스마트폰으로 언제 어디서든지 접속해 실시간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전국에서 운영하고 있는 실내/실외 연습장 수는 약 1만 개 정도로 파악된다. 직접 골프연습장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고객의 목소리를 같이 듣고 판단하며 키오스크를 설계, 제작했다. 더 많은 사람이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노력하겠다. 엑스골프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동아닷컴 IT전문 권명관 기자 tornados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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