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빛이 ‘우주 먼지’ 쪼갠다…“별의 탄생·소멸 중요 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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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5월 8일 14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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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빛에 의해 주변 먼지가 강하게 회전하고 이 과정에서 먼지는 더 작은 입자로 쪼개진다. 네이처 아스트로노미(Nature Astronomy) 5월 6일자 표지 그림© 뉴스1
강한 빛에 의해 주변 먼지가 강하게 회전하고 이 과정에서 먼지는 더 작은 입자로 쪼개진다. 네이처 아스트로노미(Nature Astronomy) 5월 6일자 표지 그림© 뉴스1
초신성이 폭발하거나 젊은 별에서 나오는 강한 빛때문에 ‘우주 먼지’가 쪼개질 수 있다는 새로운 이론이 나왔다. 우주먼지는 별의 탄생부터 소멸을 알 수 있는 중요한 단서다.

8일 한국천문연구원은 초신성 초기 단계 관측으로 강한 광원 근처에 놓인 ‘우주 먼지’가 빛의 압력을 받아 초당 10억 바퀴를 회전하게 되는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초당 10억바퀴라는 엄청난 속도로 회전하는 이 우주 먼지의 원심력은 먼지가 서로 결합하려는 성질(인장강도)보다 더 세기 때문에 결국 잘게 부서지게 된다. 이 현상은 ‘복사 회전에 의한 먼지 파괴’(Radiative Torque Disruption)라 명명됐다.

우주 먼지는 별과 행성이 형성되는 초기 단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 별의 마지막 단계에서는 항성풍을 유발한다. 이산화탄소와, 물, 유기 분자도 우주 먼지 표면에서 형성된다.

이러한 우주먼지를 쪼갤 수 있는 이론은 지금까지 세가지가 존재했다. 우주 먼지가 뜨거운 우주 플라즈마 속에서 플라즈마 양성자가 먼지를 계속 때려 우주 먼지가 분자와 원자로 파괴되는 ‘양성자 때림’, 충격파 안에서 먼지와 먼지가 직접 충돌해 부서지는 ‘파쇄’, 빛이나 전자가 먼지에 충돌해 먼지가 뜨거워져서 먼지가 부서지는 ‘승화’ 등이다.

그러나 이러한 이론들로는 초신성, 킬로노바, 무겁고 밝은 별, 블랙홀 강착원반 근처 등 강력한 광원 주변으로 가면 갈 수록 더 작은 알갱이가 많아진다는 사실이 설명되지는 못했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광원 주변에는 수십 나노미터 크기의 작은 먼지 알갱이가 이보다 훨씬 큰 수백 나노미터 크기 알갱이보다 훨씬 많다.

연구진은 먼지가 부서지는 영역이 킬로노바나 초신성 주변 반경 수 광년 정도의 범위에서 생기는 것을 밝혔다. 반면 밝고 무거운 별이 천여 개 모여 있는 별 탄생 영역에서는 먼지가 부서지는 영역이 반경 수십 광년 범위로 형성되는 것도 확인했다. 이로써 연구진은 ‘복사 회전에 의한 먼지 파괴’ 이론을 제시했다.

이는 1952년에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에드워드 퍼셀이 1979년 ‘우주 먼지는 원심력에 의해 쪼개질 수 없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한 것을 뒤집는 결과다. ‘복사 회전에 의한 먼지 파괴’ 이론은 먼지가 강한 광원 근처에 위치한다면 작게 쪼개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연구를 주도한 티엠 황 천문연 박사는 “새로운 메커니즘을 통해 오랫동안 풀리지 않았던 우주의 많은 퍼즐들을 풀 수 있을 것”이라면서 “초신성을 이용해 우주의 크기와 나이를 측정할 때나 우주 최초 은하·다양한 천체 연구에도 적용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6일 ‘네이처 아스트로노미’(Nature Astronomy) 표지 논문으로 실렸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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