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동아]국내산 천일염 ‘수산물 원산지 표시제’로 지켜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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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염식 인기로 소금 소비량↓
수입 천일염이 국내산 둔갑
소비자도 원산지 확인해야

해양수산부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은 식용소금을 수산물 원산지 표시제 대상 품목으로 분류해 관리하고 있다. 동아일보DB
해양수산부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은 식용소금을 수산물 원산지 표시제 대상 품목으로 분류해 관리하고 있다. 동아일보DB
김치는 독특한 발효음식이다. 채소의 물기가 빠진 자리 속으로 고춧가루, 마늘, 파 등의 양념들이 들어가 발효가 진행된다. 다양한 재료들이 모여 온전히 하나가 되는 과정이다. 그리고 그 중심엔 소금이 있다. 소금은 김치의 맛과 효능을 좌우한다. 김장을 할 땐 불순물과 미네랄을 완전히 정제한 정제염보다는 햇빛과 바람에 바닷물을 증발시켜 만든 천일염이 주로 사용된다. 천일염 속에 남아있는 미네랄이 김치의 발효를 돕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천일염에도 엄연히 원산지가 있고 이 원산지에 따라 함유된 성분과 맛이 다르다는 사실이다.

국내산 천일염의 우수성은 널리 알려져 있는 편이다. 염도가 낮고 알칼리성을 띠어 신체에 부담을 주지 않고 미네랄 함량이 높아 영양 면에서도 우수하다. 반면 수입 천일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국산 천일염은 국내산에 비해 영양 면에서 부족할 뿐만 아니라 쓴맛을 포함하고 있어 식품에 사용할 경우 재료 본연의 맛을 느끼기 어렵다.

우수한 품질에도 불구하고 국내산 천일염 시장의 상황은 위태롭다. 국내 연간 식용소금 소비량은 50만4000 t으로 국내산 천일염 생산량 33만 t, 정제염 등의 가공염 18만t, 수입 천일염 15만∼17만 t을 합치면 국내 소금 공급량이 총 소비량을 훌쩍 뛰어넘는 상황이다. 저염식의 인기로 소금 소비량 자체가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정제염, 수입 천일염, 국내산 천일염이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국내산 천일염에 비해 값이 싼 수입 천일염이 국내산으로 둔갑해 시장에 유입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면서 국내산 천일염의 가격은 2012년 20kg기준 7900원에서 올해 7월 3200원으로 급락했다.

해양수산부는 이에 대한 방안으로 8월 ‘천일염 가격안정 대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업계 간 업무협약과 수출기반 마련을 통한 국·내외 소비처 확대와 소금의 원산지 표시를 의무화하고 이에 대한 단속을 강화한다는 것이 이 대책의 핵심이다. 해양수산부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은 소금을 포함한 수산물과 그 가공품의 공정한 유통환경 조성을 위해 힘쓰고 있다. 2011년부터 식용소금을 수산물 원산지 표시제 대상 품목으로 분류해 관리해오고 있으며 2015년에 들어서는 수산물 염장용 소금에도 원산지 표시를 의무화했다. 이로써 우리는 개별적인 소금의 원산지도 파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젓갈 등과 같이 소금이 들어간 수산물과 그 가공품에서도 소금의 원산지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소금은 우리에게 특별한 재료다. 우리가 살아가는 데 반드시 필요한 염분을 함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한국 음식엔 꼭 들어가기 때문에 다른 먹거리들보다도 더 큰 의미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이러한 세계에서 손에 꼽힐 정도의 우수한 품질의 천일염이 우리나라 갯벌에서 수확되고 있다.

수산물 원산지표시제는 좋은 소금을 고르려는 소비자의 권리를 보장한다. 나아가 우리 국민들이 질 좋은 국내산 천일염을 지속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도록 국내 소금생산업자들도 보호한다. 하지만 수산물 원산지표시제가 이러한 효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생산자의 올바른 원산지 표시와 소비자의 꾸준한 원산지 확인이 수반돼야 한다.

김민식 기자 mskim@donga.com
#발효음식#천일염#소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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