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레야, 겨울잠에서 깨어나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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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우주국의 혜성탐사 로봇… 태양광 충전 잘돼 교신 파란불

지난해 11월 일명 ‘추리’ 혜성에 착륙한 지 3일 만에 동력이 떨어져 겨울잠에 빠진 탐사로봇 ‘필레’. 독일항공우주센터(DLR)는 지난주부터 필레와 교신을 시도하고 있다. DLR 제공
지난해 11월 일명 ‘추리’ 혜성에 착륙한 지 3일 만에 동력이 떨어져 겨울잠에 빠진 탐사로봇 ‘필레’. 독일항공우주센터(DLR)는 지난주부터 필레와 교신을 시도하고 있다. DLR 제공
‘필레와의 교신을 기다리며….’

13일 독일항공우주센터(DLR)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는 혜성 ‘67P/추류모프-게라시멘코’(애칭 ‘추리’)에 잠들어 있는 탐사로봇 ‘필레’의 사진과 함께 이런 문구가 등장했다.

필레는 지난해 11월 15일 유럽우주국(ESA)의 혜성 탐사선 ‘로제타’에 실려 추리에 무사히 착륙했지만 3일 만에 동면(冬眠) 상태에 들어갔다. 필레는 자체 동력을 다 쓰고 나면 몸체를 둘러싼 태양전지판을 이용해 태양광을 받아 에너지를 충전하도록 설계됐지만, 절벽 옆 그늘진 곳에 착륙하는 바람에 태양광을 제대로 받을 수 없었다.

필레 운영을 총괄하는 DLR은 착륙 4개월 만인 이달 12일 필레와 첫 번째 교신을 시도했지만 응답을 받지 못했다. 필레 운영 책임자인 슈테판 울라메크 박사는 “필레는 지난해 착륙 당시보다 태양광 충전을 시간당 2배 이상 하고 있다”면서 “필레가 서서히 깨어날 때가 됐다”고 밝혔다.

필레의 겨울잠을 깨우기 위해서는 태양광으로 적어도 5.5W급 전력을 생산해야 한다. DLR은 “20일까지 필레와의 교신을 계속 시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필레를 싣고 추리를 찾아간 로제타는 ‘사이언스’ 20일자에 반가운 소식을 전했다. 로제타는 지난해 10월 17∼23일 탑재돼 있던 질량분석기 ‘로시나’를 이용해 추리에서 분출되는 가스 성분을 분석해 질소 분자를 처음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 그간 지상망원경을 이용한 관측에서는 질소 분자가 발견되지 않았다.

또 가스에서 질소 분자와 일산화탄소 분자의 비율을 조사한 결과 추리가 영하 243도에 이르는 극저온 상태에서 생성됐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문홍규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질소와 일산화탄소의 성분비는 태양계가 생성될 때 온도 등을 유추하는 근거가 된다”면서 “46억 년 전 목성족 혜성이 어떤 환경에서 만들어졌는지 밝혀 태양계 진화 역사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선미 동아사이언스 기자 vamie@donga.com
#필레#유럽우주국 혜성탐사 로봇양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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