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Beauty]“말기 관절염 환자분께 인공관절 수술 후원해 드립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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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은 치료가 필요한 말기 관절염 무릎 X선 사진. 오른쪽은 정상 무릎 X선 사진.
왼쪽은 치료가 필요한 말기 관절염 무릎 X선 사진. 오른쪽은 정상 무릎 X선 사진.
71세 여성 이모 씨는 스물한 살 때부터 밭일과 논농사를 해왔다. 여름 한낮에도 무릎을 쪼그린 채로 논밭에서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50년을 지내왔다. 그러다 보니 이른 나이인 30대 후반에 무릎 통증이 찾아왔다. 통증은 시간이 갈수록 심해져 50대를 넘기면서부터는 밤에 잠을 자기 힘들 만큼 아팠다.

이 씨는 무릎 수술을 받고 싶었지만 엄두가 나지 않았다. 수술 비용 때문이다. 그랬던 이 씨가 지금은 무릎 통증이 거의 사라진 상태로 정상에 가까운 생활을 하고 있다. 지난달 양쪽 모두 무릎 수술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 씨는 대한노인회가 진행 중인 ‘저소득층 노인을 위한 퇴행성 관절염 인공관절 수술 후원 캠페인’의 도움을 받았다. 이 씨는 “수술비를 마련하지 못해 20년 넘게 극심한 무릎 통증을 안고 살아왔던 나에게 대한노인회의 인공관절 수술 캠페인은 새 삶을 살 수 있는 기회를 줬다”고 말했다.

올해 5월부터 이 같은 후원 캠페인을 시작한 대한노인회는 기초생활수급 대상자를 포함한 저소득층 퇴행성 관절염 말기 환자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전국의 대한노인회 245개 지회장 추천을 받은 사람도 후원 혜택의 대상이 된다.

수술을 희망하는 노인 환자는 대한노인회 보건의료사업단에 전화(1661-6595)나 우편(서울 서초구 방배로 43), e메일(ok6595@naver.com)로 신청하면 된다.

신청을 접수한 대한노인회는 환자의 경제적 사정 등을 심사해 후원 여부를 결정한다. 후원 병원의 무릎 관절 검사를 거쳐 인공관절 수술이 가능하다는 판단이 내려지면 수술에 들어간다.

이 캠페인은 2015년 4월 30일까지 계속된다.

퇴행성 관절염은 무릎을 보호하는 연골이 노화로 닳아 없어지면서 뼈와 뼈가 맞닿아 통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65세 이상 노인의 80% 정도가 이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골은 혈관이 없는 조직이다. 이 때문에 혈액 속 재생인자의 역할이 이뤄지지 않는다. 한 번 닳은 연골은 자체 회복이 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퇴행성 관절염은 연골 손상 정도에 따라 초기, 중기, 말기로 나뉜다. 치료 시기를 놓쳐 연골이 모두 닳아 없어지는 퇴행성 관절염 말기에 이르면 걷기조차 힘들 만큼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퇴행성 관절염 말기는 약물이나 주사 치료를 하기에는 이미 늦은 시기다. 인공관절을 이식하는 수술을 통해 통증을 줄이고 무릎의 운동성을 높이는 것이 사실상 유일한 치료법이다. 수술 후에는 6개월∼1년의 회복 기간이 필요하다. 완치 후에는 등산도 가능하다.

하지만 인공관절 수술은 관절을 이식하는 큰 수술인 만큼 치료비가 만만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건강보험 가입자라도 무릎 한 쪽을 수술하는 데만 환자 부담 비용이 250만∼300만 원에 이른다. 수술 후 입원 기간도 2, 3주여서 간병인이 필요할 수도 있어 추가 부담이 있다. 이 같은 치료비 부담 때문에 저소득층 노인들은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극심한 통증을 참고 견뎌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건강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다면 환자가 부담해야 하는 돈은 두 배로 늘어난다. 의료계는 퇴행성 관절염을 앓는 노인 중 80% 정도가 수술비 부담 때문에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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