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1961년 최강 핵무기 ‘차르 봄바’ 실험… 화염 4200m 치솟고 1000km 밖 유리창 깨져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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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무기 가공할 위력 얼마나

역사상 가장 강력한 수소폭탄으로 꼽히는 러시아의 ‘차르 봄바’(위쪽)와 2010년까지 현역으로 활동한 미국의 수소폭탄 B53(아래쪽)의 모습. 차르 봄바는 1945년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한 핵폭탄 ‘리틀 보이’보다 무려 3800배 강력하다. 위키피디아 제공
역사상 가장 강력한 수소폭탄으로 꼽히는 러시아의 ‘차르 봄바’(위쪽)와 2010년까지 현역으로 활동한 미국의 수소폭탄 B53(아래쪽)의 모습. 차르 봄바는 1945년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한 핵폭탄 ‘리틀 보이’보다 무려 3800배 강력하다. 위키피디아 제공
 강력한 폭음과 섬광. 하늘 끝까지 집어삼킬 기세로 솟구치는 버섯구름.

 영화 속에 등장하는 핵무기는 상상을 초월하는 위력을 가진 것으로 묘사된다. 최근 북한의 연이은 핵실험으로 핵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높아지고 있지만 막상 실제 핵무기의 위력을 가늠하기란 쉽지 않다. 진짜 핵무기는 어떤 위력을 가졌을까.

○서울 용산에 원자폭탄 터지면 최대 125만 명 사망

 1945년 8월 6일 일본 히로시마 상공에서 폭발한 세계 최초의 핵무기 ‘리틀 보이’는 농축도 93.5%의 60kg짜리 우라늄235 덩어리 2개를 부딪혀 핵폭발을 일으켰다. 이 폭탄 1발로 반경 6.4km가 쑥대밭이 됐고, 14만 명이 사망했다. 사흘 후 나가사키에 투하된 ‘팻 맨’은 최초의 ‘내폭형’ 핵무기였다. 폭탄 내부에서 고성능 폭약을 터뜨려 발생한 충격파로 핵물질 ‘플루토늄’을 재차 폭발시켰다. 반경 2.5km 내 지역이 피해를 입었고, 7만 명이 사망했다.

 북한의 핵무기는 가장 위력이 컸던 5차 핵실험으로 가늠할 때 리틀 보이나 팻 맨과 같은 구형 원자폭탄 형태로 보인다. 그러나 이 수준의 핵무기도 대단한 위협이다.

 2004년 미국 ‘천연자원보호협회(NRDC)’는 미 국방부 산하 국방위협감소국(DTRA)의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이용해 서울 용산 500m 상공에서 히로시마 원자폭탄과 유사한 15kt(킬로톤·1kt은 TNT 1000t의 위력) 핵폭탄 한 발이 폭발할 경우 얼마나 많은 피해가 생길지를 분석했다.

 이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반경 4.5km 이내 지역에서는 모든 건물이 반파 이상의 피해를 입는다. 광화문 일대 등 서울 중심가 대부분이 피해를 입는 셈이다. 폭발 직후 사망하는 시민은 40만 명, 그 뒤 화상과 낙진 등으로 죽음에 이르는 사람도 22만 명을 넘어 도합 62만여 명의 사망자가 생긴다. 만약 낙진이 최대치로 늘어난다면 사망자가 125만 명까지 불어날 우려도 있다. 서울 시내 인구의 10분의 1이 사망할 수 있는 셈이다.

 원자폭탄은 1940년대에 처음 개발됐지만 소규모 핵무기로 꾸준히 개발되고 있다. 안진수 전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KINAC) 책임연구원은 “요즘은 더 큰 위력을 내는 내폭형 핵무기에 고농축우라늄을 장착하는 방식으로 무게는 줄이고 위력은 높이는 추세”라고 말했다.

○수소폭탄 맨해튼에 떨어지면 건물의 4분의 3 사라져

 핵무기는 핵분열 에너지를 사용하는 원자폭탄과 핵융합 에너지를 사용하는 수소폭탄으로 나뉜다. 일반적으로 수소폭탄의 파괴력은 원자폭탄의 1000배에 이른다. 만일 수소폭탄이 폭발하면 어떤 피해가 생길까.

 미국의 뉴스매체 ‘불러틴’은 지난해 800kt의 수소폭탄이 미국 맨해튼에 떨어졌을 때의 비극적 현실을 소개했다. 800kt으로 설정한 것은 러시아가 가진 1000여 개의 핵무기 중 700여 개가 800kt급이기 때문이다. 이 분석에 따르면 반경 8∼11km 이내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일순간에 사라진다. 뒤이어 화염이 1초 만에 1.6km씩 이동하며 맨해튼 건물의 4분의 3을 쓸어버릴 것으로 예상했다.

 가장 강력한 핵무기는 러시아가 1961년 실험한 ‘차르 봄바(RDS-220)’가 꼽힌다. 폭발력은 50Mt(메가톤·1Mt은 TNT 100만 t의 위력) 정도로 리틀 보이보다 3800배 정도 강력하다. 4200m 높이에서 투하했음에도 불구하고 화염이 비행기까지 닿았고 후폭풍이 1000km 떨어진 핀란드의 유리창을 깰 정도였다. 2010년 아이티 지진 당시 사망자는 31만6000명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핵무기의 위력은 자연재해조차 견줄 수 없을 만큼 위협적인 셈이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원자폭탄은 도시 일부를 파괴하는 수준이지만 수소폭탄은 전체를 파괴할 수 있는 위력”이라면서 “개발 경쟁으로 이어지면 결국 재앙 같은 결과를 가지고 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권예슬 동아사이언스 기자 yskwon@donga.com
#러시아#핵무기#차르봄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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