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몸살-유선염 치료약 먹어도 모유수유 포기하면 안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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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처방 치료약 모유에 영향 없어… 걱정땐 치료 끝나고 수유 재개를
직장복귀 여성 23%만 “모유 수유”… 유축장소 만들어 산모 수유 도와야

출산한 여성이 복직 후에도 모유 수유를 계속하려면 회사 내에 유축 공간이 포함된 여성 휴게실이 있어야 한다. 또 이를 지지하는 회사의 분위기와 동료의 배려도 필요하다. 에델만코리아 제공
출산한 여성이 복직 후에도 모유 수유를 계속하려면 회사 내에 유축 공간이 포함된 여성 휴게실이 있어야 한다. 또 이를 지지하는 회사의 분위기와 동료의 배려도 필요하다. 에델만코리아 제공
“모유량이 부족한 것 같아서요. 모유만 먹일 경우 아이가 배고파하면 어떡해요? 그래서 잘 크지 않을까 봐 걱정돼요.”

이번 달 1일부터 7일까지는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니세프가 정한 ‘세계모유수유주간’이다. 출산한 모든 여성이 모유 수유를 잘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라고 권고한다. 하지만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의 경우 아이가 100일이 될 때까지 모유 수유를 유지하는 비율은 50%에 불과하다. 왜일까. 또 어떻게 하면 WHO 권장 기간인 생후 2년 동안 모유 수유를 할 수 있을까.

제일병원이 최근 모유 수유 여성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10명 중 9명이 “모유 수유가 두렵고 어렵다”고 답했다. 두려움의 원인으로는 모유량 부족에 대한 걱정이 44.8%로 가장 많았다. 하지만 의학적으로 볼 때 모유량이 부족해 수유가 어려운 경우는 5%에 불과하다. 안현경 제일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보통 아이가 먹을 만큼의 모유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부족하다고 느끼는 건 막연한 걱정일 뿐”이라며 “모유 수유에 대해 제대로 알고 본인의 모유량에 대해 믿음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젖몸살이나 유선염이 생겨 수유를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 특히 치료약을 복용하면 모유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는데, 전문가들은 이를 모유 수유에 대한 대표적 오해라고 강조한다. 의사 처방에 따라 먹는 대부분의 염증약은 모유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럼에도 우려가 된다면 약을 먹을 때는 모유를 짜서 버리고 치료가 끝난 뒤 수유를 계속하면 된다.

또 출산 후 직장 생활을 하는지 여부도 영향을 미친다. 2012년 전국 출산력 및 가족 보건복지 실태조사에 따르면 출산휴가 3개월 후 바로 직장에 복귀한 여성의 완전 모유수유 실천율(모유만 먹이는 비율)은 약 23%인 데 반해 육아휴직 중이거나 전업주부인 여성의 경우 50%대였다. 직장을 다니는 여성이 모유를 먹일 수 없는 원인으로는 ‘근무시간에 젖을 먹일 수 없기 때문’이 96.4%, ‘수유 혹은 유축(손이나 기계 등으로 젖을 짜놓는 것) 장소 부재’가 83.6%였다.(복수응답)

직장 여성이 근무 시간에 아이에게 젖을 물리는 건 불가능하지만 유축을 할 만한 장소만 있다면 모유 수유를 이어갈 수 있다. 따라서 회사가 모성 복지 지원에 관심을 가지고 관련 시설을 마련해주는 게 필요하다.

한국화이자제약에 다니는 김모 씨는 복직 후 10개월 동안 모유 수유를 지속했다. 그는 “사내 여성 휴게실에 별도 공간이 있어서 마음 편하게 유축할 수 있었다”며 “특히 동료들의 배려 덕분에 근무 중에 유축을 하고 이 시간을 피해 회의를 할 수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젖몸살#유선염#모유수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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