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급으로 한 발짝, 에이수스 젠북 프라임 UX31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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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14일 17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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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정도 시장에 자리잡은 업체라면 자사 제품에 독자의 브랜드를 도입하기 마련이다. 노트북의 예를 들자면 소니의 ‘바이오(VAIO)’, 레노버의 ‘씽크패드(Thinkpad)’ 등이 대표적이다. 노트북에 조금만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들 브랜드의 이름만 듣고도 해당 제품의 대략적인 특성을 짐작하곤 한다. 그만큼 이들 제품들이 확고한 정체성을 지녔기 때문이다.

대만 최대의 IT기업인 에이수스(ASUS) 역시 독자브랜드의 노트북을 키우고 있다. 최근 눈에 띄는 제품이라면 ‘젠북(ZENBOOK)’이다. 젠북 시리즈는 에이수스 고유의 울트라북 브랜드로, 울트라북 규격의 특징인 높은 휴대성을 추구하는 것 외에 세련된 디자인과 고급스런 부가기능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젠북에 ‘프라임(prime, 최고의)’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이번에 소개할 ‘젠북 프라임 UX31A’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자리잡기 시작한 젠북 시리즈의 정체성

대부분의 제품이 인텔의 CPU에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 운영체제를 탑재해 출시되는 노트북 시장에서 특정 제품이 독자적인 정체성을 갖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에이수스를 비롯한 노트북 업체들은 자그마한 ‘디테일’이라도 살려 이를 자사 제품의 정체성으로 자리잡게 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지금까지 나온 젠북 시리즈의 정체성이라면 역시 외형이 가장 눈에 띈다. 제법 세련된 분위기의 알루미늄 재질 본체, 그리고 상판 ASUS 로고 주변을 동심원 모양으로 돌고 있는 가는 실선 무늬가 그것이다.

젠북 프라임 UX31A 역시 이점은 충실히 계승하고 있다. 상판을 덮은 상태에서 18mm의 얇은 두께, 그리고 배터리를 포함해 1.4Kg의 가벼운 무게를 실현하고 있어서 휴대성 면에서도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얇은 두께 때문에 측면 포트의 구성 면에서는 손해 본 점도 있다. USB 포트가 2개뿐이라 다양한 장치를 연결하기에 다소 불편이 있으며, 유선랜 포트도 없다. 게다가 외부로 화면을 출력할 때 쓰는 VGA 및 HDMI 역시 일반 규격보다 작은 마이크로 규격이라 이 기능을 이용하려면 동봉된 젠더나 변환 케이블을 이용해야 한다(VGA 출력용 D-Sub 변환 케이블은 기본 제공). 물론 이는 휴대성을 강조한 울트라북의 한계라고 할 수도 있으며, 타사 제품들도 거의 비슷한 상황이긴 하다.

그래도 2개의 USB 포트 모두 기존 USB 2.0에 비해 최대 10배의 속도로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USB 3.0 규격이며, 노트북의 전원을 끈 상태에서도 외부기기(스마트폰 등)을 연결해 충전을 할 수 있는 기능을 지원해 활용성은 나름 높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유선랜 포트가 없는 대신 USB 포트에 꽂아 사용하는 유선랜 어댑터를 기본 제공해 불편함을 다소 줄인 점은 칭찬할 만 하다.

영상과 음향, 키보드 면에서도 평균 이상

또 한가지 눈에 띄는 점은 바로 화면이다. 휴대성을 강조한 13.3인치의 소형 화면인데도 1,920 x 1,080에 달하는 풀HD급 고해상도를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에이수스 제품 특유의 동영상 화질 보정 기능인 스플렌디드(Splendid) 기술을 기본 제공하기 때문에 영화를 감상하고자 할 때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젠북 시리즈는 화면뿐 아니라 음향 쪽에도 꾸준히 투자를 해왔다. 젠북 프라임 UX31A 역시 마찬가지로, 고급형 오디오 브랜드인 뱅앤올룹슨의 아이스파워(ICEpower) 사운드 시스템을 기본 탑재한 점이 눈에 띈다. 아이스파워 사운드 시스템은 작은 크기의 기기에서도 만족할만한 소리를 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실제로 젠북 프라임 UX31A을 이용해 음악을 감상해 보니 소형 노트북 치고는 제법 높은 출력의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다만, 웅장한 저음이나 날카로운 고음을 느끼기에는 소형 스피커의 한계가 있는지 다소 심심한 느낌이 없지 않았다.

키보드는 요즘 노트북에서 유행하는 아이솔레이트(분리형) 키를 갖추고 있어 보기에도 좋고 오타 확률도 낮은 편이다. 그리고 외국산 노트북인데도 한국인들이 자주 사용하는 오른쪽 시프트(shift)키가 커서 무리 없는 한글 타자가 가능하다. 그 외에 키보드 백라이트(후방조명)도 갖추고 있어서 어두운 곳에서 타자를 할 때 요긴하게 쓸 수 있다.

14 ~ 200일을 대기할 수 있는 배터리?

에이수스는 젠북 프라임 UX31A를 출시하면서 배터리 사용시간이 길다는 점을 크게 강조했다. 자사 고유의 전력사용 절감 기술인 ‘슈퍼 하이브리드 엔진 II’를 이용해 재충전 없이 성능모드에서 최장 2주(14일)의 대기 시간을 유지할 수 있으며, 배터리 절약 모드를 사용할 때는 최대 200일 가량을 버틸 수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를 과시하기 위해서인지 바탕화면 한 쪽에 현재의 대기 가능 시간을 표시하는 전용 위젯을 기본적으로 배치해두었다.

IT동아에 들어온 샘플 제품은 완전 충전 상태에서 성능모드 기준 21일 23시간 동안 대기할 수 있다고 위젯에 표시되는 것을 확인했다. 물론 이는 순수하게 다른 작업을 하지 않고 대기모드만으로 유지했을 때 기준의 시간이며, 실제로 이 정도를 버틸 수 있는지는 시간 관계상 측정해 보지 못했다. 제조사에서도 나름 자신이 있으니 이렇게 당당하게 강조했으려니 짐작해 볼 따름이다.

젠북 프라임 UX31A의 또 다른 특징이라면 빠른 부팅 및 복귀 속도다. 리뷰에 사용한 모델은 코어 i7-3517U CPU에 4GB 메모리, 그리고 256GB의 SSD(반도체 기반 저장장치)를 탑재하고 있는데, 전원버튼을 누르고 윈도 7의 부팅이 끝날 때까지 23초 정도가 걸렸으며, 대기모드에서 일반 모드로 복귀하는 데는 2초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다. 일반 HDD(하드디스크)보다 읽기 및 쓰기 속도가 빠른 SSD를 탑재한 덕을 본 것 같다. 메모리를 업그레이드 하면 한층 더 빠른 속도를 기대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제품 하단을 살펴보니 아쉽게도 사용자가 직접 부품 교체가 가능한 구조는 아니었다.

게임성능까지 원한다면 UX32VD 모델의 구매를 고려해야

젠북 프라임 UX31A 정도의 구성이라면 인터넷 서핑이나 문서작업, 동영상 감상 등의 일반적인 작업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 그렇다면 게임 성능은 어떨까?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는 ‘디아블로3’를 구동하며 게임 성능을 점검해 봤다. 디아블로3를 테스트 하면서 화면 해상도는 1280 x 720, 그래픽 옵션은 ‘높음’으로 맞췄으며, ‘대성당 지하 2층’에서 20분 정도 플레이하며 초당 평균 프레임을 측정해 봤다.

테스트 결과, 평소에는 20프레임 전후, 적들이 많이 나올 때는 12프레임 전후의 수준으로 구동되는 것을 확인했다. 플레이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는 아니지만 원활하다고도 할 수 없다. 만약 게임 성능까지 갖춘 젠북 프라임 시리즈를 원한다면 외장 그래픽 칩셋까지 더한 UX32VD 모델의 구매를 생각해 보도록 하자.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잡기 위한 노력 느껴져

에이수스의 젠북 프라임 UX31A는 최근 에이수스가 의욕적으로 밀고 있는 젠북 시리즈의 현 주소를 잘 보여주고 있는 모델이다. 하드웨어의 사양만 봐선 여타의 울트라북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디자인이나 휴대성, 소프트웨어 구성에 힘을 기울여 차별화를 하고자 하는 에이수스의 노력이 엿보인다.

아직 우리나라에서 에이수스는 미묘한 위치에 있다. 전문가나 매니아층에만 어필하던 ‘마이너리그’ 위치에서 일반인들에게도 높은 인지도를 가지는 ‘메이저리그’ 위치로 한창 올라가고 있는 도중에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가격대비 성능을 강조하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본격적으로 제 값을 받으려면 그에 걸 맞는 제품이 필요하다. 170만원(2012년 8월, 코어 i5 모델 기준)에 팔리고 있는 젠북 프라임 UX31A이 그 역할을 수행해 주길 에이수스 코리아의 관계자들은 크게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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