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생태계 위협하는 주범은 美-EU-日”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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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연구팀, 멸종위기 생물 지도 작성

미국의 자원 소비 영향으로 인한 전 세계 지역별 생물다양성 위협 정도를 나타낸 지도. 해상과 육상 각각 색이 진할수록 멸종위기종에 대한 위협이 높은 지역이다. 동남아시아 인근 지역의 해양과 육지 일부에서 생물 다양성 파괴 수준이 매우 심각한 것으로 확인된다. 네이처 생태학&진화학 제공
미국의 자원 소비 영향으로 인한 전 세계 지역별 생물다양성 위협 정도를 나타낸 지도. 해상과 육상 각각 색이 진할수록 멸종위기종에 대한 위협이 높은 지역이다. 동남아시아 인근 지역의 해양과 육지 일부에서 생물 다양성 파괴 수준이 매우 심각한 것으로 확인된다. 네이처 생태학&진화학 제공
 지금도 수많은 생물종이 멸종위기에 놓여 있다. 누가 지구의 생물다양성을 위협하는 것일까.

 세계적인 소비 국가인 미국과 유럽연합(EU), 일본이 주범으로 꼽혔다. 세계 곳곳에서 생산한 자원을 가장 많이 수입해 소비하기 때문이다. 가장 황폐한 곳은 동남아시아 해역으로 나타났고, 아프리카와 남미 해역도 심각했다. 이 같은 현상은 육지에서도 나타났다.

 가네모토 게이치로 일본 신슈대 교수팀은 세계 각국의 자원 소비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지정 멸종위기 생물 6803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국제학술지 ‘네이처 생태학&진화학’ 4일자에 발표했다. 가네모토 교수팀은 특정 국가의 자원 소비가 세계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지도로 확인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SW)를 개발했다. 이 SW로 어떤 나라가 특정 지역의 생물다양성을 얼마나 위협하는지를 파악했다.

 먼저 원자재, 중간재, 제품 등 자원의 수출입 경로와 그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1만5000개의 제조업 시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이 세계 187개국을 오가며 소비되는 과정을 추적했다. 그리고 소비 활동이 생태계에 미치는 악영향을 정량화했다. 생물다양성 위협 요인을 산림 파괴, 과잉 사냥 및 어획, 오염 등 123가지 유형으로 나눠 수치화한 뒤 이 요인들이 세계 지역별 멸종위기종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 계산했다.

 분석 결과 미국이 생물다양성을 가장 많이 해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를 ‘미국의 소비 효과’라고 불렀다. 미국은 동남아 해역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남동부의 마다가스카르 인근과 한국, 중앙아시아, 멕시코, 캐나다 남부, 유럽 남부 등에도 영향을 미쳤다. 연구팀은 미국의 소비 효과가 가장 큰 상위 5% 지역에는 멸종 위기의 해양종 23.6%, 육상종 60.7%가 서식하고 있었다. 스페인과 포르투갈 같은 나라마저 미국의 소비 효과 때문에 어류와 조류를 중심으로 점차 생물다양성 감소 위기 지역으로 바뀌고 있었다. 또 해양 자원이 풍부한 카리브 해 인근 코스타리카와 니카라과 해역, 서인도 제도 남동부의 트리니다드토바고 주변 해역에도 악영향을 끼쳤다.

 EU의 소비 효과는 주로 아프리카 인근에 영향을 줬다. 특히 아프리카 북부 모로코의 생물다양성이 EU로부터 가장 큰 위협을 받았다. 리비아부터 카메룬에 이르는 주요 아프리카 해안 지역과 짐바브웨, 마다가스카르, 말라위도 전부 적색 신호를 띠었다.

 일본으로 인한 생물다양성 위협이 가장 심한 곳은 동남아시아 중에서도 비스마르크 제도 인근 해역과 파푸아뉴기니의 솔로몬 해인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이 주택 등 고급 건축물의 자재를 수입하는 브루나이, 차(茶)와 고무 등을 수입하는 스리랑카 남부도 일본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가네모토 교수는 “지속가능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효율적인 생태계 보호 전략이 필요하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환경 문제와 관련한 국제 이슈를 해결하고, 환경 정책을 연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송경은 동아사이언스 기자 kyungeun@donga.com
#생물 다양성#지구 생태계#멸종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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