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달콤새콤 섬유질 풍부… 키위, 변비 해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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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5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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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에서 체득한 키위 건강학

뉴질랜드 키위 생산업체인 제스프리 인터내셔널의 한 농장에서 직원이 수확을 앞두고 마지막 점검을 하고 있다. 제스프리 인터내셔널이 생산하는 키위는 총 5개 품종. 이 가운데 4개 품종이 국내에서 팔리고 있다. 타우랑가(뉴질랜드)=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뉴질랜드 키위 생산업체인 제스프리 인터내셔널의 한 농장에서 직원이 수확을 앞두고 마지막 점검을 하고 있다. 제스프리 인터내셔널이 생산하는 키위는 총 5개 품종. 이 가운데 4개 품종이 국내에서 팔리고 있다. 타우랑가(뉴질랜드)=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한국인에게 “김치가 몸에 좋은가”라고 묻는다면? 거의 대부분은 “그렇다”고 대답할 것이다. 그러나 얼마나 많은 외국인이 김치의 진가(眞價)를 알고 있을지는 미지수다.

같은 방식으로 뉴질랜드 사람들에게 “키위가 몸에 좋은가”라고 묻는다면 “너무나 뻔한 질문을 왜 하느냐”는 식의 답변이 돌아온다. 실제로 뉴질랜드 사람들은 우리가 김치를 먹는 것처럼 일상적으로 키위를 먹는다.

키위는 비타민C가 풍부하고 노화를 막아주는 비타민E가 풍부하다. 태아의 뇌와 척추 신경을 만드는 데 도움을 주는 엽산도 많아 임신부에게도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키위가 최근에는 새로운 기능으로 각광받고 있다. 국내에는 아직 많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변비 예방과 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것. 뉴질랜드 오클랜드의 한국인 사업가 박진석 씨(42)의 사례를 보자.

박 씨는 몇 년 전 사업에 실패한 적이 있다. 술을 너무 많이 마셔 몸 상태가 극도로 나빠졌다. 장의 기능도 크게 떨어져 소화도 잘 되지 않았다. 변비까지 생겼다.

참다 참다 결국 병원에 갔다. 의사의 처방이 이색적이었다. “하루에 3, 4개의 키위를 먹어라”는 것. 미덥지는 않았지만 일단 의사를 믿고 꾸준히 키위를 먹었다. 그러나 변비가 별로 좋아진 것 같지는 않았다.

1주일 후 두 번째 진료를 받았다. 이번에는 약을 주겠지, 생각했지만 의사는 “하루에 6개씩 키위를 먹어라”고 처방했다. 박 씨는 속는 셈 치고 키위 섭취량을 늘렸다.

효과는 그 후 나타났다. 키위 섭취량을 늘린 후 1주일 만에 변비 증상이 사라진 것이다. 박 씨는 “그제야 뉴질랜드 친구들에게 물어봤는데, 변비 증상이 있으면 모두들 키위를 먹는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정말 키위가 그런 효능이 있을까. 뉴질랜드의 키위 생산업체인 ‘제스프리 인터내셔널’이 영양학자와 과학자들이 최근 10년간 연속적으로 진행한 키위 연구 결과를 최근 공개했다. 기자가 제스프리 인터내셔널 본사가 있는 뉴질랜드 타우랑가를 최근 방문했다.

첫 연구는 뉴질랜드에서 실시됐다. 60세 이상 남녀 38명에게 4주간 몸무게 30kg당 1개의 키위를 매일 먹도록 했다. 체중이 60kg이라면 매일 2개의 키위를 섭취한 것. 4주 후 38명 모두의 장 기능이 개선됐다.

홍콩에서는 변비 환자 33명과 건강한 사람 20명을 대상으로 비교 연구를 진행했다. 처음 2주 동안에는 평소 식습관을 따르도록 했다. 그 후 4주 동안 매일 아침저녁으로 키위 1개씩을 먹도록 했다. 대만에서도 76명을 상대로 같은 방식으로 연구를 실시했다.

그 결과 홍콩과 대만 모두 변비 환자들의 대부분이 쾌변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변의 모양과 점도도 건강한 사람의 것과 비슷해졌다.

가장 최근의 연구는 벨기에에서 진행됐다. 습관성 변비 환자 38명을 대상으로 3주간 매일 3개씩 키위를 먹도록 했다. 연구팀은 △변을 보는 횟수 △쾌변 여부 △복부 팽만감 정도 △장의 편안함 여부를 측정했다. 그 결과 성별, 나이, 비만 정도와 상관없이 키위를 먹기 시작한 2주 후부터 증상이 개선되기 시작했다.

레인 제이거 제스프리 인터내셔널 대표는 “키위의 영양 성분에 대해서는 아직도 알려져 있는 것이 적은 편이다. 장 기능 개선을 포함해 앞으로 연구에 더 많이 투자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키위의 어떤 성분이 장 기능 개선에 도움을 주는 것일까. 무엇보다 키위에 풍부한 식이섬유 때문이다. 식이섬유는 소장에서는 영양소가 천천히 흡수되도록 돕는다. 또한 대장에서는 수분을 흡수해 팽창함으로써 변을 보는 것을 쉽게 하는 것이다.

뉴질랜드 식품공학연구소 회원으로, 제스프리 인터내셔널의 영양 연구를 전담하는 린리 드러먼드 씨는 “키위에는 2∼3%의 식이섬유가 함유돼 있다. 100g인 키위 1개를 먹으면 식이섬유의 하루 권장량(25g)의 10%를 채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키위에 특히 많이 들어있는 단백질 분해효소 ‘액티니딘’도 변비 개선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평가했다. 그는 “액티니딘은 위에서 육류, 유제품, 콩의 분해를 돕는다. 위장에서 소화가 촉진됨으로써 대장의 활동도 원활해져 변비를 막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고기를 재울 때 키위를 함께 넣으면 고기가 더 부드러워지는 걸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다.

타우랑가(뉴질랜드)=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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