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생한방병원]“수술은 왜 해? 10년 지나도 고마워할 치료합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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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준식 자생한방병원 이사장

“10년, 20년 후에도 고마워 할 치료를 하겠습니다.”

정복진 씨는 자생한방병원에서 ‘고구마 할머니’로 통한다. 변변치 않은 살림에 고마움을 전하기 위해 고구마를 삶아 20년 만에 다시 병원을 찾았기 때문이다.

“오전 3시에 일어나 목욕하고 4시에 고구마 삶아서 버스 타고 지하철 타고 병원까지 왔죠” 정 씨가 고구마를 들고 찾아간 사람은 신준식 자생한방병원 이사장(사진). 20년 전 정 씨를 치료해준 바로 그 한의사다.

신 이사장은 “4개월 동안 믿고 치료를 받아준 정 할머니 같은 분들 덕분에 비수술 치료법이 자리를 잡고 인정을 받을 수 있었다”며 “정 할머니처럼 ‘그때 수술하지 않고 선생님께 치료를 받아서 다행이다’라고 고마워하는 환자들이 많다. 10년, 20년이 지나도 그런 감사의 마음이 변하지 않는 치료를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25년 전부터 한방 비수술 치료법으로 척추질환을 고치고 있는데…


“처음 한의원을 개원했던 25년 전만 해도 척추질환은 무조건 수술이 정답이라고 생각했던 시절이었다. 특히나 양방병원도 아니고 한방에서 침과 한약으로 척추질환을 고친다고 하니 믿을 수 없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주변의 따가운 시선이 힘겹기도 했지만 척추질환을 수술하지 않고 고칠 수 있는 이러한 의술을 그런 시선들 때문에 포기할 순 없었다. 이제 척추질환은 되도록 수술을 하지 않고 고쳐야 한다는 것이 상식처럼 자리 잡은 것을 보면 격세지감을 느낀다.”

―척추질환에 집중하게 된 이유는…

“우리 집안은 7대째 이어져온 의료인 집안이다. 한의사면서 외과의사였던 아버지께서 35년 전 계단을 내려오시다 허리를 다치셨다. 나중에는 척추에 결핵균이 들어가 척추결핵이 되었는데 허리뼈가 녹아내려 자리에서 일어나시질 못했다. 그 와중에도 ‘숟가락 들 힘만 있어도 환자를 돌보는 게 의사의 도리’라며 6년이나 환자들에게 침을 놓고 약을 지으셨다. 그러한 선친의 모습을 보며 ‘무슨 일이 있어도 허리병 만은 꼭 정복하겠다’고 다짐했다.”

―환자들을 보는 심정도 남다를 것 같은데…

“병원을 찾는 어르신들을 보면 부친의 모습이 떠오른다. 어르신들이 많이 앓고 있는 퇴행성 척추질환은 늘 통증을 달고 살아야 하는 매우 불편한 병이다. 하지만 어르신들은 가족들에게 걱정을 끼칠까 말도 못하고 가족들은 아파하는 어르신들을 보며 안타까워만 한다. 난 내 아버지가 허리병으로 고생해 봤기에 그 심경을 누구보다도 잘 이해한다. 의료진이나 직원들에게도 병원을 찾는 어르신들을 자기 부모님처럼 대하라고 이야기한다.”

―한의사 집안이라면 비방도 있지 않나.

“부친께서 허리가 아파 찾아온 사람들에게 대대로 내려온 가전비방을 자주 처방했다. 사람들은 두어 달이 지나 약을 다 먹을 때쯤이면 꼭 다시 돌아와 통증이 사라졌다며 감사의 의미로 잡곡이나 곶감 같은 선물을 주고 갔다. 내가 가장 먼저 연구한 것이 바로 이 한약이었다. 다양한 임상연구를 한 끝에 이 한약이 허리디스크와 목디스크 등의 근골격계 질환에 효과를 보인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름도 없던 그 한약에 부친의 호를따 ‘청파전’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한방 치료에 대한 관심이 오히려 해외에서 더 많은데…


“한의원이 성장하고 한방병원이 되면서 가장 먼저 만든 것이 지금의 자생척추관절연구소(JSR)였다. 척추 고치는 한약인 청파전을 비롯해 뒤틀린 허리뼈를 바로잡기 위해 만들어 낸 추나요법, 극심한 디스크 환자의 통증을 줄이기 위해 개발한 동작침법, 약침 등 자생에서 사용하는 모든 한방치료법의 효능을 과학적으로 밝혀내기 위한 연구를 시작했다. 이런 결과로 각종 연구 결과가 과학논문인용색인(SCI)급 국제학술지에 발표되고 전세계 유명 병원, 대학들이 공동 연구를 요청할 정도로 자생 치료법이 인정을 받고 있다. 그 덕분에 현재 미국에도 로스앤젤레스, 플러턴, 어바인, 샌디에이고, 뉴저지와 시카고 등에 자생한방병원이 성공적으로 진출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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