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으로 마비된 손발 움직여야 하는 이유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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在美 한국인 과학자, 첫 규명

김수영 연구원
김수영 연구원
뇌중풍(뇌졸중)으로 신체 일부가 말을 잘 듣지 않을 때 의료진은 이들 부위를 의도적으로 움직이고 자주 사용하라고 조언한다. 불편한 부위를 움직이는 게 재활 효과가 높다는 사실은 임상에서는 경험적으로 잘 알려져 있다.

가령 뇌중풍으로 뇌 좌측 반구의 운동피질이 손상된 환자라면 신체 오른쪽 절반을 움직이기 어렵다. 이 경우 자신도 모르게 왼쪽 손발을 주로 쓰게 된다. 하지만 이는 마비된 오른쪽 신체의 회복을 저해해 재활에 도움이 안 된다. 최근 재미(在美) 한국인 과학자가 그 이유를 처음으로 밝혀냈다.

김수영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연구원은 뇌중풍 환자가 신체의 마비된 부위 대신 정상 부위만 집중적으로 사용할 경우 뇌 구조가 바뀌고 결과적으로 재활 효과도 떨어진다는 사실을 발견해 ‘신경과학저널’ 3일자에 발표했다.

김 연구원은 뇌중풍으로 사지 일부가 마비된 쥐를 대상으로 한 그룹은 2주 동안 그대로 뒀고, 다른 한 그룹은 건강한 다리만 계속 움직이게 했다. 그리고 이어서 2주 동안 마비된 다리의 재활 치료를 진행했다.

한 달가량 지난 뒤 두 그룹의 뇌를 비교하자 차이점이 확연히 드러났다. 건강한 다리만 움직이게 한 쥐의 뇌에서는 마비된 다리를 관할하는 영역이 크게 줄었다. 또 쥐의 뇌를 해부해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하자 건강한 다리만 쓴 쥐의 뇌에는 신경세포의 연결인 시냅스가 지나치게 많았다.

김 연구원은 “시냅스가 많이 생성되면 재활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꼭 그렇지는 않다”면서 “이번 연구로 뇌중풍 환자가 신체의 건강한 부위만 집중적으로 사용할 경우 마비된 부분의 재활을 방해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신선미 동아사이언스 기자 vamie@donga.com
#뇌졸중#마비#손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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