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젠 간암 3상 실패 “넥사바 병용 유의성 확보 못해”

  • 뉴시스
  • 입력 2019년 8월 4일 15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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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은상 대표 "무용성 통과 믿었는데.. 고통스럽다"
향후 펙사벡의 다른 적응증 병용임상에 집중 투자

신라젠이 항암바이러스 ‘펙사펙’의 핵심 임상시험인 간암 3상(임상시험명 PHOCUS)의 조기 종료를 공식화했다.

신라젠 문은상 대표는 4일 오후 열린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간암 임상 3상의 조기 종료 소식을 전하게 돼 주주님들 및 기관투자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깊은 유감의 말씀을 올린다”고 밝혔다.

이어 “2일(한국시간) 새벽 개최된 DMC(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의 펙사벡 임상 중단 권고 사항을 전달받고, 너무 큰 당혹감에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웠다”며 “DMC의 권고를 시장에 전달하는 것이 너무나도 고통스러웠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앞서 신라젠은 2일 미국 데이터모니터링위원회(DMC)의 ‘펙사벡’ 간암 임상 3상의 무용성 평가 결과, 임상 중단을 권고받았다고 2일 공시했다. 무용성 평가란 개발하고 있는 약이 치료제로서 가치가 있는지 따져 임상 지속 여부를 판단하는 것으로, 사실상 임상 중단이 예고된 상황이었다.

문 대표는 “임상 2a상에서의 항암바이러스 효능과 외부 전문가들의 의견, 항암바이러스로 먼저 승인받은 ‘임리직’ 등의 사례를 보았기에 당사 임직원은 무용성 통과를 믿어 의심치 않았다”며 “그러나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과를 접하게 돼 대표이사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이 자리에 섰다”고 말을 이어갔다.

그러면서도 3상 실패가 펙사벡의 문제 때문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3상 조기종료는 펙사벡의 문제가 아니며, 항암바이러스와 표적항암제 병행요법의 치료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지금도 펙사벡의 항암 능력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라젠에 따르면, 펙사벡+넥사바(표적치료제) 병용군과 넥사바 단독군을 비교한 3상 결과, 간암 1차치료제로 펙사벡에 이은 넥사바의 순차 투여가 넥사바 단독 대비 생존기간 향상을 가져오지 못했다.

다만, 분당차병원에서 펙사벡 투여 후 면역관문억제제 ‘옵디보’를 투여했더니 완전 반응을 보인 증례가 있어 간암에서도 펙사벡이 표적치료제 보다는 면역관문억제제와의 병용 치료가 더욱 효과적일 것이라는 주장이다.

따라서 펙사벡을 포기하지 않고, 앞으로 신장암, 대장암 등 다른 적응증에 대한 병용임상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표는 “펙사벡을 대상으로 한 면역항암제와의 초기 임상을 통해 병용요법의 가능성을 직접 확인했다”며 “앞으로 병용 임상에 집중할 것이다. 우선 글로벌 임상 3상에 예정되어 있던 잔여 예산을 신규 면역항암제 병용 임상 및 술전요법에 투입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진행 중인 임상 데이터가 일정 수준 확보되는 대로 라이선스 아웃을 진행하고자 한다”며 “면역항암제 시장에서 동일 약물의 적응증별 반응률은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간암의 결과와 무관하게 타 적응증 병용임상의 효능 데이터가 우수할 경우 라이선스 아웃이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6년간의 지난한 신약 개발과정을 거치면서 보니, 신약 승인이라는 결승선에 도달하기 위해 복잡한 미로를 걷고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며 “그러나 국내외 임상 진행 노하우와 글로벌 규제 당국에 대한 대응력을 확보한 것은 큰 자산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진행 중이거나 진행하게 될 여러 임상의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바이오업계에 끼칠 영향에 대해서도 막중한 책임감을 통감한다”며 “앞으로 펙사벡의 임상 성공을 위해 임직원 모두 각고의 심정으로 매진하겠다”고 다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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