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색·모양으로 보는 건강 신호등, 화장실에서 체크하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24일 03시 00분


코멘트

대변의 건강학

대변에는 몸속의 건강상태를 알려주는 많은 정보가 들어 있다. 그래서 대변을 몸 상태를 알려주는 일종의 ‘건강 신호등’이라고도 한다. 화장실에서 간단하게 자신의 건강상태를 체크할 수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건강한 대변은 지름 2cm 굵기의 바나나 모양이다. 냄새는 지독하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불규칙한 식생활, 음주, 흡연, 육류 섭취 증가 등으로 건강한 대변을 보는 사람들이 줄어들고 있다. 대변의 건강학에 대해 알아보자.

○ 건강한 대변의 색깔은?


건강한 사람의 대변은 어떤 색깔일까. 황갈색이나 황금색이다. 장에서 효소와 세균이 음식물을 잘 처리하면 찌꺼기인 대변은 황갈색이나 황금색을 띤다. 그러나 황갈색이나 황금색이 아니라도 과민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 대변의 색은 냄새와 대장균에 따라 변한다. 흑색 변과 회색 변, 피가 섞인 혈변이 아니라면 필요 이상으로 과민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

흑색 변과 혈변은 장출혈이 있을 때 발생한다. 흑색 변은 식도나 위, 십이지장 등에서 출혈이 일어나 직장까지 내려가는 동안 색이 변한 것이다. 대변 혈액반응검사가 필요하다. 식도염과 위염 등과 같이 염증성 장 질환으로 가벼운 출혈이 계속될 때도 대변의 색깔이 검게 보인다.

피가 군데군데 섞여 나오는 혈변이라 해도 ‘어떤 피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배변 직후 대변과 함께 묻어나오는 선홍색 혈액은 대장암이라기보다 대개 치질이나 변비로 인한 치열에서 비롯되는 사례가 많다. 피가 섞인 대변을 보고 대장암으로 속단해 지나친 걱정을 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복통, 설사, 미끈한 점액이 섞인 혈변, 검붉은 혈변 등이 보이면 대장암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그렇다 해도 일단 대변에서 피가 섞여 나오면 병원에서 검사를 받는 게 좋다. 가장 많은 원인은 장염이다. 살모넬라균, 이질균, 클로스트리디움균 등의 균은 1개월 이상 이어지기도 한다. 장에 혹이 있거나 항문 열상, 선천성 이상 등이 있어도 혈변을 볼 수 있다.

회색 변은 담즙이 막혔을 때 발생한다. 대변이 이런 빛깔을 띠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음식물을 제대로 분해하지 못하면 대변은 짙은 녹색을 띠게 된다. 철분이 대변과 함께 배설될 때도 대변이 녹색을 띤다. 대변이 묽고 녹색을 보이면 설사의 징후일 수도 있다.

우유를 많이 먹는 어린이의 대변은 연한 노란색을 나타낼 수 있다. 특히 생후 1, 2개월 이내의 신생아는 황달이 있으면서 연노랑 혹은 흰색에 가까운 변을 보게 된다. 간 질환이 있을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 대변에 기름방울 많다면 지방 변


대변이 물 위에 뜨고 기름방울이 많다면 담낭염이나 췌장염을 일으키는 지방변일 가능성이 높다. 눈으로 구별이 될 만큼 대변이 가늘어졌을 때에는 대장이나 직장 벽에 암 조직이 생겼다는 신호일 수 있다. 전문의를 찾아 진단을 받아야 한다.

설사는 대장에서 수분이 흡수되지 않았을 때 발생한다. 또는 수분과 전해질이 과도하게 분비되는 등 비정상적인 장운동에 따라 설사가 나타날 수도 있다. 설사가 계속 이어지면 대장염에 의한 설사를 의심해야 한다.

대장염에 의한 설사는 여름철에 흔히 발생한다. 대장염의 원인인 대장균은 물이나 음식물을 매개로 발생한다. 여름에는 식품의 신선도가 빨리 떨어지고 물을 많이 마시기 때문에 자주 발생한다. 따라서 여름이 지난 지금 설사가 자주 발생한다면 다른 원인을 찾기 위해 병원을 방문하는 게 좋다. 항문소양증(가려움증)은 과거에는 요충이 주원인이었으나 최근에는 크게 줄어들었다.

○ 건강한 식생활과 운동이 쾌변에 도움

대변은 하루 3번 이내로 1주일에 3번 이상을 봐야 한다. 대변을 볼 때 완전히 배변한 느낌이 들면 장은 건강한 것으로 봐도 좋다. 의외로 변이 너무 자주 나오는 것은 굳이 걱정할 필요가 없다.

변비는 문제가 될 수 있다. 변비는 식사량이 적고 불규칙한 식사를 할 때 나타난다. 이밖에도 대장운동이 떨어졌거나 변비가 생길 때 또는 직장항문의 배변 작용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못할 때도 나타난다. 이 경우 가까운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

어린이가 1주일에 2번 이하로 변을 보거나 변을 볼 때 출혈이나 통증 등을 동반할 때는 소아변비로 진단할 수 있다. 소아변비의 90% 이상은 배변을 참는 습관 때문에 생긴다. 특효약이 있는 게 아니라 바른 식습관을 길러주는 것과 적절한 배변훈련을 시키는 것이 근본적 치료법이다.

건강한 대변을 보려면 무엇보다도 식습관이 중요하다. 신선한 채소류와 적절한 물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음식은 꼭꼭 씹어서 먹는 것이 좋다. 달리기, 수영, 자전거 등의 운동은 장운동을 촉진시켜 규칙적이고 편한 배변습관을 도와준다. 좌욕도 도움이 된다. 반면 화장실에 오래 앉아 있는 것은 나쁜 습관이다. 반드시 고쳐야 한다.

(도움말=변정식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이풍렬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최연호 소아청소년과 교수)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