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 되면 정신적 압박에 시달린다? 연구결과 봤더니…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26일 14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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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자가 될수록 더 큰 정신적 압박에 시달린다는 게 일반적인 통념이다. 그러나 지도적 위치에 오르는 것이 반드시 정신적 압박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지도자가 되면 동시에 자율성 및 다른 사람에 대한 통제권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신적 압박을 받는 상황일지라도 압박요인에 대해 통제권을 갖고 있다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이 적게 분비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하버드대와 스탠퍼드대의 공동 연구진은 지도적 위치와 정신적 압박 사이의 관계를 탐구하기 위해 두 차례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1은 하버드대의 경영자 교육과정 등록생 중 216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정신적 압박 수준은 코티솔의 분비량으로 측정했다. 코티솔은 오후 3시경에 참가자들에게 모두 침 1.5㎖를 흘리도록 한 뒤 수집했다. 주관적으로 느끼는 정신적 압박 정도는 19개 문항으로 이뤄진 불안감 척도를 이용해 측정했다. 연구결과 코티졸과 불안감 정도 모두 지도적 위치에 있는 사람이 비지도적 위치에 있는 사람보다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연구2에서는 지도적 위치를 세부적으로 측정했다. 직간접적으로 지휘계통상 하위에 있는 부하직원의 수, 직접적으로 관리하는 사람의 수, 아랫사람에 대한 인사권한의 정도 등으로 구분했다. 연구결과 지도적 위치가 높을수록 통제감은 높게 나타난 반면 정신적 압박은 낮았다.

지도자는 정신적 압박으로부터 자유롭다. 그러나 지도적 위치에 있다고 늘 통제감의 혜택을 누리는 것은 아니다. 지도적 위치를 지휘 권한의 크기와 직접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사람의 수로 구분했을 때 정신적 압박이 줄어드는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지휘 권한의 크기이지 직접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사람의 수가 아니다. 지도자가 되면 금전적 보상 뿐 아니라 정신적 건강이란 보상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그 보상을 제대로 누리기 위해서는 일을 적절하게 아랫사람에 나눠줄 필요가 있다. 지도자가 돼서도 모든 일을 직접 하려고 한다면 지도자로서 가질 수 있는 보상을 제대로 누릴 수 없게 된다.

안도현 제주대 언론홍보학과 교수 dohyun@SocialBrai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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