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수원청개구리’ 생존방안 찾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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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과학동아 탐사대’ 60명 전국 246곳 조사
넓은 평야지역 논에서 서식 활발… “시민참여과학의 성공사례” 평가

어린이를 포함한 일반인들이 전문 연구자들과 함께 연구하고 멸종 위기종 동물의 보존 방안을 제시해 화제다.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장이권 교수는 이달 7일 한국양서파충류학회에서 1급 멸종위기종인 ‘수원청개구리’를 보존하기 위해서는 평야 지역의 넓은 논을 보존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같은 결과는 장 교수가 지난해 4∼6월 9주 동안 ‘어린이과학동아 수원청개구리 탐사대’ 60여 명과 함께 전국 70개 지역 246곳을 조사해 33곳에서 수원청개구리를 발견하고, 지리정보시스템(GIS)을 이용해 조사 대상 지점의 반경 1km를 조사해 얻은 것. 이처럼 전국단위 조사가 가능했던 것은 ‘어린이과학동아’에서 모집한 어린이와 학부모들이 연구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장 교수에 따르면 도심과 도로, 강, 논, 밭, 숲, 습지 등 7개 군으로 분류해 탐사한 결과, 수원청개구리는 논 면적 비율이 높은 곳에서 발견됐다.

일반 개구리 서식지의 경우 주변 논 면적 비율은 평균 37%에 불과했지만, 수원청개구리 서식지 주변 논 면적은 평균 65%에 달했다.

장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작은 논에서는 수원청개구리가 서식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며 “수원의 경우도 도시화가 가속화되면서 넓은 논이 쪼개져 면적이 작아지면서 수원청개구리가 사라지게 된 것으로 보이는 만큼, 수원청개구리 멸종을 막기 위해서는 평야지역의 넓은 논을 보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수원청개구리의 서식지 특이성을 밝힌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한국양서파충류학회장 오홍식 제주대 교수는 “국내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시민 참여 과학의 성공 사례”라며 “선진국들에서는 멸종위기종 생태 조사를 할 때 전문가 네트워크를 통해 광범위한 조사를 벌이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나라도 이번 성과를 계기로 과학자가 독점하고 있는 지식과 연구 성과를 일반인들과 나누는 사례가 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변지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wunawuna@donga.com
#멸종 위기종 동물#어린이과학동아 탐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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