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동아]구강위생 관리 취약계층 위한 ‘진공 세정 시스템’ 개발

더 건강한 미래를 위한 헬스케어 혁신가를 만나다＜1＞ ‘닥터픽’ 현기봉 대표

닥터픽 팀에서 중증 환자 및 장애인, 노약자를 위한 진공구강세정시스템의 세정효과와 착용감 등을 테스트하고 있다. 한국베링거인겔하임 제공

‘닥터픽(Dr. Pik)’은 치과의사와 엔지니어로 구성된 헬스케어 혁신기업이다. 닥터픽이 중환자, 장애인, 노약자들의 구강위생관리에 나섰다. 거동이 불편하고 손사용이 어려운 환자들에게 발생할 수 있는 치아 및 잇몸 질환부터 흡인성 폐렴 등 중증 합병증을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한 것.

닥터픽은 혁신적인 헬스케어 아이디어로 베링거인겔하임과 사단법인 아쇼카가 사회혁신기업을 발굴·지원하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인 ‘메이킹 모어 헬스’ 3회 우승자다. 프로젝트 지원금과 멘토링 워크숍 지원을 통해 아이디어를 현실로 적용시켜 구강보건 부문 혁신에 기여했다.

장애인이나 노약자, 중증 환자들은 손 사용이 자유롭지 못해 스스로 제대로 된 구강위생관리를 하기 힘들다. 실제 대한소아치과학회에 따르면 정신지체, 뇌성마비 등 조사 대상 장애인 중 스스로 칫솔질이 불가한 비율은 최고 절반에 이른다.

구강위생 불량은 치주질환이나 충치 등 직접적인 영향 외에도 인공호흡기 폐렴, 구강암, 관상동맥질환 등 중증 합병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정상적인 양치관리가 가능한 경우는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 있지만 중환자나 노약자, 지체장애인 등 스스로 양치관리가 어려운 경우는 중증 합병증이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구강위생이 불량할 때 발생하기 쉬운 인공호흡기 관련 폐렴은 인공호흡기의 도움을 받는 중환자실 환자들이 겪는 가장 흔한 감염질환 중 하나다. 구강위생 상태가 청결하지 못하면 감염의 주원인이 되는 메치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이나 녹농균 등이 구강과 식도 사이에 집락화돼 인공호흡기 관련 폐렴을 초래할 위험이 높다. 이로 인한 환자 사망률은 약 46%에 달한다.

구강위생 불량은 관상동맥질환 등 각종 합병증 발생의 요인이 되기도 한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구강위생이 불량한 치주질환 환자의 경우 관상동맥질환 발생률이 평균 대비 약 25∼70%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구강염증반응이 과다 생성되면서 관상동맥질환을 비롯한 급성심근경색 등 심혈관 질환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 됐다.

구강위생 불량으로 인한 위험요소는 매우 심각하고 칫솔질 등의 구강위생 관리가 유일한 예방법임에도 불구하고 중환자, 요양병원 노약자 등은 의료진이 거즈 또는 스펀지 칫솔에 약품을 묻혀 닦아내는 정도가 대부분이며 이를 대체할 뚜렷한 방안이 없는 것이 실정이다. 현기봉 닥터픽 대표는 “스스로 칫솔질을 할 수 없는 환자와 노약자의 구강위생이 심각한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 적절한 해결방안이 없는 것이 안타까웠다”며 오랜 시간에 거쳐 진공구강 세정 시스템을 개발한 계기에 대해 밝혔다.

치과의사인 현 대표는 뇌중풍(뇌졸중) 전문병원 환자들을 치료했던 경험이 있다. 많은 환자들이 뇌중풍(뇌졸중) 치료에만 매진하다 적절한 치과치료 시기를 놓쳐 전체 치아가 모두 망가지고 수백만 원에 달하는 치료비 부담을 떠안게 된 환자와 가족들을 보면서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 10여 년 만에 개발된 진공구강 세정 시스템은 손을 사용하지 않고 자동으로 치아와 잇몸을 세정할 수 있다. 세정액에 와류를 발생시켜 치아 전체와 잇몸을 동시에 세정하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닥터픽의 혁신적인 아이디어는 현재 국내외 다수의 특허 등록, 출원을 진행하고 있다. 또 제조 공정에서 손사용이 자유로운 장애인들을 고용해 제품을 제작하고 공급하는 선순환 구조의 확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닥터픽’이 제시한 ‘거동이 불편한 중환자, 장애인, 노약자를 위한 진공구강 세정 시스템’은 베링거인겔하임과 아쇼카가 공동으로 진행하는 사회공헌 캠페인인 ‘메이킹 모어 헬스(Making More Health)’를 통해 상금 및 전문가의 멘토링을 지원받고 있다. 보다 상세한 내용은 ‘메이킹 모어 헬스 공식 웹사이트’에서 확인 가능하다.

보다 상세한 내용은 '메이킹 모어 헬스 공식 웹사이트(http://mmh＿korea.blog.me/)'에서 확인 가능하다.

황효진 기자 herald99@dona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