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준의 게임 히스토리]전장의 포화와 공포가 공존하는 FPS '그 시초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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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12월 13일 10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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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칭 슈팅 게임 이른바 FPS 게임 만큼 전세계 인의 사랑을 받는 장르도 드물다. 생동감 넘치는 액션을 선보여야 하는 장르의 특성상 보다 빼어난 그래픽을 선보이고 역동적인 게임 플레이를 펼칠 수 있다는 장점과 함께 다양한 장르와 결합을 통해 게임의 표현 영역을 넓힌 장르가 바로 FPS이기 때문.

특히, 그래픽과 UI에 따라서 게임이 선보일 수 있는 영역이 달라지기 때문에 새로운 FPS 게임이 등장한다는 것은 곧 PC 업그레이드를 진행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인식되기도 한 것이 최근 게임 시장의 흐름이다.

배틀필드1 (자료출처-게임동아)
배틀필드1 (자료출처-게임동아)


더욱이 마이크로소프트의 '헤일로' 시리즈나 액티비전의 '콜오브듀티', EA의 '배틀필드', 유비소프트의 '파크라이' 등 전세계에서 막강한 파워를 자랑하는 거대 게임사들의 대표 프렌차이즈 게임 중에서도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작품들이 FPS 장르라는 것은 이 FPS가 가진 위력을 간접적으로 말해주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이렇듯 세계 게임시장을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FPS가 처음 모습을 드러낸 것은 과연 언제였을까?

1인칭 슈팅이 너무 광범위한 장르이기 때문에 의견이 엇갈리기도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1974년 등장한 '메이즈 워'(Maze War)와 '스페이심'(Spasim)을 최초의 FPS 게임으로 꼽고 있다.

메이즈워 화면(자료출처-게임동아)
메이즈워 화면(자료출처-게임동아)


'메이즈워'는 미로 속에서 적을 찾아 공격을 성공시키면 점수를 얻고 역으로 공격을 당하면 점수를 잃는 것을 시작으로 한 턴에 한번씩 움직일 수 있는 지금의 턴제 게임과 유사한 모습의 게임이었다.

지금 보면 "이게 무슨 FPS 게임인가?" 싶을 수도 있지만, '메이즈워'는 화면 하단에 위치한 지도를 통해서 자신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것과 1인칭으로 진행되어 무기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FPS 장르의 틀을 잡은 게임이기도 하다.(1970년대는 게임이라는 개념이 아직 완성되기 전이라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메이즈워 플레이 화면(자료출처-게임동아)
메이즈워 플레이 화면(자료출처-게임동아)


'스페이심' 역시 '메이즈 워'와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최대 32명의 게이머가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무려 멀티 플레이의 개념이 탑재된 게임이기도 했다. 여러 명이서 한 게임을 즐긴다는 지금의 온라인과 멀티플레이 시스템의 개념이 이미 70년대부터 정립되기 시작한 셈이다.

이후 1980년대에는 '팩맨'의 캐릭터들과 비슷하게 생긴 캐릭터가 등장하는 1인칭 슈팅 게임 '미디 메이즈'(MIDI Maze), 아케이드 게임장에서 플레이 됐던 '배틀존'(Battlezone) 등 다양한 게임이 인기를 누렸다. 슈팅 장르는 아니지만 '울티마: 언더그라운드'(Ultima Underworld: The Stygian Abyss)도 1인칭 시점의 액션 롤플레잉 게임으로 선보여지기도 했다.

울펜슈타인 3d, 둠, 카타콤3d(자료출처-게임동아)
울펜슈타인 3d, 둠, 카타콤3d(자료출처-게임동아)


그리고 FPS는 1992년 희대의 천재 개발자를 통해 비로소 완성되어 폭발적인 발전을 이루게 된다. 바로 바로 id소프트의 존 카맥을 통해 개발된 '울펜슈타인3D'(Wolfenstein 3D)와 '둠'(Doom)이 그 주인공.

'울펜슈타인 3D'는 총기를 실시간으로 바꾸어 가며 시시각각 다가오는 적들을 상대하고, 맵 곳곳에 있는 총탄을 모아 이를 보충하는 등 이전까지 없는 새로운 액션 플레이를 선보인 것과 당시 하드웨어의 한계에도 불구, 2D 그래픽을 복합적으로 입혀 마치 3D 환경에서 게임을 하는 유사한 효과를 구현해 3D 게임의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둠(자료출처-게임동아)
둠(자료출처-게임동아)


여기에 '둠'의 경우 특유의 잔혹한 게임성과 시대를 앞서간 그래픽 사실감 넘치는 액션을 앞세워 엄청난 인기를 얻은 것에서 나아가, 혼자가 아닌 게이머와 게이머간의 PvP 모드를 선보였으며 무엇보다 '게임엔진'을 최초로 만들고 이를 판매하는 등 지금의 엔진 중심의 게임 환경을 구축하여 현재의 게임 개발 시스템의 틀을 잡아 놓기도 했다.

현대 FPS 개념을 확립하고, 최초의 네트워크 플레이를 지원해 혼자가 아닌 게이머와 게이머간의 PvP 모드를 선보인 것뿐만 아니라 사용자 제작 콘텐츠(MOD)의 시대를 여는 등 '둠'이 게임사에 미친 영향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둠2와 퀘이크2 이미지(자료출처-게임동아)
둠2와 퀘이크2 이미지(자료출처-게임동아)


이후 미국 특유의 화장실 개그가 접목된 외계인 학살(?) 게임 '듀크뉴켐'(Duke Nukem) 3D 그래픽 기술의 발전과 함께 가속 그래픽카드를 활용하며 지금의 그래픽카드 시장의 문을 연 FPS '퀘이크'(Quake)등의 작품이 등장하며 점점 사실성 높은 게임의 세계를 게이머들에게 선사했다.(지금까지도 온라인, 모바일, 콘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로 개발된 게임엔진 '언리얼엔진'이 등장한 것도 이 시기다.

온라인게임 중심으로 발전한 한국의 경우 스타와 함께 PC방 전성기를 이끈 게임 '레인보우 식스'의 대성공으로, FPS 장르의 관심도가 높아졌으며, 이내 드래곤플라이가 개발한 '카르마', 스폐셜 포스 그리고 지금의 서든어택에 이르는 게임이 지속적으로 개발되기에 이른다.(하지만 그 후속작은....)

레인보우 식스(자료출처-게임동아)
레인보우 식스(자료출처-게임동아)


이처럼 FPS는 온라인, 콘솔, 모바일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등장하는 것을 넘어 그리고 현재는 호러, 어드벤처 등의 장르와 접목되어 보다 게임의 저변을 높이는데 톡톡한 공을 세우고 있다. 단순 총싸움을 넘어 장대한 스토리 그리고 공포, 모험에 이르기까지 게이머들에게 새로운 세상을 선사하고 있는 FPS가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발전하고, 어떤 새로운 플랫폼에 적용되어 탄생할지 앞으로가 더욱 기대된다.

동아닷컴 게임전문 조영준 기자 zoroast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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