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면 LCD유리 1960년대 이미 개발… 종잇장 두께 휘어지는 유리도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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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3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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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라믹 연구산실 美 코닝社 탐방

코닝이 개발한 휘는 유리 ‘윌로’는 두께가 0.1mm에 불과하지만 충격에 강해 모바일 기기에 사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코닝 제공
코닝이 개발한 휘는 유리 ‘윌로’는 두께가 0.1mm에 불과하지만 충격에 강해 모바일 기기에 사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코닝 제공
화면 크기가 10인치나 되는 태블릿PC 화면을 조금만 힘을 받아도 깨지기 쉬운 유리로 덮을 수 있는 비결은 뭘까. 바로 기존 유리보다 얇고 가벼우면서도 충격에 강한 첨단 소재의 유리 덕분이다.

대표적인 상품이 미국 코닝사(社)의 ‘고릴라 글라스’. 이달 1일 미국 뉴욕 주 코닝의 연구개발(R&D)센터인 설리번 파크를 지식경제부와 한국세라믹기술원 주최 ‘2012 첨단 세라믹 글로벌 챌린저 공모전’ 수상자와 함께 찾았다. 이곳에는 300∼400명의 박사급 연구원이 상주하며 디스플레이, 통신, 환경, 생명과학 분야에서 쓰이는 세라믹 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세라믹은 광물에 열을 가해 변형시켜 만든 비금속 무기 재료다. 전통적으로 도자기 같은 분야에 많이 쓰였다. 요즘은 디스플레이, 반도체, 리튬이온전지, 첨단 센서는 물론이고 모바일 기기에 필수적인 첨단 소재로 탈바꿈하고 있다.

코닝의 주력 제품인 유리도 첨단 소재로 거듭나고 있다. 앞서 언급한 고릴라 글라스는 세계적으로 10억 대가 넘는 모바일 기기에 쓰이고 있다. 종잇장 두께의 휘어지는 유리도 개발돼 조만간 각종 모바일 기기에 쓰일 예정이다.

설리번 파크의 결정질 재료 분야 연구 책임자인 크리스 헤켈 박사는 “코닝의 성공 사례들은 당장의 수익보다 기술의 장래성을 보고 투자를 지속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평면 LCD글라스는 1960년대에 개발했지만 20여 년이 지난 1980년대에 이르러서야 수익이 나기 시작했다. 고릴라 글라스의 기본 기술도 1960년대에 나왔다.

설리번 파크에서는 소재 자체에 대한 연구뿐만 아니라 생산 과정 전반에 대한 연구도 함께 하고 있다. 헤켈 박사는 “생산 과정에서 혁신을 이룰 수 있었기 때문에 소재를 최초로 개발하지 못해도 앞서 나갈 수 있다”고 밝혔다. 코닝에서 미래 소재로 연구하고 있는 리튬 배터리용 세라믹 전해질도 현재 쓰고 있는 연구 시설을 그대로 규모만 키운다면 당장 상용화가 가능하다.

이런 첨단 세라믹 분야는 일본, 미국의 소수 기업이 거의 독점하고 있다. 스마트 기기 생산 강국이라 불리는 우리나라는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김응수 한국세라믹기술원 선임연구원은 “아직 전통 세라믹에만 머물러 있는 국내 세라믹 기업도 첨단 세라믹 소재 연구를 강화해 경쟁력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코닝=고호관 동아사이언스 기자 ko@donga.com
#세라믹 연구#코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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