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작-경련 등 신경질환 치료도 ‘파란불’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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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연구진, 뇌속 칼륨이온 통로 규명

발작과 경련을 동반하는 뇌전증은 뇌 신경세포의 불규칙한 흥분으로 인해 발생하는 신경장애다.

흥분한 뇌 신경세포가 이완을 하기 위해서는 칼륨이온(K )을 바깥으로 내보내는데, 발작과 경련은 신경세포 주변에 칼륨이온이 너무 많아 신경세포 내 칼륨이온이 빠져나오지 못해 계속 흥분상태를 유지하면서 생긴다. 이 때문에 과학자들은 뇌질환의 효과적 치료를 위해 뇌 속 칼륨이온 농도를 조절하는 방법을 연구해 왔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기능커넥토믹스연구단 황은미·이창준 박사팀과 경상대 의대 박재용 교수팀은 신경세포와 뇌혈관 사이를 연결하는 성상교세포 속 두 개의 이온통로인 ‘트윅’(TWIK-1)과 ‘트렉’(TREK-1)이 신경세포 주변의 칼륨이온을 흡수해 뇌 속 칼륨이온 농도를 조절한다는 사실을 구명해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5일자 온라인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세포 내에서 활성화 상태의 유전자와 비활성화 상태의 유전자를 구별하는 ‘RNA간섭기술’을 이용해 성상교세포 속 다양한 이온통로의 기능을 구명했다.

연구팀은 작은 크기의 바이러스를 이용해 각 이온통로의 발현을 선택적으로 억제하며 성상교세포의 칼륨이온 흡수 능력을 관찰한 결과 신경세포 주변의 칼륨이온을 흡수하는 이온통로는 바로 트윅과 트렉이라는 것을 밝혀냈다. 이들 이온통로가 한 덩어리로 함께 작용하면 칼륨이온이 성상교세포로 흡수돼 신경세포 주변의 칼륨이온이 낮은 농도로 유지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황은미 박사는 “트윅-트렉 통로가 칼륨이온을 흡수해 주변의 혈관이나 다른 성상교세포로 퍼뜨려 뇌 속 칼륨이온 농도를 조절한다”며 “칼륨이온 농도 조절 실패로 인한 뇌전증, 우울증, 불안장애 등 신경계 질환에 대한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새미 동아사이언스 기자 sae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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