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송두리째 육지로 나왔다? 30종 1만마리 물고기가…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9일 17시 56분


코멘트

우주만큼이나 인간이 모르는 세상이 우리 코앞에 있다. 바다 속이다. 바다는 지구표면의 70.8%나 차지한다. 지구 생물의 최초 원형도 바다에서 시작됐고 그 바다에 소금이 있어 생물이 생존한다. 그런데도 우린 그 바다를 아직도 잘 모른다. 너무도 깊고 너무도 넓어 인식 한계 밖에 존재해서다. 바다의 평균깊이는 4117m며, 가장 깊은 곳은 1만1034m-민간항공기의 순항고도-에 이른다.

수중의 생명체는 신비롭다. 모든 게 육지와 다르다. 그들은 엄청난 수압을 개의치 않는다. 우리를 죽음으로 이끄는 무서운 중력으로부터도 자유롭다. 우리가 평면의 2차원적 생물인데 반해 그들은 상하좌우로 자유자재 이동하는 3차원 생물이다. 우리가 머무는 곳은 지구표면의 30%에 불과한 육지지만, 그들은 그보다 배 이상 넓은 물속에 머문다. 그들은 빛이 닿지 않는 심해에서도 생존한다.

수족관 안에 작은 동물원인 '더 정글'. 앵무새 등 새들과 맹수 원숭이 등이 있다.
수족관 안에 작은 동물원인 '더 정글'. 앵무새 등 새들과 맹수 원숭이 등이 있다.

그런 바다를 육지로 들고 나온 게 아쿠아리움(해양수족관)이다. 생물은 수조의 물속에 실재하지만 우린 그들을 물 밖 세상에서 본다. 그러니 흥분하지 않을 수 없다.

아쿠아리움의 전시기법은 첨단과학과 더불어 발전했다. 초고압에 견디는 강력한 투명아크릴 재질의 대형수조를 두고 하는 말이다. 1995년 만해도 그 크기는 현재의 4분의 1에 불과했다. 지난 20년간 네 배쯤 커졌는데 속속 개발되는 신소재의 덕이다. 관람수조는 아쿠아리움의 핵심 시설이다. 그것은 TV화면처럼 클수록 좋다. 감동이 커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쿠아리움은 새것이 최고다. 한화호텔&리조트가 10일 개장할 '아쿠아 플라넷 일산'을 찾아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아쿠아플라넷 일산에서 덩치가 가장 큰 해양생물 샌드타어거스 상어. 현재는 1.5m지만 3년후에는 3-4m까지 자랄 예정이다.
아쿠아플라넷 일산에서 덩치가 가장 큰 해양생물 샌드타어거스 상어. 현재는 1.5m지만 3년후에는 3-4m까지 자랄 예정이다.

한화호텔&리조트는 국내에선 최초로 아쿠아리움을 체인화한 이 분야의 선도기업이다. 시작은 1985년에 63빌딩에서 개관한 '63씨월드'다. 그 아쿠아리움은 27년 만인 2012년 전남 여수의 '아쿠아 플라넷'(Aqua Planet·수중행성)으로 진화했고 2013년 제주, 올해엔 일산 개관으로 아쿠아 플라넷은 세 개로 늘었다. 그동안 63씨월드도 '수족관'에서 '박물관'(2010년 인증)으로 업그레이드 됐다.

이 회사는 이 분야에서 지구촌 '톱 10'을 지향한다. 이미 중국시장에 진출했다. 중국대륙에선 아쿠아리움의 진가가 새롭게 조명 받고 있다. 신도시와 쇼핑몰을 만들 때 투자와 분양, 입점 촉진에 결정적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호수마저 '바다(海)'라 표기하는 독특한 나라다. 땅이 워낙 넓다보니 평생토록 바다를 볼 수 없는 곳이 대부분이어서다. 그런 중국인에게 바다를 송두리 째 내륙으로 가져와 눈앞에서 보여주는 아쿠아리움은 특별한 존재다.

해양생물체험관 '디 아쿠아'의 수중터널.
해양생물체험관 '디 아쿠아'의 수중터널.

아쿠아플라넷 일산은 아쿠아플라넷 여수, 제주와 동시에 계획됐다. 여수의 시설 수준과 별 차이가 없다. 다른 점이 있다면 전시되는 생물정도인데 해파리가 대표적이다. 해파리는 해양생물 중에서도 그 유영모습이 아름답기로 이름났다. 일산에선 그걸 조명효과로 더 환상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여수와 제주에 없는 것도 있다. '더 정글'이라는 육지동물 전시관이다. 핵심 동물은 미주대륙에 서식하는 표범, 재규어다. 재규어의 우리는 통유리여서 이 거대한 고양이과 맹수를 코앞에서 관찰하는 호사를 누릴 수 있다. '더 정글'에는 앵무새 등의 조류와 알락꼬리원숭이 등도 있다.

젤리피시 존에 전시된 해파리 중 하나인 '무희나선꼬리' 해파리.
젤리피시 존에 전시된 해파리 중 하나인 '무희나선꼬리' 해파리.

아쿠아플라넷 관람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초대형 메인수조 안에서 펼쳐지는 수중세계다. '딥 블루오션'이라 이름 붙인 일산의 대형수조는 전면이 폭 12m에 높이가 6m(수심)다. 여수보다는 작아도 수도권에서는 가장 크다. 여기에 초대형 가오리와 제브리 샤크 등 30종 1만여 마리의 크고 작은 물고기를 풀어놨다. 가장 큰 어류는 샌드타이거라고 불리는 상어. 아직은 어려 체장이 1.5m에 불과하지만 3년만 지나면 3~4m로 큰다고 한다.

이 메인수조는 바라보면 볼수록 수중세계로 몰입하게 만드는 신비한 마력을 지녔다. 내 경우엔 여기 앉아 있노라면 마음이 그렇게 편안할 수가 없다. 걱정도 사라지고 근심도 멀어진다. 아마도 느릿느릿한 리듬을 따라 움직이는 물고기의 유영이 인간의 긴장을 무장해제 시키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게다가 수중에서 발산되는 파란 빛은 마음과 정신을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는 듯 하다. 공간은 넓지만 소음은 없다.

대형 메인수조 '딥 블루오션'. 폭 12m에 수심 6m로 수도권에서는 가장 크다. 대형 가오리 류와 샌드타이거 상어의 유영이 눈길을 끈다.
대형 메인수조 '딥 블루오션'. 폭 12m에 수심 6m로 수도권에서는 가장 크다. 대형 가오리 류와 샌드타이거 상어의 유영이 눈길을 끈다.

대형수조 안에선 하루 다섯 번씩 인어공연이 펼쳐진다. 수중싱크로 공연인데 인어모습으로 분장한 두 미녀가 스킨다이빙(인공호흡기를 쓰지 않는 수중유영)으로 번갈아 수중에 내려와 다이버와 함께 아름다운 율동을 선보인다. 모두 국가대표를 지낸 싱크로나이즈드 수영선수로 그들의 유려한 수중연기는 곧 예술이다. 공연이 끝나면 물고기에게 먹이를 주는 이벤트로 이어진다. 두 명의 스쿠버다이버가 진행한다. 사람 키 크기의 초대형 가오리가 그 큰 입으로 물을 흡입하면서 고등어 조각을 빨아 들여 날카로운 이빨로 조각내 먹는 동작을 잘 관찰할 수 있게 먹이를 준다.

수달 한 쌍도 개방형 수조에서 살고 있다.
수달 한 쌍도 개방형 수조에서 살고 있다.

펭귄과 비버, 수달의 서식환경을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게 설계한 개방형 수조 '오션아레나'도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시설이다. 그중에서도 국내 처음 선보이는 것은 참물범 수조의 수면 밖 유리터널. 동그랗게 만든 튜브형 유리관은 공기를 모두 뽑아내서 물로 꽉 채워져 있다. 참물범은 수중의 튜브 끝을 통해 수면위로 노출된 이 유리튜브의 꼭대기까지 유영으로 오를 수 있다. 수조 밖에서 보면 마치 참물범이 수면위로 날아오르고 있다고 착각하게 된다. 그 수조 옆에는 몸무게가 벌써 100kg을 넘긴 네살 박이 바다코끼리 메리가 살고 있다. 메리는 하루 두 번 관객과 대면한다.

아쿠아플라넷 일산은 10일 개장한다. 위치는 일산의 물놀이 및 빙상 테마파크 '원마운트' 바로 옆. 입장료는 어른 2만7000원, 청소년 2만4000원, 어린이 2만2000원(36개월 미만 무료). 쉬는 날은 없으며 개장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입장은 폐장 한 시간 전까지). 원마운트와 더불어 일산의 새로운 명물 어트랙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www.aquaplanet.co.kr/ilsan 031-960-8500

조성하 전문기자 summer@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