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의학을 달린다]“주특기를 길러라” 대학병원 ‘전문병원’ 승부수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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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병원 전문병동 개설 바람
고려대·연세대 병원 대규모 ‘암병원’ 개설
삼성병원·성모병원, 심장-뇌혈관 질환 위주… 전문성 강화한 병원들 ‘특성화’로 경쟁력 강화

최근 대학병원들이 앞다투어 원내 전문병원을 개원하고 있다. 고려대 구로병원도 올 4월 암 환자들만을 대상으로 진료하는 암병원을 개원했다. 고려대 구로병원 제공
최근 대학병원들이 앞다투어 원내 전문병원을 개원하고 있다. 고려대 구로병원도 올 4월 암 환자들만을 대상으로 진료하는 암병원을 개원했다. 고려대 구로병원 제공
첨단병원 대전(大戰)의 시대.

최근 대학병원들 사이에서 부는 새로운 트랜드는 원내 전문 병원(센터)의 개원이다. 특성화를 통해 각 병원만의 특기를 길러내 무한경쟁에서 승자가 되겠다는 포석이다.

환자들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이 분야는 ○○ 병원으로 가야한다” “아니다. 새로 생긴 ○○ 암센터로 가야한다” 등 저마다의 평가가 쏟아지고 있는 상황. 현재 국내 주요 병원의 전문 병동 개설 상황에 대해 알아본다.

암병원 고연전(연고전) 시작되다


고려대 구로병원 제공
고려대 구로병원 제공
전통의 사학(私學) 라이벌 고려대와 연세대. 이들 대학이 세운 병원에서 각각 대규모 암병원을 건립하며 이른바 ‘고연전(연고전)’이 병원 간에도 가열되는 분위기다.

고려대 구로병원은 올 4월 암병원을 열면서 국제 수준의 최첨단 의료시스템을 갖춘 환자중심 암병원으로 탈바꿈한다는 각오다. 이 병원은 매년 구로병원을 찾은 대부분의 환자가 암 환자라는 점에서 착안해 독립적인 암 전문병원을 설립하고 수준 높은 암 전문 치료를 제공하기로 했다.

이 병원은 이미 2007년 국내 최초로 폐암, 식도암, 위암 수술에 ‘감시 림프절 생체검사’를 적용해 암 치료의 선구적인 역할을 한 바 있다. 이 경우 수술 및 절개 범위를 최소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구로병원 암병원은 앞으로 모든 갑상샘암, 두경부암, 비뇨기암 등 암 수술에 이 검사를 적용하고 환자 부담을 크게 줄일 계획이다. 수술 부위를 최소화할 수 있는 최소침습수술의 대가가 이 병원에 즐비한 점 역시 환자에게는 매력적으로 다가갈 것으로 보인다. 또 구로병원의 강점으로 손꼽히는 ‘다학제진료팀’ 역시 독립 암병원 개설을 통해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이에 맞서는 연세암병원은 규모부터 엄청나다. 지상 15층, 지하 7층 건물에 병상만 510개를 확보했다. 암병원으로서 국내 최대 규모. 여기에 15개 암 전문센터까지 갖춰 암병원은 향후 세브란스병원의 암 치료 및 연구의 메카가 될 것으로 기대 된다.

연세암병원의 특성은 15개 암센터 외 암예방센터, 완화의료센터, 암지식정보센터라는 특성화 센터까지 갖춘 것이다. ‘치료를 넘은 전인적 진료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암예방센터는 암 발병 위험이 높아진 고위험군인 심혈관질환, 뼈엉성증(골다공증), 당뇨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예방과 조기 진단을 내린다. 특히 환자 가족들에게도 예방을 위한 생활관리법을 전수하는 게 특징이다.

완화의료센터에서는 모든 암 환자가 호소하는 통증관리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그간 통증치료에 대한 연속성과 전문성이 부족했다는 점에 착안해 통증만 다루는 센터를 설립한 것. 암지식정보센터에서는 그간 세브란스병원이 축적한 모든 암 정보와 국내외 최신정보를 제공하고 일반인도 이곳에서 암 관련 정보를 열람할 수 있게끔 했다.

지하철 3호선 심장-뇌혈관 병원 시리즈


삼성서울병원과 서울성모병원은 2년 뒤 개통되는 수서발 KTX의 최대 수혜자로 손꼽힌다. 수서역에 가까운 서울 지하철 3호선 역(일원역, 고속터미널역) 인근에 위치한 입지 상 지방에서 올라오는 환자들까지 대거 유치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를 잡았다는 평가다. 이들 병원이 최근 경쟁이라도 하듯 심장·뇌혈관 질환을 전담하는 전문 병동을 열고 한 판 대전에 나섰다.

먼저 나선 곳은 삼성서울병원. 3월 공식 출범한 ‘심장뇌혈관병원’은 심장센터, 혈관센터, 뇌중풍센터, 이미징센터, 예방재활센터 등 5개 센터를 산하에 갖췄다. 특히 심장 초음파 분야 세계 최고의 전문가로 손꼽히는 오재건 미국 메이요클리닉 순환기내과 교수를 초대 원장으로 초빙해 첨단 의료를 환자에게 제공할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삼성서울병원이 심장 및 뇌혈관질환 협진 시스템을 갖춘 데는 2011∼2012년 삼성서울병원을 찾은 뇌중풍 환자 4850명 가운데 심장혈관질환을 동시에 앓고 있는 비율이 25.1%에 달할 정도로 연관성이 강했기 때문. 다혈관 클리닉, 경동맥협착 클리닉, 심방세동환자-뇌중풍 클리닉, 심정지 클리닉 등 특화 프로그램을 통해 보다 전문화된 치료를 제공해 환자 생존율을 크게 높일 계획이다.

서울성모병원 역시 4월 ‘심뇌혈관센터’ 개소로 맞불을 놓은 모양새다. 병원 본관 2층에 진료과별로 구분되어 있던 외래공간을 심뇌혈관 환자만을 위한 공간으로 합치고, 중환자병상·일반병상을 합쳐 총 146개 병상을 확보했다.

이 센터의 강점은 혈관 치료와 외과수술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치료법. 심장 및 뇌혈관 질환을 동시에 치료할 수 있다는 장점을 통해 환자들의 치료효과를 높이고 진료비를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용삼 서울성모병원 심뇌혈관센터장(신경외과)은 “사람의 혈관은 하나로 연결돼 뇌나 심장혈관 중 한쪽에서 문제가 있는 환자는 다른 혈관질환도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통합 진료 시스템을 통해 환자 생존율을 높이는 것과 동시에 혈관질환의 예방적 관리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철호 기자 iron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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